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시장 소용돌이, 연준 딜레마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주식에서 채권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소용돌이에 빠졌다. 심지어 유가마저 크게 후퇴하며 자산 전반에 걸쳐 매도세가 나타나 2018년 10월의 혼란을 상기시키는 분위기다. 통화 부양책이 빠르게 철수되고 경기침체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움추러들고 있다. 미국 3월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두고 미국채 20년물 금리는 해당 만기 발행이 재개된 2020년 5월 이래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10년물 금리는 7거래일 연속 올라 2.8% 부근으로 2019년 1월래 고점을 경신하며 2년물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아마존이 127.5억 달러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점도 공급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낙폭을 확대했다. JP모간의 Marko Kolanovic는 “중앙은행 매파적 정책과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충격”을 이유로 올해말 S&P 500 목표치를 기존 5050포인트에서 4900으로 낮추고, 대신 바이오테크와 신흥시장 등 매도세에 시달린 하이베타 주식을 담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BofA는 S&P 500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 가능성이 높지만 이후 당분간 그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직을 거부함에 따라 더이상 15% 한도에 얽매이지 않게 되면서 트위터 지분을 추가 매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트위터 주가는 한때 3.8% 급등했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대러시아 제재조치가 푸틴을 저지하는데 실패하자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추가로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폴란드 총리는 유럽이 조만간 세계 2차대전 이래 최대의 탱크전투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사망자 수가 1만명이 넘는다고 시장은 발표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주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격 확대를 예상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모디 인도 총리에게 러시아산 에너지 및 상품의 수입을 확대하지 말라며, 인도가 에너지 수입 다변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미국이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유가 후퇴

국제유가(WTI)가 장중 5% 넘게 급락해 배럴당 92달러대까지 밀리며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전략적 비축유 방출에 합의한데다, 중국이 코로나19 감염 급증으로 금융허브인 상하이 봉쇄를 연장하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영향이다. 게다가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줄고 있다는 신호가 아직까지 보이지 않아 심각한 공급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Again Capital의 John Kilduff는 중국 봉쇄조치가 “러시아발 공급 부족을 우려했던 시장의 계산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러시아산 석유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석유 시장이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의 손실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월요일 경고했다.

연준 딜레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경제에 “무차별” 타격을 가하는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강조했다. 그는 FOMC가 고용이나 생산 등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비둘기파적 연준인사로 알려진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5월 FOMC 회의에서 50bp 기준금리 인상은 “분명 고려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아마도 심지어 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자신이 판단하기에 2.25%-2.5%인 “중립적 환경”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3월까지 이 수준에 도달하기를 원한다면서도 “만일 속도를 높인다면 12월에도 가능하며 그래도 괜찮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이 높다며 3월 CPI 숫자가 높게 나오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연말이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美 기대 인플레이션

뉴욕 연은이 현지시간 월요일 공개한 3월 소비자 기대에 대한 소비자 설문 조사에서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중앙값 기준 6.6%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료품 가격과 집세 인상 전망에 2월 6%에서 크게 뛰었다. 단기적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은 연령과 교육, 소득 수준을 망라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향후 3년 기대 인플레이션의 경우 3.7%로 6개월 전 4.2%에서 하락했다. 이번 설문결과는 소비자들이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 큰 고통을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일요일 CBS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2% 위에 머물 것이다. 하지만 경로 자체는 하락세가 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설문에 따르면 화요일 발표될 미국 3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비 8.4%로 1982년래 가장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예상된다.

중국 증시 방어…온라인 게임 승인

중국 당국이 침체된 주식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일부 뮤추얼 펀드의 주식 매도를 제한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시장 규제 기관은 월요일 일부 대형 뮤추얼펀드 기관에게 A주 순매도를 자제하도록 창구지도했다. 이같은 구두개입은 최근 패닉 매도를 막기 위한 정규적인 시장조작 수단이 되었다. 당국 개입에도 불구하고 CSI 300 지수는 3.1% 급락해 3월 15일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중국 주식시장은 3월 중순 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했으나, 중국내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상하이 등 주요 도시가 봉쇄되고 이에 따라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다시 매도 압력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중국 정부가 목표한 5.5%에 한참 못미치는 5%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7월래 처음으로 신규 온라인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했다. 총 45개의 게임이 승인되었으며, 바이두, XD의 “Flash Party”, iDreamSky Technology Holdings의 “Watch Out For Candles” 등이 포함되었다. 업계 선두주자인 텐센트홀딩스와 넷이즈는 명단에 없었다. 중국 당국의 광범위한 테크업종 규제가 다소 완화되는 조짐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잦아들지 주목된다. 비디오게임 스트리밍 사이트를 운영하는 비리비리와 도유인터내셔널 ADR은 한때 각각 14%, 6% 가까이 급등했다.

브라질 추가 금리 인상 기대

Roberto Campos Neto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가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에 놀랐다며 정책 당국이 이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투자자들이 추가 금리 인상 베팅을 높이는 모습이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가솔린 가격 상승은 물론 식료품과 의류와 같은 상품의 가격마저 놀라운 수준이라며, 헤드라인과 근원 인플레이션 숫자 모두 높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물가가 추세를 바꿀지 판단하기 위해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2021년 3월부터 총 975bp에 달하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앞서 Campos Neto 총재는 6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으나, 지금은 “어떤 요인들이 이같은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를 초래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살펴보겠다. 그리고 적절한 시점에 설명하겠다”고 말해 스탠스의 변화를 시사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