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하 신중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지 않을 경우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미국 중앙은행이 조심스럽고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러는 “인플레이션이 반등해 높은 수준에 머물지 않는 한 FOMC가 올해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금리 인하를 시작할 때가 되면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금리를 인하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주장했다.
또한 경제 활동과 노동 시장이 양호한 상태에 있고 인플레이션이 점차 2%로 낮아지고 있어 경제 위기가 발생했던 “과거처럼 빠르게 움직이거나 급격히 인하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 시기와 횟수는 새로 들어오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고, 2% 물가 안정 목표에 “아주 가까이 왔다”는 확신이 커졌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게 내려가고 있음을 확인시켜줄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David Rapach 애틀랜타 연은 이코노미스트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의 마지막 구간이 더 어렵다고 결론짓기 힘들다며, 정책 차원에서 연준이 이를 나머지 단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중동 확전?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우려에 영국 석유회사인 쉘이 무기한으로 홍해에서의 모든 운송을 중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의 지지를 받는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 무장정파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자 미국과 영국이 최근 후티 근거지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후티는 전방위 보복을 경고했고, 화요일엔 홍해를 지나던 그리스 화물선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라크 북부의 이스라엘 첩보 기지를 미사일로 타격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미국과 영국 상선의 홍해 남부 항해 시 전쟁 위험 보장을 회피하기 시작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6% 가량 오르며 배럴 당 80달러선에 근접했다가 78달러대로 내려왔다. 중동 지역 불안에도 연준과 유럽중앙은행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시장 예상만큼 빠르게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신호에 유가는 다소 하락 압력에 놓여 있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 고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최대의 위협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4%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17%는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았고, 인플레이션이라고 답한 이들은 15%에 불과했다.
중국, 1조 위안 특별 채권 발행 검토 중
중국 정부가 소위 특별 국채 계획에 따라 1조 위안(1390억 달러) 규모의 신규 국채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식량, 에너지, 공급망, 도시화 등과 관련된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을 위한 초장기 국채 발행이 검토되고 있으며, 이는 경제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지방정부의 부채 부담을 중앙 당국으로 이전시키려는 시진핑 정부의 노력을 보여준다. 이같은 조치는 이례적인 것으로,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여파에 주요 국영은행들의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특별 국채가 발행된 적이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2020년에 팬데믹 충격 대응을 위해 1조 위안의 특별 국채를 찍었다.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부동산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수마저 약해 중국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심리를 압박함에 따라 많은 투자자와 이코노미스트들이 추가 부양책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한편 리창 중국총리는 현지시간 화요일 다보스 포럼에서 2023년 중국의 GDP 성장률이 약 5.2%로, “대규모 부양책”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정부의 공식 성장 목표인 약 5%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ECB 금리 인하, 올해 가능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시기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정책위원이 강조했다. 그는 “승리를 외치기엔 너무 이르지만 지난 12개월간 통화정책이 이룩한 성과를 보면 확신할 수 있다”며, 유로존이 경기침체를 피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을 향하고 있어 ECB의 다음 행보는 인하가 될 전망이라고 현지시간 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밝혔다. 독일의 ZEW 경기기대지수가 통화정책 완화 희망에 1월 15.2로 시장 전망과 달리 6개월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그의 낙관적 견해를 뒷받침했다.
ECB가 1월 25일 정책회의에서 단기수신금리를 4%로 3번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ECB 위원들은 이번주 다보스 포럼에서 인하 논의 시점에 대해 연이어 발언을 내놓고 있다. 월요일엔 대표적 매파인 로버트 홀츠만이 올해 금리 인하가 보장된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해당 주제에 대한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며, 임금과 식료품 가격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니마켓은 올해 25bp씩 약 6차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첫 인하를 4월로 내다보고 있다. 빌르루아는 ECB가 시장 예상보다는 “아마도 다소 인내심”이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백악관 복귀에 대비하는 세계 지도자들
카자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지난 11월 워싱턴 방문 당시 현직 백악관 관료들은 물론 도날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주요 지지자들을 만났다. 다른 나라 지도자들 역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가능성에 대비해 조심스럽지만 서둘러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가운데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 지명을 위한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월요일 밤 승리를 거두면서 이번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서도 트럼프의 재선 이슈가 주요 화두로 부상할 전망이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당선에 미국의 동맹국과 경쟁국 모두 놀랐으나, 이번엔 각국 외교관들이 트럼프의 외교 정책 플랜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전직 관료나 측근을 만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트럼프에게 직접 접근하거나 공공연하게 경보를 울리기도 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주 프랑스 TV에 출연해 트럼프의 첫 임기에서 얻은 교훈을 상기시키며 “확실히 위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많은 미국 동맹국들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NATO 탈퇴 위협에 대해 우려했다. 한 고위 외교관은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일부 지도자들이 그의 복귀가 현실이 될까봐 그 가능성조차 언급을 꺼린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차에 들어서면서 2024년은 유럽 안보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한 발트해 정부 관료는 지적했다. 중동의 경우 트럼프의 무조건적인 이스라엘 편들기가 가자지구 전쟁을 더욱 악화시켜 유럽으로 향하는 새로운 난민의 물결이 촉발될 우려가 있다고 일부 EU 외교관들은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