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6월 동시인하? 침착한 파월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과 유럽중앙은행, 영란은행이 어쩌면 모두 6월에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 우려와 달리 연준이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75bp로 유지하고, 파월 연준의장이 최근의 물가 불안에도 침착한 모습을 보이자 트레이더들은 6월 인하 베팅을 확률 69% 정도로 높였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9bp 급락했고,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 역시 0.4% 가까이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반등해 S&P 500 지수가 5200선을 넘어 신기록을 다시 썼다. Independent Advisor Alliance의 Chris Zaccarelli는 파월 기자회견에 대해 “무소식이 희소식”이었다며, 연준이 강세장을 방해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닛케이 신문의 보도가 전해진 가운데 달러-엔 환율이 현지시간 수요일 뉴욕장 오후 한때 반락을 시도했다. BOJ가 이번주 마이너스 금리 체제에서 벗어났지만 다른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가 여전히 상당하다는 지적 속에 달러-엔 환율은 7거래일 연속 올라 151선을 넘어섰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6번째 연속 50bp 인하하고, 앞으로 한번 더 50bp 인하를 예고했다. 한편 미국의 최대 컴퓨터 메모리칩 생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는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수요 덕분에 이번 분기 매출이 64억-68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시간외 거래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한때 15% 넘게 급등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올해 3차례 금리 인하 전망 유지…내년은 3번 인하로 줄여

연준위원들이 올해 25bp씩 3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리겠다는 전망을 유지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내년 인하 전망치는 작년 12월 제시했던 4회에서 3회로 조정했다. 연준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2001년 이래 가장 높은 5.25~5.5%로 5회 연속 동결했다.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해 점도표 중앙값 기준 올해 총 75bp 인하로 4.6%를 예상했고, 2025년 전망치는 기존 3.6%에서 3.9%로, 2026년은 2.9%에서 3.1%로 높였다. 올해 근원 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서에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있어 리스크가 보다 나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지속가능하게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좀더 강해질 때까지 금리 인하는 적절치 않다는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파월 ‘올해 어느 시점에 금리 인하’ 

파월 연준의장은 “올해 어느 시점에”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말해 최근 뜨거운 물가지표에 연내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를 안심시켰다. 다만 첫 인하가 5월인지 6월인지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1-2월 물가 지표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주진 않았지만 계절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큰 무게를 두지 않으면서도 연준의 인내심이 옳았음을 뒷받침해준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우리가 물가에 대한 확신을 달성해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사람들의 견해인 듯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양적긴축과 관련해 조만간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같은 조치는 2019년처럼 머니마켓이 대혼란을 겪지 않도록 순탄한 적응을 도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해서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이 예정보다 일찍 종료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CreditSights의 Zachary Griffiths는 “올해 점도표에 변화가 없어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비둘기파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6월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이번 연준의 금리 및 경제 수정 전망에서 중립금리가 높아졌다고 믿는 연준위원들이 늘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Evercore의 Krishna Guha는 연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순간 얼른 금리를 내리고 싶어한다며, 6월부터 올해 3차례 인하가 유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Carson Group의 Sonu Varghese는 “꽤 비둘기파적”이었다며,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약간 올렸음에도 올 3차례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ING는 경기 연착륙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연준이 6월부터 연말까지 총 125bp 인하를 단행하고 내년엔 100bp 인하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인플레이션 3.4%, 2년 반만에 최저…BOE 6월 인하 베팅

영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비 3.4%로 시장 예상치 3.5%를 하회하며 2021년 9월래 최저치로 후퇴했다. 근원 CPI 상승률 역시 4.5%로 2년여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란은행(BOE)이 당장 이번주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6년래 최고치인 5.25%에서 내리진 않겠지만 완화 시작 시점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왑시장에서는 6월 인하 확률을 50% 정도로 보고 있고, 연말까지 25bp씩 거의 3차례 인하 기대를 가격에 반영했다. 파운드는 달러 대비 한때 0.3% 밀렸고, 길트채 2년물 금리는 6bp 가량 하락했다.

제레미 헌트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이 BOE의 목표에 가까워지면 BOE가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문이 열린다”며, “이는 모기지 금리를 낮추고 매우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수요일 말했다. 리시 수낙 총리는 전일 헌트가 가능성을 제기한 10월 선거에서 보수당이 되살아난 노동당에 맞서 힘든 싸움을 시작하기 전에 유권자들이 안도감을 느낄 정도로 충분히 이른 시기에 BOE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올 봄이면 2%를 하회할 수 있어 BOE가 6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간자산운용의 Zara Nokes는 BOE가 CPI 상승률 둔화를반기겠지만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엔 아직 확신이 부족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ECB 라가르드 ‘6월 인하할 수 있지만 추가 인하는 약속 못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오는 6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후 추가 인하는 약속할 수 없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프랑크푸르트 컨퍼런스에서 말했다. 그는 “정책 결정과 관련된 지표에 관해 4월에는 약간 더, 6월에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다만 그 이후에는 통화 정책 경로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결정은 지표 의존적으로 회의 때마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는 대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는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 하더라도 이후에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확정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향후 나올 임금과 생산성, 기업 이익마진 등의 수치가 “기저 인플레이션 경로와 ECB의 전망 간에 충분한 일치를 보여줄 경우, 통화정책 파급경로가 계속 강하다는 전제 하에 우리는 정책 주기의 되감기로 이동해 정책을 덜 제약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금리 인하 시기가 점점 더 명확해짐에 따라 이제 논쟁의 주제가 ECB의 완화 속도와 최종금리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 등 일부 위원들은 투자자들의 기대대로 올해 일련의 인하 가능성을 제기한 반면, 아직 태도가 모호한 이들도 있다. 루이스 데 귄도스 부총재는 화요일 ECB가 “우리가 보는 지표에 따라”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요일 “필요한 제약적 수준과 기저 인플레이션 및 임금의 진전 속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오랫 동안 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브리엘 마클로프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 역시 신중한 모습이다. 반면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는 “예상보다 강한 통화정책 영향이 유로존 성장 전망에 하방 리스크”라며, “그같은 리스크가 실현되는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라 통화 제약의 정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올 하반기 대부분 ECB의 2% 목표를 하회할 수 있어 연내 125bp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 인텔에 보조금과 대출로 약 200억 달러 지원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인텔에 반도체 공장 확장 지원을 위해 85억 달러의 보조금과 최대 110억 달러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패키지는 애리조나와 오하이오 공장의 최첨단 반도체 대량 생산 등 1000억 달러가 넘는 인텔의 미국내 투자를 지원하게 된다. 또한 그보다 규모가 작은 오레곤과 뉴멕시코 생산시설에서 반도체 장비 연구 개발 및 첨단 패키징 프로젝트도 지원한다고 미 상무부가 현지시간 수요일 발표했다. 인텔은 자본 지출의 25%에 달하는 투자 세금 공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인텔 주가는 뉴욕장 초반 2% 넘게 올랐으나 오후 들어 약세로 돌아섰다.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은 아시아에 치우친 반도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돌리기 위해 390억 달러의 보조금과 750억 달러 상당의 대출 및 보증을 배정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미국이 2020년대 말까지 전 세계 첨단 로직 반도체의 5분의 1을 생산하도록 하겠다며, 인텔의 투자가 그 목표의 핵심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상무부 관료들에 따르면 해당 지원금은 올 연말부터 인텔의 생산 목표 달성 등을 조건으로 순차적으로 지급된다. 앞서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60억 달러 이상, TSMC는 50억 달러 이상 보조금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