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유가 120달러? 긴축발작 2.0

(블룸버그) — 연준이 이번주 FOMC에서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채 시장의 긴축발작 2.0은 2013년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번 채권시장의 격변은 글로벌한 현상으로, 호주와 캐나다, 영국 등의 중앙은행들이 최근 매파적으로 돌아서며 2년물 금리를 끌어올리면서 미국채 플래트닝을 부추겨 연준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Renaissance Macro Research는 연준이 패닉에 빠져 다른 나라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파월은 테이퍼링 속도를 상황에 따라 조절하겠다고 강조함으로써 채권시장의 발작을 진정시킬 수 있다.

뉴욕증시는 부진한 제조업 지표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기업실적에 힘입어 신고점을 다시 썼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6000선을 장중 터치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인도가 2070년까지 탄소배출 순제로 목표를 깜짝 발표했다. 한편 한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3.2%로 예상치 3.3%를 소폭 하회했지만, 2012년 1월래 최고치를 경신해 한국은행 금통위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유가 120달러?

OPEC+가 산유량을 더 빨리 늘려달라는 여러 나라의 압박을 무시하고 기존의 점진적 증산 일정을 고수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일며 국제유가(WTI)가 한때 1% 넘게 올랐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부적절한 에너지 위기 대응을 비판했지만, 산유국이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UBS Group은 미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OPEC+가 “신중한 접근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며, 시장이 당분간 타이트한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말 중국은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디젤과 가솔린의 국가 비축량을 방출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물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는 목요일 회의에서 OPEC+는 월간 증산 규모를 하루 40만 배럴로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수요가 지난달 하루 250만 배럴 가량 공급을 초과했다고 분석하고,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BofA는 브렌트유가 2022년 6월 말까지 배럴당 12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옐런 구두개입…JP모간 ‘미국채 2년 매수’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채권시장에서 제기된 성장 둔화 우려를 일축하고, 미국 경제가 견조한 회복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JP모간은 시장이 2022년 말까지 두차례 이상 연준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미국채 2년물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반면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비해 장기물 금리가 너무 낮아 10년물은 매도를 추천하고, 20년-30년 구간의 역전에 대해서는 펀더멘털보다 기술적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소시에테제네랄은 인플레이션 헤드라인과 모멘텀이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단기물에 대해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다만 일드커브가 비관적 성장 전망을 가격에 반영해 지나치게 플랫하다고 평가했다. TD는 시장이 이미 공격적으로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한 상태라 추가적 베팅은 더이상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성장 모멘텀 둔화에도 견조한 인플레이션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5s10s 및 5s30s 구간에서 플래트닝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BOE 시험대

영란은행(BOE)이 이번주 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에서 신뢰의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은 11월 4일 기준금리가 15bp 인상될 것으로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다. 한편 블룸버그 설문 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51%가 동결을, 49%가 인상을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도 2% 목표를 두배 이상 상회할 수 있다는 판단 속에 BOE가 금리를 올릴 경우 팬데믹 발발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으로서는 첫 긴축 결정이 된다. BOE 출신의 Equiti Capital 수석 매크로 이코노미스트 Stuart Cole은 BOE가 사실상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낸 후 움직이지 않는다면 통화당국의 신뢰성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며, BOE가 시장의 긴축 기대를 암묵적으로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베일리 BOE 총재의 매파적 구두개입으로 금융시장이 금리 인상을 거의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지만, 그보다는 11월에 동결하고 12월 인상을 시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RBA 결단

호주중앙은행(RBA)이 오늘 정책회의에서 0.1%로 정했던 3년만기 국채금리 목표를 철회할지 주목된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2015년래 처음으로 RBA의 물가 목표 범위 2%-3%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나자 호주 국채 금리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2024년 4월 만기 채권 금리의 경우 RBA의 목표치인 0.1%를 넘어 0.8% 부근까지 뛰어올랐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RBA가 결국 일드커브 컨트롤 정책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MP Capital Investors의 Diana Mousina는 방어에 나서지 않는 목표란 의미가 없다며, RBA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달러-미달러 환율은 200일 이평선 돌파시 숏스퀴즈가 나타나 7월 6일 고점인 0.7599를 시도할 수도 있다.

바이든 플랜 제동

조 맨친 상원의원은 현지시간 월요일 의회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타협안으로 제시했던 1.75조 달러의 조세·지출 패키지를 검토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속한 의회 통과를 원하는 민주당 지도부에 제동을 건 셈이다. 그는 자신이 해당 패키지를 지지하는지, 또 지난 주말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바이든 플랜의 실제 비용을 파악하기 위해 완벽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정부 지출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정부 부채가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는 미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으로 인플레이션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