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고용 서프라이즈, 연준여유

(블룸버그) — 미국 ADP 집계 민간 고용이 1월 17만4000명 증가해 예상치 7만명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노동시장이 점진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금요일 발표될 월간 고용보고서의 경우 1월 비농업부문과 민간부문 고용은 시장 전망치가 높아져 각각 10만, 11만8000명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개선세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 부양책을 추진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채 5년-30년 금리 스프레드가 한때 146bp를 넘어서며 2016년 2월래 최대폭을 기록했다. 미 재무부가 다음주 분기 리펀딩 입찰에서 장기물 규모를 늘리지 않았지만, 팬데믹 구제책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스티프닝을 이끈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기술주 하락에 S&P 500 지수가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공매도 전쟁으로 유명해진 게임스탑은 이틀 연속 폭락을 딛고 반등을 시도했다. 최고기술책임자 등 3명의 신임 경영진을 발표한뒤 한때 26%까지 급등했으나 모멘텀을 유지하지 못하고 2.7% 상승으로 마감했다.옐런 미 재무장관은 최근 시장 변동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증권거래위원회와 연준 등 금융 규제당국을 소환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최근 게임스탑의 폭등으로 부각된 미국 증시의 주가 상승이 금융안정 우려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고 진단하고, 연준이 서둘러 대규모 채권 매입 속도를 둔화시킬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올 4분기면 실업률이 약 4.5%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치솟더라도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며 당분간 현재의 정책 경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바이든 부양책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 수요일 민주당 하원의원들에게 자신이 제안한 일인당 1400달러의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수급 자격을 보다 깐깐하게 바꿀 의향은 있지만 금액 자체를 깎는 것은 자신의 공약을 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액수 만큼은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셈이라고 관계자가 전했다. 상원 민주당 지도부는 이후 “크고 과감한” 구제 패키지를 추진하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9조 달러의 바이든 부양책에 대해 “우리는 꾸물거릴 수도, 지연할 수도, 희석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일인당 연소득 기준 4만 달러 이하의 저소득층에게 1000달러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이 공화당과 협력할 마음은 있지만 민주당 단독 처리를 주장해온 보좌진들과 발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든의 부양책 내용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단 한명의 공화당원”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채 분기 리펀딩

미 재무부는 분기 리펀딩 규모를 사상최대치인 1260억 달러로 정했지만 장기물 입찰의 경우 11월 수준을 유지했다. 이미 지난 세 분기에 걸쳐 리펀딩 규모를 늘려온 데다가 정부의 현금잔고가 거의 기록적 수준인 상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1.9조 달러의 재정 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에 일단 장기물 쪽은 건들지 않았다. 우선 현지시간 2월 9일 3년만기 미국채를 580억 달러 발행한다. 1월과 동일하지만 지난 11월에 비해서는 40억 달러 늘었다. 10일엔 10년물 410억 달러, 11일엔 30년물 270억 달러가 발행된다. 두 장기물 모두 지난 분기와 규모가 같다. 재무부는 지난 11월 설명한대로 올해 물가채 발행 물량을 늘렸다. 또한 지난해 팬데믹 관련 지출 때문에 급증했던 단기 재정증권 발행은 역사적인 정상 수준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유로존 마이너스 물가 탈출

유로존 1월 소비자 물가상승률(CPI)이 전년비 0.9%로 예상치 0.6%를 상회했다. 6개월만에 처음 플러스로 돌아선 것으로 일시적 요인에 따른 현상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에게는 현 통화정책의 경로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희소식이 될 수 있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로 5년여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인플레이션 상승은 경제 펀더멘털 개선 보다는 감세 혜택 종료와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 크다. 지난해 팬데믹 위기 속에 전례없는 통화 부양책이 동원되었지만 유로존 경제 전망은 여전히 우울한 상태다. ING의 선임 유로존 이코노미스트 Bert Colijn은 “현재 일시적 요인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ECB가 경계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임금 증가세가 약해지고 올해 실업률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물가 목표 수준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다”고 진단했다.

유로존은 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올 초부터 엄격한 봉쇄조치로 경제활동이 심하게 위축되어 있어 더블딥 침체로 향하는 양상이다. Isabel Schnabel ECB 집행이사는 단기적 물가 급등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오판해서는 안된다며 경고하고, 앞으로도 수개월 동안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CB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중기적으로 2% 약간 아래로, 2023년이 되어도 평균 1.4%에 불과할 것으로 ECB는 내다봤다. Standard Bank의 Steven Barrow는 CPI 데이터가 ECB 정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판단 속에 유로에 별 도움이 안되었다며, 유로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드라기의 귀환

이탈리아 시장이 드디어 구세주를 찾은 모습이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차기 총리직을 수락하기로 하면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대 11bp 가까이 하락해 분트와의 스프레드를 2016년래 최소 수준으로 좁혔다. FTSE MIB 주가 지수는 은행주를 중심으로 한때 3% 넘게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드라기가 연정 붕괴로 어수선한 정국 불안을 타개하고 유럽연합(EU) 기금을 활용해 코로나19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NatWest Markets의 Imogen Bachra는 드라기가 시장에 매우 잘 알려진 인물이라며 “그는 EU와 EU 회복기금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시장이 안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Danske Bankd의 Piet Christiansen은 드라기가 그동안 맡은 일을 잘 해냈다며, 이탈리아 총리로서도 가능성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Mizuho International은 이탈리아-분트 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현재 103bp에서 올 하반기에 85bp까지 축소될 전망이라며, “드라기가 워낙 유명하고 존경을 받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신뢰를 안겨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中 앤트그룹 지주회사 전환

앤트그룹이 중국 규제당국과 구조조정안에 합의하고, 마윈의 핀테크 기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해 은행과 유사한 자본조건을 갖추기로 했다. 앤트의 초기 구상은 금융 관련 사업만 지주회사에 편입시키는 것이었으나, 결국 블록체인과 음식 배달 등 테크 서비스를 포함해 모든 비즈니스를 하나의 지주회사 아래에 두기로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공식 발표는 다음주 춘절 이전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해당 보도가 전해진 뒤 앤트 지분 약 3분의 1을 보유한 알리바바그룹홀딩의 주가는 수요일 홍콩 거래에서 반등해 0.4% 상승으로 마감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앤트가 일부 사업을 분사해야 할 수도 있다고 추측했지만 현재 그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Jefferies Financial Group의 Shujin Chen은 진단했다.

이번 지주회사 전환 결정으로 앤트그룹은 중국 최대 핀테크 기업이자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스타트업 중 하나로 부상할 수 있었던 공격적 사업확장의 속도를 늦춰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앤트그룹은 지난 11월 당국의 저지에 의해 갑작스럽게 중단됐던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여전히 모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하지만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당국이 IPO를 언제쯤 승인해줄지 아직 알 수 없다. 중국 규제당국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선 기업들을 상대로 자본 규제 등 각종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제도는 지난 9월에서야 기본틀이 도입됐으며, 아직도 많은 구체적 사항들이 미비한 상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