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시장고통 시작, 强달러 베팅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의 매파적 서프라이즈에 미국채 2년물 금리가 한때 1.21%까지 오르며 FOMC를 기점으로 20bp 가량 급등하고, 7년과 10년물 구간 스프레드가 1.5bp까지 좁혀져 일드커브 역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머니마켓은 연준의 올해 금리 인상 베팅을 100bp에서 약 117bp로 높였다. 뉴욕증시는 S&P 500 지수가 2% 가량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0.5% 약세로 마감해 롤러코스터 장세를 또다시 연출했다. 작년 실적 호조에도 공급망 우려를 제기하며 신차 출시를 내년으로 연기한 테슬라의 주가는 11% 넘게 급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1.4% 후퇴했다. 애플은 장 마감 후 시장 예상보다 좋은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연일 이어지는 변동성 장세에 대해 Axonic Capital의 Peter Cecchini는 시장이 결국 추세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과 진퇴양난에 빠진 연준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며, “매우 과매도 상태지만 오를때 매도해야 하는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Alpine Woods Capital Investors의 Sarah Hunt는 장초반 주가가 올라 사실 놀랐다며, “견조한 GDP 수치는 연준이 금리를 더 빠르게 올려야 할 여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호재가 이젠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Integrity Asset Management의 Joe Gilbert는 미국채 2년-10년 구간이 61bp로 플래트닝 되었다며, 이는 포트폴리오의 추가적 위험회피(de-risking), 즉 주식 매도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6.9%로 시장 예상치 5.5%를 크게 뛰어 넘었다. 3분기 2.3%에 비해 두 배 이상 빨라진 모습으로 2020년 3분기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연준이 주목하는 개인소비지출 근원물가지수는 연율 4.9% 상승했다. 한편 북한은 1월 25일과 27일 각각 장거리순항 미사일과 지상대지상 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요 무기체계를 생산하고 있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시장 고통 이제 시작

미국채 시장이 2016년말 이래 최악의 월간 손실을 향하고 있지만 많은 채권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최근의 고통스런 매도세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채권 약세론자들이 보기에 시장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가팔라지는 인플레이션과의 대결에 있어서 연준이 얼마나 긴축을 해야할지에 대해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 JP모간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 데이비드 켈리는 “연준이 추세에 뒤처져 있으며, 너무 오랫동안 너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한게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채 금리가 이달 들어 급등했지만 역사적으로 볼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기대 인플레이션보다 한참 아래에 있다. 이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올해 후반 둔화됨에 따라 연준이 이번 주기에서 현재 제로 부근인 기준금리를 2% 약간 위로만 올리면 된다는 확신을 시사한다.

제프리스의 Aneta Markowska는 “시장은 경제가 향후 18개월 동안 6-7차례 금리 인상을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Mitsubishi UFJ Financial Group의 George Goncalves는 “파월이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이었다”며, “연준이 확실히 추세에 뒤처져 있어 이를 따라잡기 위해 모든 기회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결국 반대 방향으로 정책 실수가 나타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데 진심”이라고 평가했다.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던 스테판 로치는 “연준이 너무나 뒤처져 있어 심지어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며, 실업률이 40년래 가장 낮고 인플레이션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기름을 붓고 있어 앞으로 상당한 긴축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불붙은 强달러 베팅

연준의 정책 기조가 보다 매파적으로 바뀌고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달러 랠리가 불붙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이번주 내내 오르며 장중 한때 0.7% 올라 12월 중순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BBDXY의 1개월 리스크 리버설이 11월말 이래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는 등 옵션 시장에서도 달러 강세 베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스탠다드은행의 FX 전략 책임자인 스티븐 배로는 오랜만에 연준의 정책 서프라이즈가 나왔다며, “이는 통화에 큰 리스크이자 달러를 지지한다”고 진단했다.

역사적으로 연준이 예상가능한 긴축 주기에 들어서면 달러 강세는 사그러들곤 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 보인다. 스트래티지스트들은 파월이 보다 가파른 금리 인상 시그널로 시장을 계속 놀라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TD증권은 “파월이 공격적 긴축의 잠재적 필요성을 말하는데 있어 전혀 인정사정 없없다”며 “올해초 달러의 추가 탄력성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지지”한다고 투자자노트에서 밝혔다. BNY Mellon의 John Velis는 실질금리와 달러가 연준의 첫 금리 인상 단행시까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Santander의 Stuart Bennett는 영국과 뉴질랜드 등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 연준발 달러 랠리는 영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요국 긴축대비

머니마켓 트레이더들은 이제 올해 거의 5차례에 걸친 연준의 금리 인상과 보다 가파른 영란은행(BOE)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전일 FOMC 결정 이후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3월 50bp 인상마저 베팅하면서 채권 단기물 금리와 달러가 급등했다. 현지시간 수요일 매도세가 나온 후 CME 미결제약정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채 커브 전반에 걸쳐 신규 숏 포지션이 늘었다. 노무라 홀딩스는 FOMC 직후 연준 금리 전망을 수정해 3월 50bp 인상에 이어 5월과 6월, 7월 줄줄이 25bp 인상을 내다봤다. Futures First의 Rishi Mishra는 “사람들이 50bp 인상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BlueBay Asset Management의 CIO인 Mark Dowding은 최종 기준금리(terminal rate)에 대해 시장은 2%로 보고 있지만 자신은 2024년 3%에 이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빨라진 연준 긴축 시계에 트레이더들은 다음주 BOE의 25bp 금리 인상을 거의 기정사실로 보고 기준금리가 6월까지 1%, 연말이면 거의 1.5%까지 오를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고수해왔지만 이제 시장은 9월까지 10bp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연준 독립성 비판

존 왈드론 골드만삭스그룹 사장은 미국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최근 몇년 간 훼손되고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한 연기금투자 모임에서 비판했다. 그는 “독립적인 통화정책 엔진으로 편리함보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연준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연준이 시장의 반란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계속 올리고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그는 자신의 답변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연준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행동에 나설지 다소 우려된다고 답변했다. 금리 인상도 필요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점은 연준이 지난 2년간 두 배 이상 급증해 거의 9조 달러에 육박하는 대차대조표를 줄일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그같은 의지가 있는지 100% 확신이 없다”며 채권 트레이더들도 같은 의견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공연하게 연준에 추가적인 완화를 요구하면서 연준의 독립성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수십년래 가장 뜨거워진 인플레이션의 고삐를 잡는 것이 연준의 임무라며, 연준의 통화부양책 축소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왈드론은 또한 중앙은행의 정책이 빈부격차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중국 부양책…차이나 유니콤 퇴출

연준이 긴축 기조로 돌아선데 반해 중국인민은행(PBOC)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바이러스 봉쇄, 글로벌 금리 상승 등으로부터 세계 최대 성장 엔진을 보호하기 위해 부양 모드로 전환했다. 이강 PBOC 총재는 십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중앙은행 독립성을 발판으로 올해 5% 넘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려 애쓰고 있다. PBOC는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로 성장률이 2%까지 급락하는 상황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차이나유니콤을 미국 시장으로부터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차이나유니콤은 명령 발표 후 60일 이내에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해야 한다. 차이나유니콤은 이에 반발하며 회사 및 고객의 권리와 이익을 적극 지키겠다고 성명을 냈다. 앞서 미국 당국은 작년 차이나텔레콤의 미국 내 영업 면허를 취소했고, 2019년에도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출을 불허한 바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