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트럼프 트레이드에 유가 급등

 

(블룸버그) — 트럼프 트레이드가 이번엔 원자재 상품 시장에서 펼쳐지는 듯 하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여파에 국제유가가 3%나 급등해 71달러를 훌쩍 뛰어 넘어섰다. 이에 에너지 업종을 중심으로 미 증시 주요지수도 1% 가량 상승했다. 캐나다달러 등 원자재 상품통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엔화는 달러 대비 약 0.6% 약세를 기록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2주 만에 다시 3%를 상회했다.
한편, 뉴질랜드는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대로 1.75%에 동결했다. 필리핀 중앙은행 역시 오늘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3.25%로 25bp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동결이 예상된다. 오늘 밤에는 미국 CPI와 영란은행 통화정책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트레이드, 이번엔 유가…WTI 70불 위 안착

트럼프의 이란 핵 협정 탈퇴 결정에 예상치 못한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까지 겹치며 WTI 최근월물이 71달러를 훌쩍 뛰어넘어 2014년래 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유가 급등에 에너지 업종을 중심으로 미 증시는 물론 캐나다 증시도 랠리를 펼쳤다. 또한 캐나다달러, 스웨덴 크로나, 노르웨이 크로네 등 원유 관련 통화도 달러 대비 장중 1% 가량 강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올 여름 자사의 전망치인 배럴당 82.5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주가지수(MSCI World Index)의 경우 200일 이평선 지지선 위에서 겨우 버티고 있는 반면 블룸버그 상품지수(BCOM)는 200일 이평선을 크게 상회한 상태다.
한편, 신중한 진단도 나오고 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애널리스트 Guo Chaohui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180일간의 유예기간을 등을 고려할 때 브렌트유는 계속해서 배럴당 75-80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Rapidan Energy Group은 제재조치가 발표되기 전에 이란과 미국이 새로운 합의에 이를 확률이 70% 정도로, 그동안 이란의 공급 차질은 하루 10만~20만 배럴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백악관은 이르면 다음주 추가 이란 제재조치를 내놓겠다고 위협했다. 러시아는 세계의 안정을 위해 트럼프-푸틴 간의 정상회담을 촉구했다.

미국채 다시 3%로…신흥국 채권 팔 때 아니다

25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미국채 입찰을 소화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3% 대로 올라섰다. 트레이더들은 한국시간으로 오늘 밤 발표될 미국 4월 CPI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 따르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전년동월대비 2.5%, 근원 인플레이션은 2.2%로 전기치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간자산운용은 최근 신흥국 자금 유출이 2013년 긴축발작(taper tantrum) 때보다 더 악화되고 있지만 달러 강세나 미국 금리 상승이 신흥시장 채권을 팔아야할 이유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2004년과 2006년 당시 연준이 기준금리를 약 4%p 올렸지만 신흥국의 역내 채권 및 달러채권은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금리 정상화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짐에 따라 더 많은 밸류가 창출될 수 있고 신흥국 펀더멘털 역시 나쁘지 않아 매력적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美 인질 석방…북미 정상회담 본격 시동

북한이 최대 2년간 억류 중이었던 3명의 미국인 인질을 전격 석방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본격 시동이 걸렸다. 김정은 북한 위원장은 9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고, 한반도 정세 및 북미 정상회담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만족한 결과”를 이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긍정적 정세 발전을 추동하고 훌륭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훌륭한 첫걸음을 떼는 역사적 만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북미 양측이 최대 쟁점이었던 ‘비핵화 로드맵’을 놓고 큰 틀의 밑그림을 그려내 불확실성이 상당히 걷힌 듯 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회담 시기 및 장소를 조만간 발표하겠다며, 판문점은 아니라고 밝혔다. 폼페이오는 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일정이지만 논의가 길어질 경우 이틀로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에게 북미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CNN은 보도했다.

파운드의 운명…카니 총재의 선택

영란은행(BOE)은 한국시간으로 오늘 밤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때 인상이 기정사실화되기도 했지만, 최근 경제지표 악화에 시장에선 전망을 바꿔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만약 카니 BOE 총재가 매파적 메시지를 전달할 경우 파운드는 지난 달 침체에서 회복될 수 있다고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말한다. 단기자금시장은 이제 금리인상 시점을 12월로 반영하고 있다. 10년물 길트 금리는 2월 고점 1.69%에서 20bp 넘게 빠졌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4월 1.43달러 연고점에서 5% 이상 하락했다.

이탈리아 파퓰리즘 연정 임박…최악의 시나리오?

이탈리아 정치 불안이 다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4일 총선 이후 연정 시도가 모두 불발하면서 7월 재총선 실시에 무게가 실렸으나, 전진이탈리아(FI)당을 이끄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막판에 반제도권을 대표하는 오성운동 및 유로존에 회의적인 동맹당의 연정에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금융시장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우려했던 포퓰리즘 정부의 탄생이 임박한 모습이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틀 연속 올라 1.88%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포퓰리즘 정부가 막대한 지출로 국가 재정에 위협을 가하고 유럽연합 관련 조약 개정에 나설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IG Markets 애널리스트는 “약간의 부정적인 시장 반응이 내일 예상된다”며 “이들의 연정은 반체제적 성격 때문에 선거 전부터 시장에서 가장 두려워했던 조합이었다. 그동안 시장 영향이 제한되었던 것은 유로화와 유럽에 대한 공격 수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향은 보다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