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국 물가 고공행진, 100bp 행보, 유로 패리티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9.1%로 예상보다 뜨겁게 나오면서 연준이 정책을 훨씬 더 공격적으로 긴축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강화됐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물가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것이 작동중”이라며 100bp 인상 가능성에도 열려있음을 시사해 투심에 부담을 줬다. 수요일 S&P500 지수는 한때 1.6%까지 하락한 뒤 반등하는가 싶더니 결국 0.5% 내렸다. 미국채는 단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 스왑 시장은 7월 금리 인상 폭으로, 75bp 보다는 1%p 인상을 반영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캐나다중앙은행(BOC)은 기준금리를 100bp 인상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유로-달러 환율은 20년래 처음으로 1:1 패리티 수준에 도달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위험 상승 등을 감안해 패리티 수준을 하회하는 유로의 추가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

JP모간, 모간스탠리 등 미국 대형은행들의 어닝시즌이 이번주 시작된다. 은행권의 분기 트레이딩 수익은 16%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되며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 수입의 증가와 함께 은행 수익을 증가시켜 44% 정도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되는 투자은행 부문의 실적 악화를 상쇄할 전망이다. 연준이 수요일 발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지난 몇 주간 계속 ‘현저한’ 물가 상승이 미국 전역에서 보였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감속하고 있는 조짐도 있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의 6월 CPI, 약 41년만에 최대폭 올라

미국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9.1% 올랐다고 수요일 밝혔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적극적으로 금리인상을 실시하기 위한 결의를 굳힐 가능성이 높지만 경기 성장 흐름을 크게 손상시키는 위험을 수반한다. 블룸버그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중앙값은 8.8% 상승이었고 5월 상승률은 8.6%였다. 전월대비로는 휘발유 가격과 주거비, 식품 비용 등의 상승을 반영해 1.3% 상승해 2005년 이후 가장 큰 상승을 보였다. 지수 발표 이후 S&P500지수는 하락한 반면 미국채는 단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

이번 통계는 물가압력의 기세가 강하고 경제전반에 퍼지면서 실질임금에 한층 더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연준은 이 결과를 받아들여 수요 억제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방향을 유지할 전망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민주당에도 한층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BMO 캐피탈 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Sal Guatieri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지 않고 오히려 가열되고 있다”라고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7월 휘발유 가격의 하락과 보고된 소매 할인이 불길을 진압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임대료의 관성으로 인한 핵심 요금의 광범위한 압력은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을 수 있으며 완고하게 높은 수준을 생각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100bp 인상도 의제 포함 시사

또다시 뜨거운 인플레이션 자료가 나오면서 연준 관리들이 이달 말 역사적인 1%p 금리 인상을 논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6월 물가가 약 41년만에 큰 상승을 보이며 가속화되자 금융당국으로서 “모든 정책행동을 고려하고 있다”는 견해를 기자들에게 보였다. 보스틱 총재는 13일 방문처인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기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의 숫자는 우려해야 할 요소”라면서 “모든 행동이 고려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그런 행동에 100bp 인상하는 방안도 포함되느냐고 묻자 그는 “모두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보스틱 총재는 올해 통화정책 투표권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은 연준이 7월 26-27일 열리는 FOMC에서 아마도 100bp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베팅에 불을 지폈다. 100bp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연준이 1990년대 초반 통화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직접 익일금리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폭 인상이 된다.

JP모간 체이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Michael Feroli는 “연준이 원한다면 그러한 기대치를 100으로 바꿀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7월에 100bp를 인상하고 9월에 75bp를 인상한다면 올해 후반의 성장 전망은 아마도 악화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캐나다중앙은행의 예상을 뛰어넘는 1%p 인상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13일 정책금리를 예상을 뛰어넘는 100bp 올렸다. 이는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캐나다 당국이 그만큼 40년 만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두려움 속에 경기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노력을 크게 앞당겨 강구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준다.

티프 맥클럼 총재는 정책금리를 2.5%로 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고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더 많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설문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중앙값기준 75bp의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이번 인상 발표 후 캐나다 달러는 달러대비 상승폭을 확대했고 캐나다 증시는 하락했으며 2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19bp가량 올랐다. 익일물 스왑거래를 보면 캐나다 중앙은행이 연말까지 정책금리를 3.75%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상 전에는 3.5%로 내다봤다.

유로-달러 환율, 20년래 처음으로 패리티 수준 도달

올해 큰 타격을 입은 유로화가 약 20년만에 처음으로 달러대비 패리티(1:1) 수준에 거래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의한 에너지 공급 불안과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유로권이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급속한 긴축정책이 이어질 전망으로 금리 차이 확대를 의식한 유로 매도세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패리티 수준이 끝이 아니며 유로화의 추가 약세로 이어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로는 수요일 한때 달러대비 0.4% 하락하며 0.9998달러까지 하락했다. 패리티가 깨진 것은 200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6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데다 중국의 봉쇄조치 재도입 우려 등에 아시아증시가 하락하며 리스크 회피심리에 따른 전반적인 달러 강세 분위기도 유로달러를 압박했다.

라보은행의 FX 전략 헤드 Jane Foley는 “유로-달러 환율 패리티 수준 도달은 패리티 하회시 트리거되는 대규모 옵션 보호를 시도했던 일부 시장 참가자들에 의해 잠시 지연됐을 수도 있지만 유로 가치의 추가 하락 근거를 취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향후 하락 여부는 “러시아가 독일로 보내는 가스 흐름과 겨울동안 에너지 배급이 이뤄질지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유로화 하락에 대해 유럽중앙은행(ECB) 정책담당자 일부는 이미 우려를 시사했다. 프랑수아 빌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유로화가 이미 과거 최고수준에 있는 물가를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유로화 환율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CB 대변인은 “ECB가 특정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물가 안정에 대한 책무에 따라 환율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美대형은행 어닝시즌 시작…경제 전망 발표에 관심 집중

JP모간, 모간스탠리, 씨티그룹 등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이번주 실적발표를 한다.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월가의 저명한 경영진들이 갖고 있는 경제 전망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은행권은 연준의 물가대응 금리 인상으로 인해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에 직면해 있다. 이자부과 상품에 대한 수요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차입비용이 상승하고 성장이 둔화되기 때문에 대출 수요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때문에 투자자들은 경제가 전환점에 도달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은행 경영진들의 견해를 통해 단서를 찾고자 한다.

오안다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Ed Moya는 “대형 은행들은 미국의 소비자들과 경제가 대부분의 실적 추정치가 암시하는 것보다 더 빨리 약화되고 있는지에 관해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은 ‘공공의 적 1위’이며 이는 연준이 공격적으로 정책을 긴축하고 미국 경제를 빠르게 침체로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를 계속해서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 6대 은행의 분기 순이자 수입은 약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모기지 및 투자은행 수익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의 “허리케인” 발언 이후 경제 전망에도 관심이 쏠려있다. 은행업종은 올해 최악의 실적을 낸 업종 중 하나로 KBW 은행 지수는 24% 넘게 하락했다.

— 기사 문의: 이경하 기자 klee115@bloomberg.net, 한상임 기자 sihan@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