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친 채권시장, 터키 1000%

지난주 연준의 점도표 변경에 이어 연준이사로 지명된 스티븐 무어가 연준이 당장 경로를 바꿔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트레이더들이 연내 금리 인하 베팅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35%를 터치하며 2017년 12월래 저점을 경신했고, 독일 분트 금리는 마이너스 폭이 깊어지며 심지어 일본국채보다 낮아졌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2019년 말까지 30bp 넘게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적어도 1차례 금리 인하는 물론 추가 인하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Futures First는 채권시장이 ‘‘미쳤다”고 진단했다.
드라기 ECB 총재가 완화적 정책 기조의 필요성을 강조한 후 투자자들이 경기 우려에 휩싸이며 안전자산으로 몰리자 뉴욕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지난주 미국 원유공급이 예상과 달리 급증한 것으로 나오면서 유가(WTI)가 최대 1.9% 가량 급락하며 에너지 업종도 약세를 나타냈다. 터키가 선거를 앞두고 리라화 방어에 나섰다가 오히려 금융시장 패닉을 초래하면서 EM 통화 중 취약한 아르헨티나 페소와 브라질 헤알마저 급락했다.
메이 총리가 보수당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조건으로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약속하자, 보리스 존슨 등 일부 강경파가 지지로 돌아섰다. 파운드는 최대 반빅 가량 올랐으나,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정부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힘을 잃었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시한 연기는 승인했지만, ‘의향투표’서 2차 국민투표 등 브렉시트 플랜B로 제시된 모든 옵션을 부결했다. 버커우 하원의장은 월요일 추가투표를 예고하면서 메이가 이번주 재상정하려는 합의안에 대해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채권시장 베팅 ‘연준 올해 금리 1번 이상 내린다’

트레이더들이 연내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높이고 있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몰리며 미국채 가격이 급등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다음 금리 움직임은 인하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깜짝 발표를 하면서 글로벌 채권 랠리를 부추겼다. 2016년 이래 처음으로 분트채가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되면서 벤치마크 채권 금리는 추가 하락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연초 이후 유지된 레인지 하단을 돌파하자 크레디아그리콜은 투자자들에게 현재 추세와 싸우지 말라고 조언했다. 머니마켓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동결 방침 시사에도 연준이 결국 경로를 바꾸어 완화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믿고 있다. 2020년 1월 만기 연방기금 선물 내재금리는 화요일 2.14%에서 2.09%로 하락했다.

터키 당국 조치에도 리라 하락

터키 당국이 외국계 은행의 리라 매도 및 캐리트레이드 청산을 거의 불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터키리라는 3일만에 하락세를 재개해 한때 2% 넘게 빠졌다. 역외 오버나이트 스왑금리가 사흘 사이에 40배나 뛰어 1000% 위로 치솟았고, 5년물 CDS가 9월래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터키 증시는 2016년 7월래 최대폭인 5.7% 급락해 올해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으며, 2년물 국채금리는 20%로 점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신임투표가 될 수 있는 3월 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키는 리라 유동성을 타이트하게 만들어 외국 자본이 거의 드나들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리라 방어에 나섰다. 일부 외국계 은행은 화요일 터키내 거래상대방을 찾지 못해 리라 스왑 거래를 마무리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국내 은행들은 리라 약세에 베팅하고 싶어하는 외국계 펀드매니저에게 유동성을 제공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글로벌 채권 랠리에 센추리 본드마저 인기

‘일본화(Japanification)’ 현상인지, 안전자산으로의 도피인지, 연준의 ‘뉴노멀’에 대한 베팅 때문인지는 상관없다. 채권시장 강세론자들이 일부 선진국 채권시장에서 가장 악명높은 구석까지 달려가고 있다. 금리 리스크가 가득한 만기 100년인 센추리본드가 갑자기 인기를 끌었다. 글로벌 투자등급 및 하이일드 채권 시장의 시가총액이 지난 3주만에 55조 달러로 거의 1.6조 달러나 급증하고, 채권지수는 사상최고로 향하고 있다.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주 글로벌 리스크가 경제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정책 긴축을 기다릴 수 있다고 말하면서 로플레이션(lowflation) 기대를 부채질했다. Medley Global Advisors는 “마이너스 금리는 저성장과 부진한 인플레이션을 반영한다”며, 마이너스 금리는 그같은 환경을 예측하는데 상대적으로 일관성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 경고 ‘반도체 랠리 과도하다’

반도체 주가가 사상최고 수준에 근접하자 모간스탠리는 2019년 하반기에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거시경제지표나 고객 및 기업들과의 대화에서 우리는 아직도 약세 신호를 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반등 기대를 뒷받침할만한 것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월 저점에서 28% 올랐으며, 지난주 사상 최고 부근에서 거래됐다. 그 후 5% 가량 하락했다. 번스타인 역시 2019년 주가 움직임이 지나치다고 판단하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애널로그 디바이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모두 하향조정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2019년 후반쯤 메모리 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DRAM 메모리칩 비중이 2018년 매출의 70%를 차지한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는 지난주 수요침체에 대응해 생산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협상, 위안화 빅딜 나올까?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중국 위안화에 대한 빅딜은 기대하지 말라고 애널리스트들이 권고한다. 중국이 위안화의 경쟁적 평가 절하를 피하겠다는 기존의 다자 협약을 넘어설지 의문인데다 불투명한 중국 경제에서 어떻게 환율 관련 약속이 이행될 수 있을지도 회의적이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막강한” 환율 협정에 대한 기대를 촉발했지만, 이강 PBOC 총재를 비롯한 중국 당국자들은 일방적인 딜은 거부하는 모습이다. 중국 위안화는 작년 5% 넘게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2.3% 가량 반등했기 때문에 중국이 크게 양보해야할 상황은 아니다. FXTM은 양국이 환율 조항 합의시 위안화가 최대 5% 강세를 보일 수 있으며, 신흥시장과 중국 증시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