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유가 100불? 美고용 서프라이즈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의 금리 인하를 촉발할 만한 균열 조짐을 거의 찾기 어려울 정도로 미국 고용시장이 지난달 활발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금요일 9bp 점프해 4.4%로 작년 11월래 고점을 넘어섰다. 공급 충격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압박할 경우 4.5%도 가능해 보인다. 이번주 발표될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3.4%로 2월 3.2%보다 높아지고, 근원 CPI 상승률은 3.7%로 미미한 둔화가 예상된다. 트레이더들은 연준 인하 베팅을 낮춰 6월 인하 가능성을 52%로 보았고, 7월도 100%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연내 인하 기대는 67bp에 불과해 연준이 지난 3월 점도표에서 제시했던 75bp 전망마저 의심하고 있다. 뉴욕증시의 경우 투자자들이 경기 낙관론에 보다 주목하면서 S&P 500 지수가 1.1% 올라 전일 하락분을 거의 되돌렸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지난 주말 중국을 방문해 허리펑 부총리 및 리창 총리와 연달아 회담을 갖고, 중국의 과잉 생산과 불공정 무역 관행 등을 제기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울 경우 “중대한 결과”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중국측은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며, 오히려 미국에게 공정 경쟁과 공개적 협력 등 시장 경제 원칙을 지키고 경제와 무역 이슈를 정치화, 안보화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다만 양측은 “국내 및 세계 경제의 균형적 성장”을 위해 집중적 대화를 갖기로 합의했다. 옐런은 월요일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를 만난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공급 충격에 유가 100달러로 오를 확률 높아져

지난주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90달러 위로 끌어올린 직접적 트리거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 긴장이었지만, 그 기저에는 글로벌 공급 충격이 깔려 있어 자칫 인플레이션 부활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킬 수 있다. 최근 멕시코가 원유 수출을 줄이기로 하면서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인 미국의 정유업체들이 국내 원유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의 제재로 러시아 원유 수출에 차질이 생기고 베네수엘라가 다음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원유 운송마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OPEC+는 감산 기조를 고수했다.

그 결과 트레이더들이 놀랄 정도로 엄청난 공급 중단이 초래됐다. 수요가 늘어나는 미국 여름 휴가 시즌마저 다가오면서 브렌트유가 거의 2년만에 처음으로 100달러를 시도할 위험이 높아졌고,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금리 인하를 준비하는 중앙은행들의 계산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 Energy Aspects의 설립자인 Amrita Sen은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현재 공급이 유가를 자극하고 있다며, “공급 약세를 보이는 곳이 꽤 많은 반면 전 세계적으로 수요는 대체로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Rapidan Energy Group의 설립자이자 전 백악관 자문인 Bob McNally는 “탄탄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한 시장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진정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좀더 가격에 반영할 경우 유가 100달러는 전적으로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미국 3월 고용 서프라이즈…비농업부문 30만 명 증가

미국의 3월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나와 견조한 노동시장이 경제에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금요일 발표된 미 노동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부문 고용은 작년 5월래 최대폭인 30만3000명 증가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 21만4000명 증가를 예상했으며, 최고 전망치는 29만명이었다. 의료와 건설, 레저 및 숙박 분야가 3월 일자리 증가를 주도했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늘어난 가운데 실업률은 2월 3.9%에서 3.8%로 하락했고,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비 0.3% 상승했다.

BMO Capital Markets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Sal Guatieri는 “미국 노동시장이 둔화되기는 커녕 오히려 강해지고 있는 듯 보인다”며, “이는 연준의 정책 완화를 지연시킬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 시장 강세는 미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소비자들에게 높은 물가와 차입 비용에도 불구하고 계속 지출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해 왔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 1년에 걸친 일자리 증가 둔화세를 금리 인하의 전조로 지적했지만, 이번 고용보고서는 고용 둔화의 정도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우려가 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 4.5% 주목

Academy Securities의 거시 전략 책임자인 Peter Tchir는 이번 고용 보고서가 “확실히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해야 할 유인을 주지 못했다”며, “미국채 금리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견조한 지표와 유가 상승으로 10년물 금리가 4.5%-4.6%를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연준이 정말로 지표 의존적이라면 금리 인하를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다음 기술적 수준으로 4.5%를 제시했다. Janney Montgomery Scott의 Guy LeBas는 이번 지표가 연준 금리 인하의 시점을 늦추고 경기침체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에 다소 약세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Randy Kroszner 전 연준이사는 경제활동 참가율이 다소 오른 점에 주목했다. 이는 일부 임금 상승 우려를 상쇄시켜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 소식이라며, 덕분에 비농업부문 고용 수치가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의 충격이 덜했다고 진단했다.

로건 연은총재과 보우먼 연준이사, ‘인하 고려하기엔 너무 이르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총재는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와 연준의 제약적 정책에도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를 감안할 때 아직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듀크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정체됨에 따라 2% 물가안정 목표로 “시기적절하게” 둔화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리스크에 비춰봤을 때 금리 인하를 생각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본다”며, “우리가 어떤 경제 경로를 밟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좀더 해소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의 하락이 멈출 경우 적절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경제와 금융 측면에서 장기 중립금리가 예전에 비해 높아졌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쌓여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셸 보우먼 연준이사 역시 “정책 금리를 내리기에 적절한 시점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에 있어 여러 상방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에 부합한 연방기금금리의 수준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꽤 있다며, 그럴 경우 통화정책 스탠스를 중립적 수준으로 돌리기 위해 “보다 적은 횟수의 금리 인하”가 적절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서머스 ‘뜨거운 고용, 중립금리 더 높다’…엘에리언, 올 2번인하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3월 미국 고용보고서가 “뜨거웠다”며, 이는 미국 경제가 다시 가속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또한 중립금리가 연준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현재 연준의 금리 환경을 감안할 때 “약간의 제약”만 존재할 뿐이라며, 6월 금리 인하 시도는 부적절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점도표가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현 수준을 고수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면서, 다음 움직임이 인하일 가능성이 더 높긴 하지만 여전히 인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립금리란 이론적으로 성장을 자극하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기준금리 수준으로, 지난 달 연준 위원들은 이를 약 2.6%로 추정했다. 서머스는 중립금리가 4% 이상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재차 강조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퀸즈칼리지 총장은 견조한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올해 2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인하 시점이 월가 일부에서 기대했던 것만큼 빠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연준이 지나간 경제지표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앞을 내다보고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