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유: 달러공포, 뉴욕 봉쇄 거론

강력한 셧다운 조치에도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코로나19로 미국에서 10만~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56살인 제프리스 그룹 최고재무책임자 Broadbent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해 월가에 충격을 안겨줬다. 핫스팟이 된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등 동부 3개주를 강제 격리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방 정부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결국 여행자제로 한발 물러섰다. 미국내 확진사례가 14만건에 근접하고 사망자가 2000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가파른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국내 사망자수가 약 2주후 정점을 보일 것으로 정부가 예상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지침을 4월 30일까지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4월 12일 부활절까지 경제활동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뉴욕증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금요일 급락했다. 하원이 2조 달러의 부양 패키지를 통과시키며 장중 낙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마감 직전 다시 후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 마감후 해당 법안에 서명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4% 급락했으나 주간 기준 거의 13% 올라 1938년 이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S&P 500 역시 3.4%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주 동안 10% 올랐다. 3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3년래 최저 수준인 89.1로 2008년래 최대폭 추락했다. 이번주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독일 등이 고용지표를 발표해 코로나19로 인한 실물 경제 충격을 가늠하는데 중요한 좌표를 제공한다. 한편 북한이 29일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오늘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은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 시험사격은 성공적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주장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 공포 진정?
달러지수(DXY)가 지난주 4% 넘게 하락해 주간기준 1985년래 최대폭 후퇴했다.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현물지수(BBDXY) 역시 한주간 4.1% 빠져 2005년 해당지수 출범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앞서 2주간 BBDXY는 8.3% 급등한 바 있다. 라보뱅크는 “달러 매도세는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조치에 대한 반응”이라며, “공포가 당분간 진정된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달러 유동성 경색 조짐에 전세계 중앙은행들과 달러 스왑 라인을 확대하고 레포시장에 긴급 자금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자금조달시장 긴장이 빠르게 완화되는 모습이다. 달러-엔 베이시스 스왑 3개월물은 3월초 수준으로 돌아갔고 유로-달러의 경우 플러스로 돌아섰다. 트레이더들은 미국의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와 실업 충격도 달러 하락을 부추기는 재료라고 설명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3월 ADP 취업자수는 최대 35만명 감소가 예상되며, 3월 실업률은 5%까지 치솟을 수 있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최고 650만명이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팬데믹 악화시 위험 선호가 후퇴하면서 달러 수요가 되살아날 수도 있다고 노무라는 주장했다. 주식시장의 경우 “반등이 당연해 보이지만, 약세장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며, 특히 해고가 늘고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최근의 긍정적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또 분기말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리밸런싱과 자금압박 우려 재개 가능성에 자산간 변동이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

美 V자 반등?
코로나19 관련 규제 해제 이후 미국 경제의 강한 반등 가능성에 두 명의 연은총재가 자신감을 보였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이것은 공중 보건 위기”로 전형적인 경기 침체와는 매우 다르다고 주장했다. 현지시간 금요일 “미국 경제는 반등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만큼 일부 부족 문제가 그렇게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 역시 낙관적 견해를 제시했다. “이 위기에 들어서기 전 미국 경제는 강했다. 이 위기가 끝나면 매우 강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까지 낮추고 수천억 달러의 유동성을 크레딧 시장에 쏟아부었다. 두 사람 모두 중앙은행이 여전히 실물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2분기 미국 경제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2분기에 미국 실업률이 30%로 치솟고 GDP가 절반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플란은 2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20%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실업률은 10% 초중반대에서 피크에 도달한 후 연말까지 7%-8%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바이러스 위기에 얼마나 많은 영세업체가 살아남을지, 또 소비자가 얼마나 지출을 크게 늘릴지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은, 연준 통화스왑 외화대출
한국은행이 미 연준과의 통화스왑 자금을 활용해 첫번째 경쟁입찰 방식으로 120억 달러 규모의 외화대출을 공급한다. 입찰은 3월 31일 오전 10시~10시 30분에 복수가격방식으로 진행되며, 입찰금액은 각각 7일물 20억 달러, 84일물 100억 달러로 결제일은 4월 2일이다. 최소응찰금액은 100만 달러이며, 최대 응찰금액은 7일물은 3억 달러, 84일물은 15억 달러다. 최저 응찰금리는 OIS 금리+25bp 수준으로 송대근 한은 외환시장팀장은 “미국과의 통화스왑을 맺은 국가 대부분이 최저응찰금리를 OIS+25bp로 해서 7일물과 84일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3개월물 이내 스왑 거래가 많다는 점, 최근 짧은 만기 수요가 있다는 것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도 외화자금사정 등을 감안하여 추가 입찰 계획이다. 미 연준과의 통화스왑 계약은 총 600억 달러로 계약 종료일은 9월 30일이다. 한은은 이번 입출규모가 무역금융, 단기자금수요 등 최근 외화자금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였으며 현재 시장 수요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달러 자금 공급을 통한 외화자금시장의 수급불균형 완화 및 시장 변 동성 축소 등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가전쟁…캐나다 인하
사우디가 현지시간 금요일 감산이나 OPEC+ 연합 확대관련해 러시아와 전혀 접촉하고 있지 않다며 유가 전쟁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국제유가(WTI)는 한때 7% 이상 하락하며 이틀째 급락을 이어갔다. 앞서 러시아 석유차관은 OPEC+만으로는 시장의 균형을 재조정 할 수 없다며 훨씬 많은 국가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간 분쟁은 다윈식 적자생존방식을 부추겨 미국 셰일 생산업체를 포함해 경쟁자와 동맹국이 사업을 포기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한편 캐나다중앙은행(BOC)이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0.25%로 50bp 낮췄다. 3월들어서만 벌써 세번째 인하로, 총 150bp를 내려 이제 실효하한 수준이다. 새로운 CP 매입 프로그램도 함께 발표했다. 최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급증하는 등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캐나다 경제는 역사상 최악의 갑작스런 위축을 향하고 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 경제는 유가마저 붕괴하며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긴급 인하 발표후 캐나다달러는 미달러 대비 1% 가량 하락했다. 폴로즈 BOC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는 피하고 싶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BOC가 여전히 충분한 정책수단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간과 UBS ‘EM채권 저가매수’
신흥시장(EM) 전반에 걸쳐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JP모간과 UBS 등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 JPMorgan Asset Management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Diana Amoa는 EM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각국 정부 당국이 역사적인 부양책에 나서면서 장기 투자자들이 싸게 이들 자산을 쓸어담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BB와 BBB 등급 채권과 특히 남미가 가격면에서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사우디-러시아 유가 전쟁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UBS Global Wealth Management 역시 개도국 채권으로 눈을 돌렸다. EM자산배분 책임자인 Michael Bolliger는 코로나19 확산이 피크를 지나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찾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반등할 자산 중에 EM 채권도 포함될 것으로 자신했다. “경기침체에 들어서면 대개 채권이 최고의 위험-보상을 제공한다”며, “6개월이나 12개월 후 뒤를 돌아보면 이같은 포지션에서 수익을 거둘 확률이 확실히 높다”고 주장했다.

— 기사 문의: 서은경(뉴욕) 기자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