오늘의 5가지 이슈: 미국채 고통, 달러자금시장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노동시장이 금리 인상과 물가 급등 속에 조금씩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연준이 바라는 만큼 빠르게 식지 않아 정책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할 전망이다.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6만1000개 증가로 시장 예상치 19만3000개를 크게 웃돌았고, 이번주 나올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월비 0.6%로 이전치 0.4%에서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12월 FOMC에서 50bp 또는 75bp를 점치며 연준 최종금리를 내년 5.1% 정도로 보고 있다. 뉴욕증시는 금요일 4거래일에 걸친 매도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고, 달러지수(BBDXY)는 2020년 3월래 최대폭인 1.7% 급락했다. 중국이 리오프닝 기대를 일축함에 따라 중국 증시는 또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11월 8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우세해 하원은 물론 상원마저 과반을 확보할 경우 민주당 출신인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어젠다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 민주당이 내세웠던 법인세 인상과 환경 및 빅테크, 금융 규제에 제동이 걸리고, 주식시장에서는 공화당이 선호하는 에너지와 국방, 제약, 바이오테크 업종이 수혜가 예상된다. 한편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 5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의 전개와 함께 종료된 가운데 북한은 이날 오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4발을 쏘면서 또다시 반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추가고통

미국채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에 대한 모든 베팅이 빗나간 듯 보인다. 미국 10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자 2년물 금리가 현지시간 금요일 한때 4.8%에 근접하며 2007년래 고점을 경신했다. MUFG는 “연준이 현 경로를 벗어나려면 지표가 매우 나빠야 한다”며, 채권시장의 위험/보상과 스큐가 추가 약세를 가리킨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결국 경제가 무릎 꿇게 될 긴축 경로를 고집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이에 2년-10년 구간 스프레드가 최대 -62bp로 볼커 전 연준의장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추진했던 1980년대 초 이래 가장 깊은 역전을 기록했다. 일드커브가 역전되고 나면 대개 12개월에서 18개월 후에 경제가 하강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Ira Jersey는 시장이 연준의 최종금리를 5.5%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 2년-10년 금리 스프레드가 -100bp까지 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Medley Global Advisors의 Ben Emons는 연준이 금융여건을 계속 타이트하게 가져갈 경우 모든 구간의 채권 금리가 5%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BofA의 Michael Gapen은 최종금리를 5%-5.25%로 전망하면서도, 연준이 모두의 예상보다 더 높게 금리를 올리고 또 물가를 잡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최종금리 5% 위

연준 위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보고, 최종금리를 내년 5% 위까지도 생각하는 모습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우리가 결국 5%를 넘는 상황은 내게 완전히 가능한 일”이라며, “하지만 나에게 이는 계획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노력의 결과일 것”이라고 현지시간 금요일 CNBC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하며, 이를 위해 금리로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바킨은 강조했다. 또한 긴축 속도는 늦출 수 있지만 최종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파월 연준의장의 가이던스에 동의했다. 시장 역시 12월 50bp로의 속도 조절과 내년 5.1% 약간 위를 최종금리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고용이 “매우 견실하다”고 평가하고, “경제를 진정시키고 수급 균형을 찾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AP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그는 9월만해도 내년 3-4월에 최종금리를 4.9% 정도로 전망했는데 지금은 이보다 더 높게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얼마나 높게 갈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긴축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도 연준이 결국 9월 점도표 예상보다 “약간 더 높게”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는 금리가 얼마나 올라갈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자신의 견해는 9월보다 다 높아졌다고 밝혔다.

中 제로 코로나 고수

중국 보건 당국은 심각한 발병이 늘어남에 따라 현재의 ‘제로 코로나’ 기조를 “확고히” 준수할 방침이라고 밝혀 방역조치 완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 질병예방통제국의 후샹(Hu Xiang)은 토요일 브리핑에서 “이전의 관행은 우리의 예방 및 통제 계획과 일련의 전략적 조치가 완전히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 정책은 또한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금요일 광둥성과 내몽고, 푸젠성, 베이징 등을 중심으로 중국 신규 확진사례가 3500명 넘게 보고됐다.

최근 중국이 강력한 방역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었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잠재적 재개방에 관한 온라인 게시물이 돌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수년래 최고의 주간 랠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뉴스는 감염자가 나온 국제선 항공편을 일시 운항정지하는 이른바 ‘서킷 브레이커’ 규정을 철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이 독일 바이오엔텍 코로나19 백신을 중국내 외국인에게 제공할 예정이라는 올라프 숄츠 독일 수상의 발표도 리오프닝 기대감을 부추겼다.

달러 자금시장 우려

2년간 풍부한 유동성을 누리던 미국 달러 자금 조달 시장이 마침내 이번 연말은 다를 수 있다는 걱정을 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FRA/OIS 12월 스프레드가 치솟아 악화설이 돌았던 2018년과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도이치은행이 지적했다. “연말 자금조달을 위한 대차대조표에 여유가 있던 트레이더들이 이제 심각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직면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우려했다. “자금조달 시장은 지난 2년 간 상대적으로 조용해 지나치게 안이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이 완전히 깨어났다”고 경고했다.

지난 2년 동안 막대한 재정 및 통화 부양책 덕분에 대차대조표에 현금이 충분히 공급되면서 연말연시 자금조달은 걱정할 필요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연준이 보유자산을 축소하고 있다. 6월부터 양적긴축에 돌입하면서 준비금이 감소한 반면 은행 자산은 거의 그대로다. 그 결과 은행 대차대조표에서 준비금이 보다 위험한 증권과 대출로 대체되면서 위험 가중 자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은행이 자본에 제약을 받게 되면 RP시장 등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어 트레이더들은 연말 자금을 확보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치뤄야 한다.

빅테크의 추락에 퀀트 인기

지난주 연준의 매파적 정책 가이던스에 빅테크를 대변하는 소위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시가총액이 추가로 5680억 달러 증발해 이들의 총 가치가 2020년 중반 이래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빅테크 그늘에 가려졌던 소위 팩터투자가 부상하고 있다. 퀀트 투자의 일종으로 주식 밸류에이션과 퀄리티, 모멘텀, 변동성, 배당수익률 등 각종 수학적 요소로 주식을 해부하는데, 이 전략을 활용하는 시스템적 펀드매니저들이 계속해서 수익을 내고 있다. AQR Equity Market Neutral Fund는 올해 들어 21% 상승했고, Jupiter Merian Global Equity Absolute Return Fund는 거의 7% 올랐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