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무역협상 장기화? 메이의 도박

금요일 베이징에서 미-중 무역정책 대표들이 본격적 협상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커들로 백악관 고문이 중국과의 협상을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지속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언하자 시장이 잠시 주춤했으나, 긍정적 신호도 나오면서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0.3%대 상승으로 마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아시아장서 2.34%가 뚫리며 15개월래 저점을 경신했지만 연준 금리 인하 기대 베팅이 과도하다는 지적 속에 반등했다. 미국채 3개월-10년물 금리 스프레드 역전은 5거래일째 이어졌고, ‘단기 포워드 스프레드’ 역시 역전되면서 경기 침체 리스크가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매우 좋은 상태라며 불황 임박설을 일축했다. 미국 4분기 GDP 하향조정에도 달러지수(BBDXY)는 고점을 높이며 G-10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파운드는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합의안 중 미래 관계 부분은 제외한 채 EU 탈퇴 협정만 금요일 의회 표결에 상정하기로 하면서 1% 넘게 하락했다. 3월 29일은 당초 브렉시트 예정일이었으나,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RBNZ 총재가 이번주 완화 바이어스는 5월 금리 결정을 앞두고 새로운 통화정책위원회(MPC)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뉴질랜드달러가 낙폭을 확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커들로, ‘미-중 무역협상 시간 더 걸려도 좋다…결과가 중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 기업을 위해 시장 접근성과 지적재산권 정책을 확실히 개선하도록 하는 무역합의를 타결하기 위해 협상을 수주 또는 수개월 계속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커들로가 말했다. “시간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는 정책과 이행에 달려 있다”며, “몇주 또는 몇달이 더 걸린다 해도 좋다.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미국에게 효과가 있는 훌륭한 딜을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주요 관심사다”고 강조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단은 금요일 베이징에서 본격 대화에 나서며, 다음주에는 류허 부총리가 워싱턴으로 날아와 트럼프 대통령를 만난다. 미국은 중국이 합의를 통해 약속한 개혁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정기적 회의를 제안했고, 중국이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일방적으로 중국측 보복 위협 없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원하고 있다. WSJ은 중국이 클라우딩 컴퓨터 시장 개방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스 ‘경제 좋다’…클라리다 ‘글로벌 리스크 무시 못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일드커브와 관련해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투자자의 견해를 반영할 수도 있다며 “여전히 최고의 베팅은 성장이 계속될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연준이 동결기조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며, “이같은 위험이 존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은 상황에서, 우리는 향후 회의에서 정책금리에 어떤 조정이 필요할지 판단하는데 있어 인내심을 갖고 데이터에 의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이 브렉시트, 글로벌 성장 전망의 급격한 둔화, 무역 긴장 등으로 인한 위협에 주목하고 있다며, 연준은 부정적인 경제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필요한 정책 수단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준의 기준금리가 중립수준 “부근”이라고 진단했다.

터키중앙은행 시장 달래기…리라는 더 빠져

지난해 정권을 잡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첫번째 신임투표가 될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키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지자 터키중앙은행이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터키중앙은행은 목요일 국영통신사를 통해 순 외환보유고가 286억 달러로 지난주 24억 달러 늘어났다는 이례적 발표를 했다. 중앙은행 자료를 토대로 블룸버그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앞서 3주 동안 외환보유고는 90억 달러 이상 줄었다. 투자자들은 터키 당국이 3월 31일 투표를 앞두고 외환보유고를 통해 리라화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추측했다. 터키 중앙은행 총재는 “외환보유고 강화 정책을 단호히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리라는 달러 대비 4% 가량 하락했다. 터키 채권 또한 매도가 이어져 2년만기 금리가 21.21%로 76bp 급등했다. 그러나 한때 1000% 넘게 치솟았던 역외 오버나이트 스왑 금리는 25%로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또 유가 불평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한 비판을 재개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OPEC이 원유 흐름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 시장은 취약하며, 유가가 너무 높아지고 있다. 땡큐!”라고 말했다. 벌써 올해 들어 두번째로 트위터를 통해 OPEC에 현재의 감산 정책을 후퇴하라는 압력을 가한 것이다. 트럼프의 공격에 사우디가 정책을 바꿨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현재까지 OPEC이 그의 주장을 무시하고 있다. RS 에너지는 “트럼프 트윗이 요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듯 보인다”며 “현재 사우디는 섣불리 올해 감산을 중단하려는 조짐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개입의 힘이 약해지면서 언어 선택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7월만 해도 OPEC에게 “지금 유가를 내려라(REDUCE PRICES NOW)”라며 대문자로 명령조로 요구했지만, 올해 트위터에선 “부탁이다(please)”와 “고맙다(thank you)”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유가(WTI)는 한때 2% 가량 급락했으나 낙폭을 모두 반납했다.

美 성장률 3% 달성 가능할까?

작년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율 2.2%로, 잠정치 2.6%와 시장예상치 2.3%를 하회했다. 3분기 성장률 3.4%에서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소비와 정부지출이 하향조정되면서, 사상최장기에 육박한 경기팽창이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지출 증가율은 2.5%로 하향조정되며 역시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국 경제 성적이 더 부진하게 나오자 경기 우려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유럽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대외 상황 역시 좋지 않다. 파월 연준의장이 이달 경제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했지만, 연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연내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이미 주택시장과 제조업 분야는 여러 지표가 냉각 신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은 1분기 GDP 성장률이 1.5%로 2년래 가장 둔화된 속도를 예상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3% 연간 성장률 목표 달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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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