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北빅딜? 무역기대 찬물

중국은 물론 북한과도 ‘빅딜’을 노리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야심이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하노이에서 어제 ‘친교’ 만찬에 이어 오늘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조선일보는 북한이 상당히 터프하게 협상에 임했다고 전하면서, 이번 ‘하노이 선언’에 북한 비핵화 조치로 영변 핵시설 원론적 폐쇄와 핵물질 생산 중단 조치가 담길 가능성이 크며, 미국은 종전 또는 평화선언과 평화체제 논의 개시,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상응조치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오늘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이주열 한은총재가 어떤 경기전망과 정책 스탠스를 보일지도 관심이다.
간밤 강경파인 USTR 대표가 중국의 수입 확대만으로 무역합의에 충분치 않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지나친 기대를 되돌리며 투심을 위축시켰다. 이에 미증시는 장초반 낙폭을 키웠으나 트럼프 문제 해결사였던 코헨 변호사의 의회 증언에서 우려와 달리 큰 폭탄이 터지지 않자 반등을 시도했다. 파월 연준의장이 2일차 의회 증언에서 임금 증가세에 주목하고 인플레이션 타겟 변경을 거부한 가운데 미국채 금리는 회사채 발행 홍수에 급등했다. 달러지수(BBDXY)는 4거래일만에 반등했다.
美 원유재고 감소에 국제유가(WTI)는 장중 3.4% 넘게 올라 2월초 이후 최대폭 상승해 배럴당 57달러를 회복했다. 영국 의회는 메이 총리가 약속한 내용을 담은 브렉시트 관련 수정안을 통과시켰고, 파운드는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1971년래 최악의 무력 충돌 후 대화를 모색할 듯 보여 지정학적 리스크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늘 오전 발표될 중국 2월 제조업 PMI는 49.5로 3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USTR ‘중국 수입 확대만으로 무역합의 충분치 않다’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 경제의 “중대한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며 중국측의 약속 이행을 확실히 하는 조항도 무역 합의문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이같은 요구를 수용할지 판단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면서, 양측 협상 테이블 위에 놓인 의제들이 “워낙 심각해 중국측의 추가 구매 약속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합의는 반드시 이행을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합의 불발시 미국은 단독으로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 더욱 중요한 점은 합의 타결 후에도 많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의 경우 합의 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파월풋? ‘시장 변동성, 경제 영향 미칠 수 있다’

파월 연준의장은 금융시장에 “파월 풋 (Powell Put)”이 존재하는지 묻는 질문에 미국 중앙은행은 경제 안정을 위협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책무인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중요하다며, 연준의 “정책수단은 금융 여건을 통해 작동한다”고 답했다. 보다 광범위한 금융 여건에 지속적 변화가 있다면 이는 거시경제에 중요하며, 연준의 책무 달성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연준은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12월 정책회의 이후 증시가 급락하자 올해 2차례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기존 계획에서 물러났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전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평균적으로 GDP의 약 6% 수준이었지만, 현재 현금과 은행 준비금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위기전 수준으로 돌아가긴 어렵다며, 보유자산 축소 중단 계획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파운드 7월래 고점…EU, 브렉시트 장기 연기 원한다

영국과의 합의 타결 실패시 EU는 최대 2년까지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고집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전해지자 투자자들이 기대를 높이면서 파운드는 전일의 급등세를 이어가 1.335달러로 작년 7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메이 영국 총리는 3개월 연장을 옵션으로 제시했지만,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보다 장기적 연장이 파운드와 영국 경제에 더 나은 결과라고 지적한다. 영국의 EU 철수 시기가 더 오래 지연될 경우 노딜 브렉시트 우려를 진정시키고 영란은행(BOE)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어 파운드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추가 대안을 모색할 시간을 벌 수 있어 파운드가 1.36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ING Groep은 전망했다. MUFG는 메이 총리가 제시한 3개월 연장은 단지 절벽 리스크가 좀더 뒤로 늦춰진 것에 불과하다며, 파운드에 확실히 긍정적인 이벤트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바이트만 ‘ECB 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 타당해’

유럽중앙은행(ECB)이 2020년에야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예상은 유로존 경제 전망 약화를 감안할 때 타당한 반응이라고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가 지적했다. 그는 정책금리를 적어도 여름까지, 그리고 필요한 기간만큼 현 수준에 유지하겠다는 ECB의 가이던스를 시장 참여자들이 잘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경제지표는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이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둔화될 것으로 시사하고 있지만, 주요 기저 요인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기시 도입했던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것이 여전히 ECB의 기본 시나리오라며, 현재의 소프트패치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한 새로운 장기 대출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에 3월 7일 ECB 회의가 현재의 오퍼레이션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TD ‘금리 격차 줄며 달러 약세 주도 전망’

TD 증권은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 종료에 가까워지면서 금리차와 주요 통화 간의 상관 관계가 강화되고 있어, 달러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연준의 비둘기파적 기조 선환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2년만기 기준 분트 대비 미국채 금리의 프리미엄은 11월 3.5%p에서 3.03%p로 축소됐다. 달러는 금리차 확대로부터 제한적 도움을 받았지만 여전히 비싼 편이라 금리차 방향 전환에 취약할 수 있다. 달러와 금리차 상관관계가 다시 높아지면서, 향후 3-6개월 사이에 달러 약세를 주도할 수도 있다. “연준이 기본적으로 멈추면서 미국 금리가 더 오르지 않는다면 다른 곳에서 따라잡을 여지가 있기 때문에 결국 달러는 G-10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이것은 새로운 테마의 시작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호주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대신 인하할 것으로 시장이 잘못 전망하고 있다며, 미달러 대비 호주달러 매수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