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증시 낙관론, 연준 시간 필요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강세장을 견인했던 엔비디아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킬지 주목되는 가운데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3% 가까이 뛰었다. 미국 증시가 작년 10월 말부터 12조 달러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하면서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수 차례에 걸쳐 신기록을 경신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거래일 연속 올라 장중 한때 4.45%를 넘어섰다. 트레이더들은 연내 약 40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첫 25bp 인하는 11월로 베팅 중이다.

자신의 은퇴 계획이 5년 후라고 오랫동안 농담해왔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은 현지시간 월요일 주주들에게 “시간표는 더 이상 5년이 아니다”라며, 승계 계획이 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틴 그룬버그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은 5월초 괴롭힘과 차별 등 FDIC내 유독한 근무 환경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보고서가 공개된 후 사임을 요구하는 정치적 압박에 결국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제퍼슨 연준부의장 ‘4월 인플레 지표 고무적’…바 ‘시간 더 필요’

필립 제퍼슨 연준부의장은 4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연준이 아직 안심을 하기엔 이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한 컨퍼런스 발언에서 연준의 기준금리가 제약적 영역에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빠르게 식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새로 들어오는 지표와 전망 전개, 리스크 요인의 균형 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하면서, 가능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미국 거시 경제와 노동시장이 대체로 견조하고 금융시장 역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 금리의 새로운 “안정적 상태”는 과거 10년에 비해 높을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1차례 인하가 적절할 것 같다는 자신의 견해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연준부의장은 1분기 “실망스런” 물가 지표를 언급하며, 연준의 제약적 정책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좀더 시간을 갖는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정책이 제약적이긴 하지만 금리 조정에 앞서 인플레이션의 경로에 대한 추가적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올해 3차례 인하를 예상했던 메스터는 1분기 인플레이션 수치를 감안할 때 3회 인하는 어려워 보인다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금리를 상향 조정해야 할 근거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간스탠리, 美증시 랠리에 결국 약세론 버려

대표적 월가 약세론자인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스트래티지스트가 결국 미국 주식에 대해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그는 S&P 500 지수의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4500포인트에서 5400포인트로 상향 조정하고, 견조한 주당순이익(EPS) 성장과 더불어 완만한 멀티플 압박을 내다봤다. 현지시간 일요일에 보낸 모간스탠리의 올 하반기 전망 관련 투자자노트에서 윌슨은 우량 경기 순환주와 우량 성장주에 투자하는 바벨 접근법을 추천하고, 필수소비재 및 유틸리티와 같은 특정 경기 방어주에 대한 장기 익스포저를 유지했다. 앞서 지난 금요일 도이체방크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올해말 S&P 500 지수 목표치를 5100에서 5500으로 높였다.

반면 몇 안 남은 비관론자 중 한 명인 JP모간의 Dubravko Lakos-Bujas는 S&P 500 지수의 2024년말 전망치를 4200포인트로 제시했고, 그의 동료인 Mislav Matejka는 경제지표가 약하게 나올 경우 미국 기업의 실적이 올 3분기와 4분기에 현재의 시장 컨센서스를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간 수석 시장 스트래티지스트인 Marko Kolanovic 역시 현재 주식은 좋은 투자가 아니며, 높은 밸류에이션과 타이트한 크레딧 스프레드, 낮은 변동성, 고금리 장기화, 높은 인플레 수치, 투자자 포지션닝 쏠림, 소비심리,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을 지적했다.

이란대통령 사망·사우디국왕 건강문제로 불거진 중동 후계구도 불안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88세 고령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폐렴 진단에 일본 방문을 취소하면서 중동지역에서 권력 승계 문제가 갑자기 불거졌다. 이에 따라 수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더해 지역내 불확실성은 물론 불안이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는 월요일 제한된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했고, 애널리스트들은 석유 정책이나 수출 등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과잉반응을 경계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던 라이시의 사고사로 모하마드 모크베르 부통령이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고, 헌법에 따라 50일 이내인 6월 28일 대선을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경쟁자였던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가 그 후계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서방세계나 이란의 개혁운동가들 입장에서 초강경파인 라이시의 사망으로 정치적 억압이 풀리거나 미국 및 그 동맹세력에 대한 반감이 사그러들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서방세계 정부 관료들은 이란의 권위주의적 정권이 현재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Fordham Global Foresight의 설립자인 Tina Fordham은 “이 모든 전개 상황은 누구도 이를 통제할 수 없고 중동 리스크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논의가 매우 유동적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 TV에서 진단했다. 전직 이스라엘 외교관인 Joshua Krasna는 이란 최고 지도자가 아직 권력을 잡고 있지만 라이시의 갑작스런 유고 소식은 가자지구의 지속적인 확전 위협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에게 특히 골치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위기를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정확히 누구와 상대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상황이 불투명해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로드벤트 BOE 부총재 ‘올 여름쯤 금리 인하 가능할 듯’

벤 브로드벤트 영란은행(BOE)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는 2차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대로 식는다면 올 여름 쯤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임금 상승세의 경직성과 기업들이 더 높은 인건비를 가격에 전가하는지 여부에 따라 BOE 정책위원회가 16년래 가장 높은 수준인 5.25%의 기준금리를 내릴지 결정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지난 13년간 BOE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온 브로드벤트는 조만간 은퇴를 앞두고 가진 마지막 연설에서 실질 임금이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잃어버린 기반을 빠르게 회복할수록 “정상”이 더 빨리 회복되고 이러한 2차 인플레이션 압력도 더 빨리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이르면 6월 20일 정책회의에서 첫 25bp 인하가 단행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오는 수요일 발표될 4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2.1%로 이전치 3.2%에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로드벤트는 지난 6개월간 경제가 “안심할 만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책위원들이 여전히 물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가 주식 거래 결제일 단축에 글로벌 금융기관들 초긴장

오는 주말 메모리얼데이로 3일간의 연휴가 끝난 뒤 미국 증권시장이 거래를 재개하는 28일부터 거래일 2영업일 후에 증권과 대금을 결제하는 T+2 시스템에서 T+1으로 결제주기가 하루 줄어든다. 밈(meme)주식 열풍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거래 체결 후 결제 완료까지 그 사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결제일을 1영업일 앞당겼다. 업계에선 이로 인해 거래 실패 건수의 급증, 전산 장애, 비용 증가 등 다양한 시장 균열 가능성을 우려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미국 증시에서 약 27조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세부 사항 확인, 오류 수정, 대출 증권 회수 등 거래 프로세스가 최소한 두 배는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글로벌 펀드들은 들어오고 나가는 현금이 사고 팔아야 하는 자산과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미스매치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일부 세계 주요 지수가 이달 말 전에 리밸런싱되거나 재구성을 발표함에 따라 모든 것이 즉각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게 될 전망이다.

씨티그룹의 Michele Pitts는 거래 실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모든 인력이 총동원될 예정”이라며, “처음 몇 주 동안은 결제 리스크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 내부 분석 모델에 따르면 자사 고객을 위해 처리하는 통화 거래의 약 4분의 1이 이번 제도 변경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Brown Brothers Harriman는 고객들과 ‘T+1 시뮬레이터’를 가동해 잠재적 이슈를 찾아내려 애쓰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 씨티그룹, HSBC홀딩스, UBS자산운용, Baillie Gifford 등 많은 금융기관들이 T+1 전환에 대비해 인력 재배치, 교대 근무 재편, 새로운 시스템 구축 등을 시도 중이다. 골드만삭스의 Amy Hong은 이번 달 블룸버그 셀사이드 리더스 포럼에서 “심지어 기술 자체와 실제 결제 방식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크다”며, “자금 조달과 관련하여 몇 가지 미스매치가 예상되고 해결해야 할 일부 외환 관련 문제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