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킹달러, GDP쇼크, 아르헨티나

연준의 긴축 중단에도 ‘킹 달러’는 죽지 않았다. 글로벌 성장 둔화에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마저 비둘기파적으로 선회하면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이 주목을 받으며 달러지수(BBDXY)는 이틀 연속 큰폭으로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다. 유로는 프랑스와 독일의 주요 심리지수 악화로 2017년 6월래 저점으로 밀렸고, 캐나다달러는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에서 물러남에 따라 1월래 최약세 수준으로 후퇴했다. 아르헨티나는 전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등 대선을 앞두고 정치불확실성이 불거지며 페소가 사상최저로 내려서고 CDS가 1,000bp를 넘어섰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채 금리는 글로벌 시장을 따라 전 구간에 걸쳐 3-5bp 가량 하락했다. 
전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운 미국 증시는 소폭 후퇴하며 숨고르기에 들어섰다. 분기 실적을 발표한 AT&T와 캐터필러는 하락한 반면 보잉은 737 맥스 항공기 사태로 올해 실적 전망마저 포기했지만 CEO의 낙관적 견해에 상승했다. 쉐브론이 인수에 나선 애너다코는 옥시덴털로부터도 러브콜을 받아 10% 넘게 급등했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내놓은 반면 테슬라는 손실을 기록했다. Stoxx Europe 600 지수는 2017년 이후 최장기인 8거래일 연속 랠리를 접고 0.1% 가량 하락했다. 일본은행은 오늘 금정위에서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물가와 성장 전망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3% 감소해 2017년 4분기(-0.2%)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충격속 2008년 4분기에 -3.3%를 경험한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블룸버그 설문에서는 +0.3%를 예상했었다. 트럼프와의 북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외교적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여 한반도 정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북한은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 훈련을 비판하며 “그에 상응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불가피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프랑스와 독일 심리 악화…분트채 마이너스

유로존 두 경제대국의 주요 심리지수가 예상과 달리 악화되면서 오랫동안 기대해온 경기 회복이 아직 멀리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보호주의적 무역정책과 글로벌 수요 약화에 제조업이 흔들리면서 독일 경기부진을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노란조끼’ 시위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었다. 유로존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4개월래 최저로 하락했다. 독일 IFO 기업환경지수는 4월 99.2로 예상치와 이전치를 모두 하회했다. IFO 현재평가와 예상 지수 역시 하락했다. 프랑스에서는 4월 제조업 기대지수가 2016년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지표 부진에 유로존 벤치마크인 분트 10년물 금리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예상보다 가파른 경기둔화와 가라앉은 인플레이션으로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오래 더 낮게 유지할 것이란 베팅이 늘면서 유로존 국채 금리는 올해 급락했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항복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기준금리를 4차례 정책회의 연속 1.75%에 동결하고, 성명문에서 2017년 말 이후 강조했던 향후 인상에 대한 문구를 삭제했다. 글로벌 경기둔화에서 부동산 및 에너지 분야 부진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경제가 지난 6개월간 거의 멈춰섰다고 지적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1.5%보다 낮은 1.2%로 제시했다. 성명문 문구 삭제에 긴축 기조를 포기했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폴로즈 BOC 총재는 자체 전망이 맞다면 금리는 내려가기보다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지나친 인하 기대를 막는 모습이다. 시장은 대체로 이같은 기조 변화를 예상해왔으며, 연내 더이상 인상이 없다고 보고 인하 가능성 역시 약간 가격에 반영했다.

미국 병주고 약주고

이번주 미국이 원유시장에 병주고 약주고 하는 모습이다. 미국 원유 재고가 크게 늘면서 글로벌 공급이 얼마나 타이트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뉴욕서 WTI 선물 가격이 저항에 부딪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제재 강화 의지를 밝힌 후 유가를 10월래 고점으로 끌어 올린 2일간의 랠리가 멈추고 WTI는 최대 1% 하락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원유재고는 지난주 548만 배럴이 급증해 블룸버그 설문 추정치 상단마저 넘어섰다. 미국 원유공급은 지난 5주 중 4주간 증가했다. 주간 EIA 데이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는 것은 위험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그 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Tortoise는 지적했다. 시장이 지정학적 불확실성, 특히 OPEC이 어떻게 행동할지 이해하려 애쓰고 있으며, 이는 향후 몇달간 주간 숫자보다 유가 움직임에 더 큰 동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렉시트 연기에 살아난 영국 회사채 발행

브렉시트 연기에 시장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영국 기업들의 4월 파운드 채권 발행이 올해 1분기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마켓 체인점인 테스코는 수요일 4억 파운드(5억1700만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 나섰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테스코를 더할 경우 부활절 연휴에도 불구하고 4월 파운드 회사채 발행액이 15억 파운드로, 1분기 14.5억 파운드를 상회한다. 의류 소매업체인 넥스트, 요크셔 워터, 주류업체 디아지오 역시 이달 채권을 발행했다. 메이 총리가 영국의 EU 탈퇴 시한을 10월 말까지 연기하는데 동의한 정치적 결정이 도움을 줬다. 올해초 기존의 탈퇴 시한을 앞두고 영국의 무역 관계와 경제 전망 불확실성에 기업들은 자금 조달과 투자를 미뤘다.

리라에 발묶인 터키 중앙은행

터키는 수주에 걸친 정치 혼란과 리라화 불안에 금리 인하를 다음 분기까지 미룰 듯 하다. 리라가 4월 EM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보이고 있는데다 지방선거 이후 정치적 긴장이 여전히 고조된 상태에서 터키중앙은행은 목요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금리 인하는 6월 이후에나 가능해 보인다. 불과 한 달 전만해도 전문가들은 이번 분기에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측했었다. 외환보유고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지정학적 리스크 및 유가 불안에도 불구하고 이달 터키 중앙은행은 1주일 레포입찰을 재개했다. 3월 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리라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실시한 깜짝 통화 긴축을 사실상 되돌린 셈이다.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먼저 확실한 인플레이션 둔화를 기다리겠다고 약속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에 대해 4월 30일 분기 인플레이션 브리핑에서 밝힐 것으로 보인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