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둔화부족, 신용여건 악화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견조한 노동시장이 조금씩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작년 한때 9%를 상향 돌파했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역시 2021년 9월래 처음으로 5%대로 후퇴가 예상되지만 5월 FOMC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을 기대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위기다. 게다가 최근 OPEC+ 기습 감산으로 유가가 다시 불안해질 경우 미국내 물가상승 압력을 다시 부추길 위험이 있다. 이번주 나올 3월 FOMC 의사록은 추가 긴축 및 신용 여건에 대한 연준위원들의 견해를 좀더 자세히 보여줄 전망이다. 뉴욕증시는 지난 7일 ‘성금요일’로 휴장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미국에서 회동한데 대한 반발로 중국 인민해방군이 4월 8일에서 10일까지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훈련 이틀째인 9일엔 중국 군용기 70대와 군함 11척이 출동해 무력시위했다. 미-중간 긴장이 한층 고조된 가운데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대용량 전기에너지 저장 장치인 메가팩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고, 갤러거 미하원의원은 미국 기업 중 애플과 월트디즈니 등이 중국과의 “선택적 디커플링”에 따른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중 갈등과 같은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유럽이 보다 전략적인 자주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고용 느린 둔화 

미국 고용 증가세가 여전히 강하지만 속도가 둔화된 반면 실업률이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해 노동시장 열기가 식기를 바라는 연준에게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미국 3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가 23만6000명으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이전 수정치 32만6000명에서 후퇴했다. 실업률은 3.6%에서 3.5%로 내려왔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비 4.2% 증가로 2021년 6월 이후 가장 저조했다. 전월비로는 0.3% 증가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2.6%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은 주로 그동안 일손 부족이 심각했던 헬스케어와 레저, 접객 분야에 집중된 양상으로, 다른 분야는 수요 약화에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팬데믹 기간 경쟁적으로 인력을 늘렸던 테크와 은행 업종에서 시작된 해고 한파가 이제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LH Meyer/Monetary Policy Analytics의 이코노미스트 Derek Tang은 “노동시장이 식고는 있지만 연준이 원하는 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기 때문에 5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지는 않더라도 아직 살아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노동시장 둔화가 느리게 진행되면서 실업률이 FOMC 위원들의 연말 전망치 중앙값 4.5%를 하회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그럴 경우 연준이 5월 이후에도 금리를 두어번 정도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신용여건 악화

미국의 은행 대출이 3월 마지막 2주 사이에 역대 최대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실리콘밸리은행 등 몇몇 은행 실패에 따른 파장 속에 신용 여건이 상당히 타이트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지시간 4월 7일 공개된 연준 자료에 따르면 미국내 상업은행 대출이 3월 29일까지 2주에 걸쳐 거의 1050억 달러 감소했다. 집계가 시작된 1973년 이래 최대 규모다. 마지막 주의 경우 소규모 은행의 대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3월 후반 대출 감소는 광범위하게 나타나 부동산은 물론 상업 및 산업 대출 모두 영향을 받았다. 한편 상업은행의 예금은 3월 29일 마감 주간에 647억 달러 줄었다. 벌써 10주 연속 감소로 주로 대기업 예금이 빠져나갔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신용 여건을 파악하기 위해 연준의 소위 H.8 주간 보고서를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미국내 모든 상업은행의 종합 대차대조표를 담고 있다. 전일 미국은행협회의 신용 여건 지수는 팬데믹 시작 이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이 향후 6개월에 걸쳐 신용 여건 악화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은행들은 앞으로 대출에 보다 신중해질 전망이다.

5월 FOMC 인상 베팅 높이는 채권시장

채권 트레이더들은 최근의 은행 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적어도 현재로서는 회복력을 보임에 따라 연준이 한번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베팅하는 모습이다. 미국채 시장이 7일 ‘성금요일’로 조기 폐장한 가운데 2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6bp 넘게 급등했다. 3월 고용보고서가 5월 25bp 인상을 지지함에 따라 스왑시장은 이제 그 확률을 76% 정도로 가격에 반영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주 발표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릴 전망이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전년비 기준 2월 6%에서 3월 5.1%로 둔화를 예상한 반면 근원 인플레이션은 5.6%으로 상승을 내다봤다. Wisdom Tree Investments의 채권 전략 책임자인 Kevin Flanagan은 이번 인플레이션 지표가 “5월 FOMC 회의 전에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수치로 시장 컨센서스 수준이거나 그보다 강하게 나올 경우 미국채 시장이 도전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TD증권의 Priya Misra는 미국 고용보고서가 전반적으로 견조해 5월 25bp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금리 인하 예상 시점마저 뒤로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왑시장은 연말 연준 기준금리 전망치를 4.18%에서 고용보고서 발표 후 약 4.38%로 높였다.

연준 긴축 막바지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연준의 금리 인상 행진이 이제 그 끝에 다가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확실히 우리는 현재 긴축 주기의 막바지에 있다”며, “추가 움직임이 필요할지 여부는 연준위원들이 아주 마지막 순간까지 판단을 보류할 것”으로 내다봤다. 3월 고용보고서의 경우 1분기 초 미국 경제의 강세를 반영한 수치로 신용 긴축 전망을 감안할 때 현재는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둔화, 구인건수 감소 및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추세적 증가를 지적했다. “신용이 상당히 위축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경기침체 확률이 현재 올라가고 있고, 양면적 리스크가 상당해 연준 앞에 매우 어려운 결정이 놓여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연준이 2021년 시작된 인플레이션 급등을 예측하는데 실패하고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의 몰락을 초래한 은행권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내부 분석 모델을 광범위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M 캐리 트레이드 주목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글로벌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 속에 낮은 금리의 통화로 돈을 빌려 수익률이 높은 신흥시장(EM)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이 다시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이 미국의 둔화에도 개도국, 특히 아시아가 낙관적이라고 예상했듯이 수년만에 처음으로 해당 투자 전략이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분위기다. 달러로 빌린 자금을 EM통화 바스켓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를 추적하는 블룸버그 지수가 올해 들어 5% 가까운 수익률을 거두며 3년 연속 마이너스에서 탈출했다. 특히 지난달 미국에서 촉발된 은행 위기에 대한 공포가 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를 키우면서 선진국 캐리 지수를 앞섰다.

NatWest Markets의 Eimear Daly는 “3월의 금융시장 혼란이 오히려 EM 캐리 트레이드에 불을 지필 수 있다”며, 미국 캐리가 제한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EM 고금리 통화에 다시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진단했다. 씨티그룹 역시 “미국 중심의 경기침체 상황에서 EM FX 수익률이 좋은 편이라 캐리 전략이 다시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며, “EM 채권과 주식은 여전히 어려워 EM FX가 더 나은 은신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GAMA Asset Management는 대부분의 EM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린데다 연준보다 먼저 시작하고 더 많이 올린 곳도 많다고 지적하고, 캐리 트레이드 타겟으로 브라질, 멕시코, 인도, 체코, 폴란드 등을 추천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