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NYCB 중대약점, 트럼프 관세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이 선호하는 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전월비 0.4%로 거의 1년 만에 가장 가팔라졌지만 시장 예상에 부합한데다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와 미국 ISM 제조업 지수 등이 기대에 못미침에 따라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현지시간 금요일 장중 한때 10bp 넘게 밀려 4.52%로 2월 15일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 랠리를 재개해 S&P 500 지수가 5100선을 넘으며 올들어 벌써 15번째 신기록을 경신했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반도체주가 급등해 나스닥 100 지수가 1.4% 올랐고, 델 테크놀로지스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면서 32% 점프했다.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위해 하마스가 대표단을 카이로에 파견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측에서 인질 관련으로 추정되는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 전까지 협상단을 보내지 않겠다며 버티는 중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협상이 시작도 하기 전에 붕괴되고 있고, 중재자 역할을 했던 카타르는 이스라엘에게 현재로선 진전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료들은 현지시간 토요일에 하마스가 여성 등 취약한 인질을 넘겨준다고 약속할 경우 이스라엘이 사실상 6주간 휴전에 동의했으며, 인질 석방 합의 시 바로 교전이 중단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인도주의적 위기를 지적하며 가자지구 휴전을 위해 이스라엘을 압박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NYCB 대출 감독서 ‘중대 약점’ 발견 공시…주가 26% 폭락

최근 상업용 부동산(CRE) 우려를 부채질한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지난주 대출 리스크 감독에 있어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현지시간 금요일 주가가 종가 기준 약 26% 급락한 3.55달러로 1997년 1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현지시간 2월 29일자 공시에서 NYCB는 내부 대출 심사와 관련된 취약점이 “비효율적인 감독, 리스크 평가 및 모니터링 활동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2008년 금융 위기 전 거래에 대해 24억 달러 규모의 영업권 손상차손을 처리했지만, 규제 자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갑자기 최고경영자(CEO)를 토마스 칸게미에서 알레산드로 디넬로로 교체하고, 연차 감사보고서를 기한 내에 규제 당국에 제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아파트 건물주들에게 주요 대출 기관인 NYCB는 1월말 대손충당급 급증과 배당금 축소를 깜짝 발표하며 지역은행과 CRE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에 도화선을 제공했다. 비어있는 오피스 건물도 은행 주주들에게 걱정거리지만, NYCB의 최대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370억 달러의 아파트 건물 대출로 이 중 거의 절반이 임대료 규제 대상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금요일 NYCB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자등급 한단계 아래인 BB+로 내렸다. 지난달 이미 NYCB를 정크채로 낮춘 무디스는 Ba2에서 B3로 추가 강등했다.

Piper Sandler 애널리스트 Mark Fitzgibbon는 이번 발표 내용 중 감독상의 취약점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해당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수정했다. “확실히 현재 NYCB 상황이 다소 불확실하다”며,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와 추가적인 이슈가 제기될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Raymond James의 Steve Moss는 자칫 신용 비용이 장기간 높게 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NYCB는 금요일 보도자료에서 대손충당금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George F. Buchanan 최고리스크책임자와 Colleen McCullum 최고감사담당자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신중한 연준…Apollo ‘올해 인하 힘들수도’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이사는 노동시장이 크게 악화되지 않은 채 디스인플레이션이 계속 진전될 수 있다는 데에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고 현지시간 금요일 밝혔다. 그는 공급망 압력 완화, 경제활동 참여인구 증가, 금리 민감 분야에서의 수요 둔화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었고, 연준의 정책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정시켜 임금-물가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미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경로를 번복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이 더 내려갈 때까지 금리 인하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난 다시 금리를 올려야만 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며,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2% 목표에 도달하려면 아마도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나는 기다릴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2% 복귀 경로에 있다는 확신이 더욱 강해질 때까지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시장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진데 대해 연준이 투자자들과의 싸움에서 이겼다기 보다는 경제지표에 대한 반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pollo Management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Torsten Slok은 미국 경제 성장세가 다시 빨라지고 기저 인플레이션이 오르면서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결론은 연준이 2024년 대부분을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쓸 것이라는 점”이라며, “따라서 채권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금요일 투자자노트에서 내다봤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이번주 의회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금요일 공개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현저히(notably)”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2% 목표를 상회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타이트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높은 인력 수요 속에 성별과 인종, 교육 수준별 고용 및 소득 격차가 좁혀졌다고 진단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연준이 계속해서 주택저당증권(MBS) 보유분을 줄여가야 한다며, 또한 연준 대차대조표에서 미국채 단기물 보유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총재는 연준이 양적긴축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트럼프, 상호 관세 부과 예고…슈퍼화요일 경선도 승리 전망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이번 재선에 성공할 경우 보복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이미 국내와 대외적으로 우려가 제기된 그의 고립주의 정책 목표 중 하나를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현지시간 토요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유세에서 “나는 ‘트럼프 상호무역법(Trump Reciprocal Trade Act)’을 통과시키겠다”며, “중국이나 다른 어느 나라가 우리에게 100%, 200% 관세를 물게 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즉시 똑같이 100%, 200% 관세를 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60% 넘게 올리고 미국과의 무역에서 “최혜국(most favored nation)” 대우를 박탈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또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자동 부과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트럼프는 미주리와 아이다호, 미시간 주까지 휩쓸며 지금까지 치뤄진 모든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앞질렀다.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로 알려진 3월 5일에 투표가 진행되는 15개의 모든 주에서도 여론조사상 헤일리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 3월 중순이면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충분한 대의원 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의 재대결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헤일리는 트럼프와의 대결에서 패배하더라도 그를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현지시간 일요일 방송을 위한 NBC 인터뷰에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후보 지지 서약에 더이상 구속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RNC가 변질되었다면서 “나는 내가 원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OPEC+, 감산 연장 

OPEC+는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을 막고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서류상 약속했던 하루 약 200만 배럴 규모의 기존 감산 합의를 올해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수출보다 생산 조절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대부분의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연료 소비의 계절적 둔화, 미국 셰일 시추업체 등 다른 비(非)OPEC+ 국가의 산유량 급증, 주요 소비국인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할 때 이번 연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중동 지역 무력 충돌에 따른 운송 차질에도 공급이 워낙 풍부해 국제유가는 올해 배럴당 80달러 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수년간 고인플레이션에 시달린 소비자들에게 어느 정도 안도감을 주지만, OPEC+의 여러 국가들 입장에선 너무 낮을 수도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분석에 따르면 경제 개혁을 위해 미래형 도시와 국제 스포츠 경기 등 각종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우 유가가 90달러는 넘어야 한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4월에 하루 35만 배럴을 감산하고 수출을 12만1000배럴 줄이기로 했다. 5월엔 각각 생산 40만 배럴과 수출 7만1000 배럴을 감축하고, 6월엔 오직 감산만 하기로 했다. 그러나 러시아를 비롯해 여러 OPEC+ 국가들이 감산 약속을 100%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CB, 예상보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이번주 동결할 듯

유럽중앙은행(ECB) 위원들은 예상보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이번주 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금리 인하를 서둘러 단행하기 보다는 차라리 늦게 하는 편이 낫다며, 올해 6월부터 연말까지 25bp씩 3차례, 내년엔 4차례 인하를 내다봤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유로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6%, 근원 CPI 는 3.1%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ECB 위원들은 이것이 2% 물가 안정 목표로 가는 마지막 관문일지 아니면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좀더 오래 걸릴지 판단해야만 한다. 다행히 근원 인플레이션은 7개월째 하락세로 꾸준히 내려오고 있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이르면 3월에 2.2%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낙관론자들은 ECB가 조만간 정책 기조의 전환점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Evelyn Herrmann은 “인플레이션 목표로의 복귀를 향한 재료가 이미 다 준비되어 있다”며, 3월 7일 나올 ECB의 유로존 경제전망 업데이트에서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2026년 2%로 제시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모든 것이 목표로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하며, 단 하나 부족한 것은 그 전망에 대한 신뢰”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홀츠만 ECB 위원 겸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면 우리가 기다려야 하며 결정을 서둘러선 안된다는 나의 견해를 확인시켜 준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주장했다. 한편 영란은행 휴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봄에 크게 하락하더라도 물가에 대한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