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아슬한 무역협상, 채권버블

(블룸버그) — 미-중 1단계 무역합의와 관련해 정상간 회동이 연기되고 엇갈린 메시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일단 쉬어가는 분위기다. S&P 500 지수는 한산한 거래 속에 4거래일만에 첫 하락했지만 초반 낙폭은 상당히 줄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현지시간 화요일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연설을 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은 무엇보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한 발언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채 시장은 재향군인의 날로 휴장했다. 보잉은 12월 737 맥스기종 인도가 재개될 수 있다고 밝힌 후 주가가 4% 넘게 급등했다.
중국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11월 11일 광군제 쇼핑이벤트에서 2680억 위안(383억 달러)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한편 중국 신용 증가세가 10월 크게 둔화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통화 완화가 필요해 보인다. 홍콩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태에 빠지는 등 강경 진압이 이어지면서 홍콩 시민들은 더욱 분노에 휩싸였지만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은 폭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강경노선을 재확인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수요일 기준금리를 0.75%로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미국채 저가매수?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미국채 장기물을 추적하던 전략에서 탈출하고 있다. iShares 만기 20년이상 미국채 ETF(TLT)는 12억 달러가 빠져나가 주간 기준 사상 최대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iShares 7-10년물 미국채 ETF(IEF)는 지난주 약 5억5330만 달러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TIAA는 “경기 침체 리스크가 줄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현재 듀레이션을 줄이려 하고 있다. 아마도 연준의 다음 움직임은 금리 인상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BMO는 최근 매도세가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 인플레이션 기대, 무역전쟁 진척 등에 불거졌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 상회를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모간스탠리는 채권시장이 무역 합의 성사 확률을 높게 가격에 반영했다며, 미국채 2년물과 5년물 저가매수 전략을 추천했다. 바클레이즈는 지난주 매도로 시장이 이미 꼬리위험 가격 반영을 상당히 되돌렸다며 미국채 5년물 매수를 추천했다. SocGen은 글로벌 성장 둔화에서 채권 매도세를 지속시킬 분명한 재료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미국채에 대해 전략적 듀레이션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채권 버블 붕괴 경고

BofA는 2020년대 미국 경기 침체가 현재 채권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조 달러가 넘는 마이너스 금리 채권, 마이너스 독일-스위스 일드커브, 1% 부근인 오스트리아 100년물 금리, 사상 최저를 기록한 글로벌 금리 등을 근거로 들었다. 향후 몇 년 안에 중앙은행들이 정책 불능에 빠지면서 금리 변동성이 급등해 십년간 지속된 최저금리-최대수익의 시대가 끝나고 자산가격의 천장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월가가 디레버리지에 나서면서 채권 금리의 무질서한 상승은 극도의 고통을 초래해” 결국 곧이어 경제 역시 더 많은 고통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과 재정증권, 실물자산 등을 통해 채권시장 버블 붕괴 시나리오에 헤지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연준의 크레딧 모델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향후 12개월에 걸쳐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은 8%로 12월 29%에서 크게 낮아졌다. 해당 모델은 크레딧물 스프레드, 미국채 3개월-10년물 일드커브, 실질연방기금금리 등을 토대로 한다.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총재는 “다음 경기침체에서 개인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英총선 청신호

Farage 브렉시트당 대표가 다음달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과 맞서 싸우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존슨 총리가 다수당을 차지할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 이에 파운드가 한때 1% 가까이 급등했다. Farage는 지난 2017년 선거에서 토리당이 승리했던 317석의 의석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서, EU 탈퇴를 찬성하는 동맹을 만들어 친EU 정치인들의 선출과 브렉시트 취소를 위한 2차 국민투표를 막고 싶다고 말했다. 존슨은 브렉시트당과 토리당이 주요 지역에서 경합해 결국 노동당이나 친EU 성향의 자유민주당에게 패배해 다수당 확보에 실패하는 상황을 우려해왔다. 브렉시트당이 주요 선거구에서 길을 비켜줌에 따라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유권자들은 보수당에 표를 던지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 베팅업체들 역시 존슨의 다수당 확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Betway는 Farage의 발표로 존슨의 다수당 승리 확률이 55%에서 66%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Paddy Power는 존슨이 75%의 확률로 총리직을 지킬 것으로 보았고, Ladbrokes는 존슨 승리를 60%로 점쳤다. 한편 영국은 3분기에 0.3% 성장해 경기침체를 피했다.

ECB 회사채 QE

유럽중앙은행(ECB)이 2차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을 개시하며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월 매입 규모를 일주일만에 모두 사들였다. 월요일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ECB는 11월 8일까지 일주일 동안 거의 28억 유로 규모의 회사채를 사들였다. 이는 ECB가 2016년 6월에 양적완화(QE)를 처음 도입한 이래 주간기준 두번째로 많은 매입 규모다. ECB는 지난 12월 QE를 중단했다가 유로존 성장이 부진해지자 이달초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ING Bank NV의 Jeroen van den Broek는 엄청난 규모에 놀랐다며, “12월 전에 미리 앞당기려는 시도일 수 있지만, 28억 유로는 나의 당초 예상을 크게 추월했다”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기존과 마찬가지로 QE의 약 15%를 회사채에 할당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는 ECB가 매달 매입하기로 한 전체 200억 유로 규모의 자산 중 약 30억 유로에 해당한다. UBS AG는 1주일만의 수치로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며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칠레 개헌

피네라 정부가 3주간 이어진 대규모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피노체트 독재시절 당시 제정된 헌법을 뜯어고치겠다고 밝혔지만 칠레 페소 가치는 사상최저로 하락했다. Blumel 내무장관은 제헌의회가 개헌안 초안을 작성한 뒤 국민투표를 통해 비준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며칠 안에 헌법 개정 메커니즘을 제안할 생각이라며, 새로운 헌법은 “1-2년 안에”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90년 민주주의 회복 이후 불거진 최악의 소요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칠레 정부가 지금까지 취한 가장 적극적인 조치다.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경제를 보유한 칠레는 물가 상승과 불평등에 항의해 매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종종 폭력 사태로 이어져 20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명이 다쳤다. 시위자들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헌법 개정이다. Universidad de Chile의 Robert Funk는 정부와 우파가 그동안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상당한 양보를 내놓았다며, 이번 조치로 피네라 대통령 사임을 주장하는 보다 극단적인 세력과 중산층 사이에 균열이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시위자들은 이번 발표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겠지만, 시장 반응을 보면 오히려 투자자들은 반대인 듯 보인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