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불붙은 유가, EM채권 낙관론

리비아 내전 우려가 증폭되고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불어 달러마저 약세로 돌아서면서 국제유가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 WTI는 2% 넘게 올라 배럴당 65달러에 근접하며 5개월래 고점을 경신했고, 브렌트유 역시 70달러 위에 안착했다. 유가 급등은 미국의 증산을 부추길 수 있어 사우디를 비롯한 OPEC+의 감산 연장 계산이 복잡해질 수 있다.
투자자들이 기업 어닝시즌을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 결과를 기다리면서 숨을 고르는 가운데 하락 출발한 뉴욕 증시는 반등을 시도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GE는 JP모간 투자의견 하향에 주가가 장중 8% 넘게 급락했고, 보잉은 737 맥스 항공기 사고 여파가 지속되며 5% 이상 하락했다. 애플이 9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 나스닥 100 지수는 0.3% 가량 올랐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방선거 재개표를 요구하고 이스탄불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이를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터키 리라가 1% 이상 급락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느긋한 파운드 트레이더들…EU 타협안 마련

영국이 공식적으로 유럽연합(EU)을 며칠 후면 떠날 예정이지만, 파운드 트레이더들은 느긋한 모습이다. 파운드가 약 0.2% 오르고 단기 파운드 변동성이 2주래 저점에 머무는 등 4월 12일 브렉시트 시한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시장에선 패닉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투자자들은 영국이 결국 시한을 연장해 브렉시트를 위한 타협안 도출을 위한 시간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EU 내부에서 브렉시트 시한을 4월 12일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에 매우 회의적인 프랑스 측과 1년 연장을 선호하는 다른 유럽 정부들 사이에 타협안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주요국 정상들이 수요일 전체 정상회담 직전에 만나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메이가 제안한 양보안에 야당이 요구한 관세동맹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고, 코빈 노동당 대표는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ECB, 마이너스 금리 정책 대응 아직 공식 논의 없어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지만, 4월 ECB 정책회의를 이틀 남겨둔 가운데 실제 내부 움직임은 제한적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종종 공식 정책 제안의 토대를 제공하는 ECB 위원회가 드라기 발언 이후 해당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일부 관료들은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의 혜택이 단점보다 크기 때문에 해당 정책을 재설계해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의 영향은 정책위원회 논의에서 오랫동안 주제로 다루워졌지만, 드라기의 최근 발언에 여러 정책위원들이 놀랐고, 조만간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은 자칫 금리가 현재 제시한 것보다 더 오래 낮게 유지되거나 심지어 인하될 수도 있다는 신호를 줄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모간스탠리, EM 채권에 낙관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신흥국 채권 정리 소식에 투자자들이 화들짝 놀랐지만, 모간스탠리는 EM 채권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유로존 안정화 신호와 함께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가 늘면서 EM 역내통화표시 자산에 대해 확신이 더욱 강해졌다고 밝혔다. 소매판매가 예상을 상회하고 PMI가 개선되는 등 긍정적 지표를 지적하며, “미국외 지역의 성장세 반등은 우리의 달러 약세 전망에 핵심”이라면서, 글로벌 성장 회복 전망은 채권 금리 하락이 이제 끝났음을 시사하지만 EM 채권의 경우 환율이 보다 우호적으로 움직이면서 여전히 밸류가 좋다고 평가했다. ZAR (CDS로 헤지), RUB, IDR, ARS에 강세 의견과 더불어 MYR, CNY, CLP, PLN도 선호한다고 밝혔다.

JP모간 ‘금리 스프레드 10년-2년 봐라’

JP모간은 주식 투자자들이 엉뚱한 일드커브를 보며 우려하고 있다며, 최근 주식 트레이더들을 불안하게 만든 미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간 금리 스프레드 대신 10년물과 2년물 스프레드를 보라고 권고했다. 후자의 경우 역전까지 아직 약 18bp 남아 있고, 이는 향후 12개월간 S&P 500 지수의 12% 상승에 부합한다며, 일반적으로 역전 시그널과 시장 피크/실제 경기침체 사이에는 긴 시간차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JP모간은 일드커브가 플래트닝을 멈추고 올 하반기에 스티프닝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드커브 역전이 과거엔 주식에 악재였지만, 지금은 통화 여건이 소프트해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우디 아람코 달러채 발행 대흥행

100억~150억 달러 정도로 예상되는 사우디 아람코의 달러채 발행에 지금까지 수요가 750억 달러나 몰리며 대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국영기업으로서는 드물게 발행금리가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에 준하거나 그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아람코는 만기를 3년에서 30년까지 6개 트렌치로 제시했으며, 10년물의 경우 미국채 동일만기 금리에 1.25%p를 더한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 발행 채권의 경우 가산금리가 1.27%p 정도다. 수요가 강한 채권 발행의 경우 대개 딜이 진행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하락하기 때문에 더 낮은 금리가 가능할 수도 있다. 아람코는 사우디 국영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달러채 발행에 나서며 올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아람코는 조달 자금 중 일부를 690억 달러의 Sabic 지분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최종 발행 규모와 조건은 런던시간 화요일 오후로 예상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