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유가급등, 연준 인플레 주목

(블룸버그) — 국제유가가 상승을 재개해 WTI가 한때 3.8% 급등하며 배럴당 68달러선을 넘어 2018년 10월 이후 고점을 경신했다. 브렌트유는 2019년래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OPEC+가 당초 일정대로 7월 증산을 확인했지만 글로벌 석유 시장이 타이트해질 것으로 전망한데다 이란 핵합의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이란의 원유 수출 제재가 곧 해제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식었기 때문이다.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글로벌 석유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수 있어 OPEC+가 추가 증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증시는 장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소폭 약세로 마감했다.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5월 61.2로 개선되었으나 고용은 50.9로 예상치와 이전치에 크게 못미쳤다. 한편 연준이 현재 0%~0.25% 범위 내에서 유지를 목표로 하는 실효연방기금금리(EFFR)가 5월 28일 0.05%로 하락해 제로 수준에 근접하면서 연준이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손 봐야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여름쯤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면서 터키 리라는 달러 대비 신저점으로 밀렸다. 한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2.6%로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레이너드 연준이사 ‘인플레 주목’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미국 경제가 팬데믹 이후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아직도 수백만명이 실업 상태로 남아 있어 통화정책이 양면적 리스크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뉴욕경제클럽 연설문에서 “양쪽의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반갑지 않은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는지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단기적 전망의 경우 인플레이션 수준이 다소 높아졌지만 리오프닝이 지나고 나면 낮고 안정적인 기저 추세로 되돌아갈 것이란 생각은 대체로 변함이 없다며, 현재의 수급 불균형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용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와 거리가 멀다며,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일자리가 800만개 이상 적다고 설명했다. 팬데믹이 발발하지 않았을 경우 가능했을 경제성장을 감안할 때 일자리는 1000만개 이상 모자란 셈이라고 주장했다.

불러드 연은총재 ‘노동시장 타이트’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미국 노동시장이 상당히 타이트하다는 판단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연준이 실업-구인 비율 등 노동시장의 타이트한 정도를 보여주는 다른 지표도 봐야 한다며, 연준은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데 근접했다고 전했다. 또한 연준의 평균 2% 목표를 초과하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2022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금리 인상과 관련해 연준은 신중하게 움직여야 하며, 일단 자산 매입을 정리한 후에 초저금리를 정상화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오래 머물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OPEC+ 증산

OPEC+는 7월까지 예정대로 증산을 하기로 합의했으나 향후 액션에 대해서는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수요가 분명한 개선 신호를 보였다”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추가 공급 증가가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그 때 가봐야 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처럼 조심스런 태도는 에너지 시장이 급속도로 타이트해 질 경우 뒤늦게 대처할 위험이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OPEC+는 현재 인플레이션 위협이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주말 평균 소매 휘발유 가격이 갤론당 3달러를 넘어 6년래 고점으로 올라섰고, 이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Enverus의 Bill Farren-Price는 OPEC+가 똑똑하다면 유가가 70달러대에 진입함에 따라 수요가 부진해질 리스크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유로존 5월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전년비 2%로 201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규제가 풀리고 수요 반등으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제조업체들은 타이트한 시장을 기회로 소비자들에게 비용 상승을 전가하는 모습이다. 독일과 스페인, 이탈리아 역시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다. 주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이같은 변동성을 제외한 유로존 근원 인플레이션은 0.9%로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유럽은 코로나19 감염율이 하락함에 따라 가게와 식당, 문화시설이 다시 문을 열고 여행도 점진적으로 재개되는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통화정책 정상화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인플레이션이 ECB의 중기적 목표 수준에 도달했지만 최근의 물가 상승은 에너지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CB는 6월 10일 경제전망을 업데이트한다.

중국 환율 안정 의지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환율 안정을 위해 과거의 정책 카드를 다시 꺼내드는 모습이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월요일 외화예금 지준율을 십여년만에 처음으로 인상하자, 트레이더들은 화요일 위안화 강세 베팅에 주춤했다. 역내위안화는 일일 고시환율 대비 7주래 최대 할인된 수준에 거래되었고 역외위안화와의 격차를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작년 저점에 비해 달러 대비 12% 가량 절상된 상태다. PBOC가 위안화 절상 속도를 더욱 조절하고 싶다면 4가지 정책 수단이 가능해 보인다. 먼저 외화예금 지준율을 재차 올릴 수 있다. 6월 15일부터 7%로 인상되지만 이는 위안화 예금 지준율 12.5%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외화예금 지준율을 높일 경우 역내 달러 유동성이 타이트해져 외화 대출이 둔화되고 달러와 위안화간 금리 격차가 축소되는 효과가 있다. 파생상품으로 위안화 절상에 베팅하는 비용을 높이거나 해외 투자 쿼터를 더 늘려 자본 유출을 촉진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중국이 위안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더욱 관리하고 싶다면 자본유출 규제 완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일 기준환율 약세 고시의 경우 환율 자유화라는 목표에 상반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고시환율은 직접 개입으로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