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엔비디아 AI 열풍, 후티 장기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엔비디아의 강세적 전망이 인공지능(AI) 열풍에 다시 불을 지피면서 일본과 유럽, 미국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주가가 16% 넘게 급등해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에 약 2770억 달러나 늘었고, 이달 초 페이스북의 메타 플랫폼스가 세웠던 1970억 달러의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나스닥 100 지수는 3%, S&P 500 지수는 2.1% 올라 5087.03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JP모간 트레이딩 데스크는 엔비디아 실적이 미국 증시를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부터 떼어내 기술주를 중심으로 랠리를 되살릴 촉매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AT&T의 통신 네트워크가 현지시간 목요일 수시간 동안 먹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져 미연방수사국과 국토안보부가 원인 조사에 나섰다.

올해 FOMC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이 없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가까이 왔다”며 “몇개월 더(a couple more months)” 지켜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5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서 치우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리사 쿡 연준이사는 금리를 내리기 전에 인플레이션의 추가적 진전을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2% 물가 안정 목표를 향한 길이 앞으로도 울퉁불퉁하고 평탄치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블루칼라 노동계에서조차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원금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작년 하반기 연방선거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노조가 강한 아메리칸항공과 UPS는 물론 월마트, 페덱스의 직원들 가운데 트럼프에 기부한 사람이 더 많았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엔비디아 신기록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785.7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올해 들어서만 58% 가량 올랐다. 덕분에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보유 자산 가치가 681억 달러로 늘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21위로 올라섰다. 앞서 엔비디아는 현 분기 매출이 약 24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평균값인 219억 달러를 상회했고, 올 1월28일 종료된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월가 전망치를 넘어섰다. Sanford C. Bernstein의 애널리스트 Stacy Rasgon는 “현재 엔비디아는 돈을 찍어내고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 전망 역시 여전히 견고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 Joseph Moore는 인공지능(AI)과 엔비디아 덕분에 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전망치를 20억 달러 넘게 뛰어넘는 서프라이즈가 일상이 되었다며 “AI 수요 강세가 계속해서 놀랍다”고 진단했다.

Main Street Research의 최고투자책임자인 James Demmert는 연간 매출 증가율이 265%를 기록한 엔비디아 같은 회사는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누릴 자격이 있다면서, 엔비디아 주식을 이미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이 전환적인 AI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추가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주식을 팔지 말라고 조언했다. UBS Global Wealth Management의 Solita Marcelli는 “AI 관련 주식의 단기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선호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Wolfe Research의 Chris Senyek는 미국 7개 빅테크 기업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Mag7)”을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향후 2-3주 동안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퍼슨 연준부의장, 인플레이션 개선에 과도한 정책 완화 경고

필립 제퍼슨 연준부의장은 미국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이라는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하락에 따른 과도한 금리 인하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상황의 개선에 대응해 너무 많이 완화하는 위험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과도한 완화는 물가 안정의 회복 과정을 지연시키거나 역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경고했다. 부의장으로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핵심 메신저 역할을 하는 제퍼슨은 1월 불안한 수치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향하고 있다는 조심스런 낙관론을 펼쳤다. 또한 연준이 “올해 나중에(later this year)”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다른 여러 연준위원들과 마찬가지로 금리 인하를 서두를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같은 전망에 대한 리스크로 소비 지출이 예상보다 강해 인플레이션의 진전을 가로막거나, 성장 둔화로 고용이 약해지거나, 유가 및 다른 원자재 상품 가격이 중동지역 분쟁 확대로 요동칠 경우를 제시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 역시 올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지만, 너무 빨리 정책을 완화할 경우 그동안 이룩한 인플레이션의 진전을 되돌릴 위험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2월 17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예상보다 적은 20만1000명으로 한달래 최저 수준으로 감소해 미국 노동시장의 지속적인 강세를 보여줬다. S&P 글로벌 미국 제조업 PMI는 2월 51.5로 2022년 9월래 최고치를 기록해 제조업체들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란 지원 후티 반군, 홍해서 미국과 장기 대치 준비 중

후티 반군과 이들의 이란내 후원세력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전개 양상에 상관없이 홍해 주변에서 미국 및 동맹국들과의 장기 대치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상황에 정통한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예멘에 근거지를 둔 후티 반군은 홍해를 중심으로 선박 공격을 계속하기 위해 전투력을 강화하고 있다.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미사일 발사일 위해 산악지대 은신처를 보강하고 무인 수상정을 시험 중이다. 예멘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는 후티 반군이 특히 해저를 따라 연결된 주요 인터넷 케이블을 파괴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사우디 지도부의 고문이 전했다. 다만 아직 그같은 성격의 계획이나 이를 실행할 수단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후티 반군은 당초 가자지역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을 끝내도록 이스라엘을 압박하겠다는 명분으로 작년 11월부터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만 공격 대상이라고 말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점차 무차별적인 도발을 감행했다. 미국과 영국은 1월 중순부터 후티 반군의 군사 자산을 중심으로 공습에 나섰고, 다국적 안보체재를 출범해 홍해 지역을 감시해왔다. 미 국방부는 그 결과 이들의 공격력이 약해졌다고 판단했지만, 후티 반군은 최근 미국 군함을 공격하고 심지어 영국 소유라 주장하는 화물선을 침몰 직전으로 몰고 가 선원들이 탈출하는 등 여전히 위협적이다. Abdul Malik al-Houthi 후티 반군 지도자는 지난주 연설에서 미국에게 모욕을 주고 미군을 중동 지역에서 몰아내는 것이 목표라며, 이는 이란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FX 위원회, 행동규범 리뷰서 다크풀 집중 조명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외환 시장에서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움직임 속에 가격 등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익명으로 거래하는 소위 ‘다크풀(dark pool)’이 집중 조명을 받을 전망이다. 일일 거래 규모가 7.5조 달러에 이르는 전 세계 외환 시장에 대한 모범 사례와 지침을 규정하는 글로벌 FX 위원회(Global FX Committee)의 헤라르도 가르시아 위원장은 현재 행동규범 리뷰를 진행 중이며, 다크풀이 잠재적 집중 분야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크풀의 특성상 워낙 시장 투명성이 부족해 가격 수용자가 거래의 비용 효율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가르시아는 “일각에서 최종 고객에 대한 프라이싱 정책 및 FX 거래 활동의 투명성을 중심으로 소수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역할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수탁기관과 프라임 브로커, 다크풀 등이 포함된다고 지난주 블룸버그에 설명했다. 중앙은행 담당자와 시장참가자로 구성된 글로벌 FX 위원회는 올 12월까지 구속력 없는 행동규범에 대한 리뷰를 마치고 결제 리스크에 노출된 FX 시장 규모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방침이라고 가르시아는 설명했다. 글로벌 FX 행동규범은 글로벌 벤치마크 픽싱 스캔들을 계기로 외환시장의 신뢰 회복 및 청렴성 제고를 위해 2017년 제정되었으며, 국내 규정을 보완하는 성격으로 법적인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중국 증시 요동에 퀀트 헤지펀드 타격…‘최대 블랙스완 이벤트’

중국의 퀀트 헤지펀드들이 이번 춘절 직전 갑작스런 시장 뒤바뀜과 정부 개입에 허를 찔려 전례없는 패배를 당했다. Hainan Semimartingale Private Fund Management는 “업계 최대의 블랙스완 이벤트”라고 토로했고, 다른 펀드매니저는 자사의 주식 거래 퀀트 모델이 “잘 나가다가 엉망으로 바뀌는 과정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중국 퀀트 펀드들의 수익률에 대한 과거 자료는 제한적이지만 모든 징후는 저조한 실적을 가리킨다. 글로벌 헤지펀드 맨그룹(Man Group)은 2007년 미국서 벌어졌던 “퀀트 지진”에 비교하기도 했다. 화타이증권 보고서에서 인용한 업계 자료에 따르면 2월 8일까지 2주 동안 중국 증시에서 100억 위안(14억 달러)이 넘는 자산을 관리하는 주요 퀀트 펀드들의 성적이 CSI 500 지수를 추종하는 전략으로 해당 지수 대비 평균 12% 포인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로는 그 격차가 11.3%에 이른다. 많은 퀀트 펀드들이 시장 변동성이 잦아들면 수익률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국 규제가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약한 기관은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