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WTI $90, ECB인상·中지준율↓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 강세에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린다 하더라도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뉴욕증시는 상승해 S&P 500가 4500포인트 위로 올라섰다. 연준은 다음주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Bruce Kasman은 “연준이 임무를 다 끝냈다는 신호를 보낼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위원들의 금리 경로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는 연내 추가 한차례 인상을 시사할 것으로 보여 11월이나 12월 회의에서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란 판단이다.

일본 소프트뱅크 자회사로 올해 최대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암(ARM)이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5% 급등했다. 한편 미 공화당 의원들은 중국 화웨이가 최신 반도체 기술을 적용한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하자 화웨이와 파운드리 SMIC에 대해 전면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했다. 중국 당국은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자동차 보조금 조사에 대해 “노골적인 보호주의”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유가 랠리

미국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작년 11월 이래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기록적인 글로벌 소비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을 연장하면서 주요 기관들은 향후 몇개월 동안 시장이 더욱 타이트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WTI는 장중 한때 2.5% 급등한 90.76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는 94달러를 상향 돌파했다. 국제유가는 6월말 이후 30% 넘게 급등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이 “상당한 공급 부족”을 야기하고 가격 변동성을 더욱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OPEC은 올 4분기에 하루 300만 배럴 넘게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Ben Cahill은 “4분기로 가면서 시장이 훨씬 타이트해 보인다”며, “OPEC+의 공급 감소가 영향을 주기 시작해 우리는 상당한 공급 부족을 향하고 있는 듯 하다. 이는 가격 강세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美소매판매 증가·PPI 상승 

미국의 8월 소매 판매와 생산자물가 모두 연료비 상승으로 인해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다. 현지시간 목요일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지난달 0.6% 증가해 시장 예상치 0.1%을 훌쩍 뛰어넘었다. 다만 이전 2개월치는 하향 조정됐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최종수요 기준 전월비 0.7%로 작년 6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20% 급등한 영향이 주효했다.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 인플레이션은 보다 우호적이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더불어 이번 보고서는 기저 물가 압력이 다소 높아져 미국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회복 탄력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팬데믹발 공급망 차질이 정상화되고 다른 여러 나라에서 경제가 둔화됨에 따라 생산자 물가 차원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대체로 최악을 넘겼지만 최근 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일부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이 후퇴될 위험이 있다. 한편 9월 9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22만 명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Michael Pearce는 “소비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예상보다 훨씬 잘 버텨왔지만 이제 둔화의 근거가 쌓이고 있다”며, “휘발유 가격의 반등은 실질 임금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ECB 마지막 금리 인상?

유럽중앙은행(ECB)이 점점 더 취약해지는 유로존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진압하기 위해 10번째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작년 긴축행진을 시작한 이래 가장 힘들었을 이번 정책 결정에서 ECB 위원들은 단기수신금리를 사상 최고치인 4%로 25bp 끌어올렸다. 4%는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최종 금리로 여기는 수준으로, 트레이더들은 유로존의 우려스러운 성장 전망을 감안할 때 이제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을 20% 미만으로 보고 있다. ECB의 긴축 주기가 이제 끝났을 수도 있다는 베팅에 유로는 달러 대비 한때 0.9% 후퇴했고, 분트채 10년물 금리는 9bp 가량 하락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ECB 금리가 최종 수준에 도달했는지 아직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늘 결정으로 우리는 현재 평가상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시의적절하게 되돌리는데 충분한 기여를 했다”며, “관심은 아마도 기간으로 좀더 옮겨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인상 결정이 “확실한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고 말해, 일부 위원들은 동결을 선호했음을 인정했다. ECB는 2025년까지 매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고, 인플레이션은 내년 평균 3.2%, 2025년 2.1%로 예상했다.

중국, 올들어 두번째 지준율 인하

중국인민은행(PBOC)이 중국 경제의 취약한 회복세를 강화하고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들어 두번째 지준율(RRR) 인하를 단행했다. PBOC는 목요일 성명에서 대부분의 은행에 대해 금요일부터 지준율을 25bp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가중 평균 RRR은 7.4% 정도가 된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 규제 해제 후 급반등이 기대됐으나 2분기부터 모멘텀을 잃기 시작해 7월엔 소비 부진과 투자 감소, 실업률 상승을 보이며 둔화 우려를 촉발했다. 최근 일련의 정부 대책 속에 인플레이션과 수출 등 몇몇 지표가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지만 관건은 이같은 추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여부에 있다. PBOC는 “경제가 계속 회복되고 있으며 내부 동인도 계속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르면 금요일 1년 정책금리도 10bp 인하될 것으로 점쳤다.

레이 달리오 ‘현금이 좋다’

세계적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레이 달리오는 채권을 보유하고 싶지 않다며 현재로선 현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려 애쓰면서 투자자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목요일 싱가폴르 밀켄연구소 아시아서밋에 참석한 그는 부채가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 이자 지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상황이 복잡해지고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는 현재 그같은 가속화의 터닝포인트에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