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 고용충격, 中 기싸움

중국 2월 수출 급감에 이어 기대했던 미국 고용마저 충격에 휩싸이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한 주동안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과 ECB를 비롯한 여러 중앙은행들의 비둘기파적 선회가 이어지며 경기 비관론이 투심을 지배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지난 12월 가장 어두웠던 시기 이후 주간 기준 최대 하락을 기록했고, S&P 500 지수는 5거래일 연속 밀리며 일주일간 2.2% 하락했다. 종종 시장의 조기 경보 신호로 여겨져온 다우존스 운송평균지수는 11거래일 연속 추락해 47년래 최장기 하락행진을 기록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또 내려가 2.6%선에 바짝 다가서며 일부 채권펀드에서는 심지어 연준의 양적완화 가능성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 관련 주요 이슈에 대해 대체로 합의에 이르렀다고 인정하면서도, 이행 메커니즘의 ‘양방향’ 원칙을 강조하고 일방적 환율 양보는 피하는 등 막판 기싸움을 벌이는 분위기다. 브렉시트 결말이 여전히 안개 속인 가운데 화요일 의회 표결을 앞두고 메이 총리 사임 압력이 높아지며 파운드는 8거래일째 밀리고 있다. 북한미사일 발사장 복구 동향과 관련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추측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는 정확히 그들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눈한번 깜빡이지 않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美 고용 충격미국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가 2월 2만명으로 1월 수정치 31만 1000명에서 크게 추락했다. 이는 대형 허리케인이 강타했던 2017년 9월래 최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는 18만명이었다. 미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고용 엔진이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3.4%로 전월치와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실업률은 3.8%로 거의 50년래 저점 부근으로 하락했다. 임금 상승세가 가팔라졌지만 고용 증가폭이 크게 꺾이면서 12월 소매판매 침체에 이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 경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될 수 있다. 글로벌 성장 둔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등 재정부양책 효과가 사라지면서 이코노미스트들은 고용 증가세가 올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파월 등 연준인사들, 3월 동결 시사

연준에서 진행 중인 정책 기조 변화에 이달 말 발표될 경제전망과 더불어 연준의 장기 전략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파월 연준의장과 클라리다 부의장, 브레이너드 연준이사, 윌리엄스 뉴욕연은총재 모두 최근 발언에서 3월 19일-20일 FOMC 회의는 물론 아마도 그 후로도 당분간 정책금리를 2.25%~2.5% 범위로 동결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파월은 “전망에 있어서 그 무엇도 즉각적 정책 대응을 요구하지 않는데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잠잠해 FOMC는 정책 기조 변경을 고려하는데 있어서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자는 접근방식을 채택했다”고 금요일 연설에서 말했다. 3월 금리 동결은 선물시장에서 완전히 가격에 반영된 상태다. 미국 경제는 사실 완전 고용 및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에 가까이 와 있다. 그럼에도 연준 관료들은 글로벌 경제 둔화와 브렉시트 등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을 포함해 전망에 있어서 리스크 요인을 지적하며 당분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미-중 밀고 당기기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의 이행 메커니즘은 “양방향이어야 하며, 공정하고 평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 PBOC 총재는 양측이 통화의 경쟁적 평가절하를 지양하기로 한 G-20 약속을 논의하고 상대국 통화정책의 “자주성”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도, 위안화의 안정적 유지라는 중국측의 일방적 약속은 언급을 회피했다. 커들로 백악관 고문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진전이 있다며, 중국의 반발에 합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일부 보도를 일축했다. 그는 트럼프와 시진핑이 아마도 3월이나 4월에 만나 무역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는 데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관료들이 서명식 장소로 거론된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 방문을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는 합의 전망에 대해 “자신있다”면서도 “좋은 딜이 아니면 안하겠다”고 말했다.

위안화 강세에 당국 개입 경계

중국 위안화가 과거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섰던 수준까지 강세로 가면서 개입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24개 교역국 통화 바스켓 대비 위안화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CFETS RMB Index를 모델로 만든 블룸버그 지수가 8개월여래 고점으로 올라 지난 7거래일 동안 95를 상회했다. 2017년 말과 2018 년초 해당 지수가 그 수준에서 머물자 PBOC는 선물환을 통해 위안화 매도시 거래비용을 낮추고, 위안화 약세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환율 결정시 도입했던 경기대응적 요인을 중단한 바 있다. 미-중 무역 분쟁 해결 낙관론 속에 위안화는 해당 바스켓 대비 올해 2.3% 급등했다. 통화 강세는 자본 유출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는 수출 의존적 경제에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 당국이 위안화 강세를 점점 불편하게 보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목요일 PBOC는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블룸버그 설문 추정치 상단보다 높게 고시했고, 금요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편, 이강 PBOC 총재는 중국이 지준율을 인하할 여지가 약간 남아 있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훨씬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골드만 ‘엔화 대비 달러 매도하라’

골드만삭스는 보다 비둘기파적 연준으로 인해 벌어질 상황에 대해 예상이 절반은 맞았지만, 자사의 달러인덱스(DXY) 매도 권고가 목요일 ECB 회의 이후 손절매로 제시했던 97.50에 이르자 결국 전술을 바꿨다. 대신 달러당 108엔선을 타겟으로 엔화 대비 달러를 매도하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DXY 트레이드는 파월 연준의장의 정책 경로 전환을 시사하는 듯 한 1월 발언 이후 바로 개시되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골드만의 예상대로 흘러갔지만, 다른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다른 중앙은행들도 비둘기파적으로 변하면서, 결국 달러가 예상과 달리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표 움직임의 주요 수혜자는 아마도 엔화일 것”이라며, “달러 약세를 계속 예상하지만, 글로벌 성장에 대한 시장의 비관론 때문에 유로화 비중이 높은 DXY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