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위안화 속도조절, 블루웨이브

추가 재정 부양 기대 속에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3거래일 연속 올랐다. S&P 500 지수는 주간 기준 3.8% 급등하며 7월래 최고의 랠리를 펼쳤다. 11월 3일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 등 각종 악재에 직면하자 이제는 민주당측 제안보다 더 큰 규모의 부양책을 원한다고 말하면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는 분위기다. 시장은 민주당이 백악관은 물론 미 의회마저 장악하는데 성공해 대규모 부양책을 집행할 것이란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 자일링스는 AMD가 인수를 위해 협상 중이라는 소식에 14% 넘게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이상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위험은 없다고 백악관 주치의가 밝히면서 남은 선거유세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한국은 12일부터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된다. 청와대는 11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선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전쟁억제력 강화’를 언급하자 “상호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사항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오늘 오전에는 기획재정부의 2.5조원 규모 국고채 5년물 입찰이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블루웨이브’ 위안화 랠리

달러-역내위안화 환율이 중국 국경절 연휴 이후 첫 거래인 금요일 1.6% 가량 빠져 13년여래 최대폭 하락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기준환율을 달러당 6.7796위안으로 고시하자 시장에서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강세를 허용한다는 신호로 해석하면서 달러-역내위안화 환율이 2019년 4월래 최저 수준인 6.6932위안으로 밀렸다. 골드만은 11월 미국 선거가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인 ‘블루웨이브(blue wave)’로 결론날 경우 6.5위안선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자산이 민주당 대선 여론 지지율 상승과 동조화된 모습을 보이고, 재정완화와 무역긴장 해소 차원에서 신흥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자 PBOC는 일부 선물환 계약 거래에 대해 부과했던 20%의 증거금 제도를 12일부터 철폐해 사실상 위안화 매도 비용을 낮추기로 했다. PBOC는 10일 성명서에서 환율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시장 기대를 안정화시키며 위안화를 합리적인 균형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ANZ는 중국 당국이 얼마나 속도 조절에 나설지 지켜봐야 한다며 12일 PBOC의 기준환율 고시 결과가 보다 강력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부양책 혼선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입장을 바꿔 지금까지 민주당에서 제안한 것보다 더 큰 규모의 부양책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제시한 것보다 더 큰 규모의 부양책 패키지를 보고 싶다”고 Rush Limbaugh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말했다. 곧이어 Alyssa Farah 백악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2조 달러보다 적은 패키지를 원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해 또다시 혼선을 빚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1.8조 달러의 백악관측 제안을 들고 펠로시 하원의장과 금요일 협상에 들어갔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들은 약 30분간 대화를 나눴으며, 행정부측 제안은 민주당의 일부 우려를 다루려 했다고 펠로시의 대변인이 트위터에서 말했다. 펠로시는 5월 하원에서 통과시킨 3.4조 달러 규모의 패키지를 일부 양보해 2.2조 달러로 낮추었다. 그러나 여야는 부양책 규모는 물론 내용 면에서도 여전히 이견이 크다. 10일 펠로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제안이 “일보전진 이보후퇴”라며, 지방정부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뉴스 공동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54%대 42%로 앞섰다.

바이든 경제 바운스

금융 시장은 미국 경제가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당선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이는 새로 들어설 정부가 대규모 재정적자를 감당할 능력과 의지에 달려 있다. 바이든은 다음달 선거에서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긴다면 4년간의 임기 동안 3조 달러 이상의 추가 지출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더해 팬데믹 구제책으로 2조 달러 가량의 지출이 민주당 압승시 의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Moody’s Analytics는 경제가 완전 고용으로 돌아갈 때까지 재정 정책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이라며, 일단 세금 인상은 미루고 재정 적자에 더 의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까지 매해 약 2.5조 달러의 적자와 연간 4.2%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다. 재정적자 문제는 내년에 정치와 경제 분야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팬데믹과의 전쟁 때문에 미국은 역사적인 수준의 재정 적자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재정 적자는 GDP의 16%로 세계 2차 대전 이래 최고 기록이 예상된다. 그러나 파월 연준의장을 포함해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경제가 확실히 회복하려면 계속 돈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 컨센서스를 형성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민주당 압승 이후 대규모 재정적자는 “대단히 친성장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골드만은 재정 지출 확대가 경제 활동을 자극해 바이든 공약대로 세금이 인상된다 하더라도 기업들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간은 양도소득세 인상시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다시 봉쇄수순

영국의 코로나19 사태가 3월 당시 전국적 봉쇄조치가 내려지기 직전과 비슷한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수백만명의 영국인들이 새로운 규제에 직면할 전망이다. 존슨 총리는 12일 의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지역별 감염 심각도에 따라 3단계로 분류해 봉쇄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북부 지역은 일부 사업장을 폐쇄하고 여행이 제한될 수도 있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는 금요일 폐쇄 조치로 타격을 입은 근로자들을 위한 추가 경제 지원책을 발표했다. 수낙 재무장관은 규제 강화로 인해 문을 닫아야만 하는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봉급의 3분의 2를 국가가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화요일 바이러스 리스크와 여행제한에 대한 공동의 기준에 합의할 전망이다. 브렉시트와 관련해 프랑스는 어업권에 있어서 불리한 합의보다 차라리 ‘노딜’이 낫다고 경고했다. 영국과 EU는 광범위한 무역 협상이 깨질 경우 ‘미니딜’이라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Times of London이 보도했다.

ECB의 시그널

Ignazio Visco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ECB가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맞서기 위해 당분간 팽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만 한다고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너무 낮아 ECB의 물가안정 목표와 갭이 생겨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통화정책이 장기간 팽창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2% 약간 아래로 정해진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가 애매모호하고 이해하기 힘들다며, 중기적으로 약 2%의 대칭적 목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ECB가 연준만큼 공격적으로 팬데믹으로부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애쓰겠다고 말했다. ECB 역시 인플레이션의 오버슈팅을 허용할 방침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유로존 경제가 지난 봄 급격한 위축에서 반등을 보인 후에 험난한 경로에 직면해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다음 단계는 훨씬 터프할 것이다. 현재의 인플레이션 수준은 우리의 목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9월 -0.3%를 기록했다.

— 기자: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