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노동수요둔화, 은행위기여파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전일 미국 제조업 위축 신호에 이어 일부 산업에서 노동 수요가 식고 있다는 징후에 연준 금리 인상 베팅이 다소 약해지며 미국채 2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15bp 가까이 급락해 일주일래 최저 수준인 3.8%대로 밀렸다. 스왑시장은 5월 FOMC 25bp 인상 확률을 약 60%에서 50% 약간 밑으로 낮췄다. 그러나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해 5% 위로 올리고 제약적 수준에서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의 경우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1월 4.9%에서 2월 4.6%으로 후퇴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줬다.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 추세 속에 호주중앙은행이 거의 1년에 걸친 금리 인상 행진을 중단한데 이어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오늘 인상 속도를 25bp로 늦추며 최종금리에 거의 도달했다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에서 4거래일 연속 랠리를 펼쳤던 S&P 500 지수는 은행주 매도세에 장중 한때 0.9% 넘게 빠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가 미국 은행 위기의 여파가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하면서 KBW 은행지수는 최대 3% 급락했다. 캐나다 TD은행의 미결제 공매도 잔액이 글로벌 은행 중 최대로 37억 달러에 육박했다. 유동성 문제는 없지만 주택대출 부실 우려와 찰스슈왑 지분을 통한 미국 시장과의 연계, 지역은행 인수 계획 등이 공매도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화요일 진행된 뉴욕법원 기소인부 절차에서 2016년 선거에 이기기 위해 성추문 입막음용 문서 조작과 관련된 34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날 심리에서 머천 판사는 폭력이나 소요를 선동할 수 있는 공개 발언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노동수요 둔화

미국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2월 구인건수가 993만1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1050만 건을 하회하며 2021년 5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월 수치도 1082만4000건에서 1056만3000건으로 하향 조정됐다. 실업자 대비 구인건수는 2월 1.67배로 2021년 11월래 최저치로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전의 경우 견조한 고용시장이라 하더라도 해당 비율은 1.2배 정도에 불과했다. 최근 은행 혼란에 신용 여건이 타이트해질 경우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기존 인력을 먼저 내보낸 다음 신규 채용을 동결하는 경향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JOLTs 보고서는 노동시장 강도를 측정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오는 금요일 발표될 3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는 24만명으로 2월 31만1000명에서 둔화가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JOLTs 보고서가 노동시장이 확실히 식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 가능성에 대한 연준의 우려를 덜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고용이 여전히 견조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보다 오래 보다 높게 유지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제너럴모터스(GM)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다이먼의 경고 ‘은행위기 수년간 여파’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은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실패에 대해 월가와 예금자가 눈을 뜰 때까지 미국 규제가 이를 장려하고 연준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해 “잘 보이는 곳에 숨어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은행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수년간 그 파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미국 당국이 추가 규정으로 “과잉 반응”해서는 안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주장했다. “아이러닉하게도 은행들은 국채가 매우 안전하고 유동성이 좋고 자본 요구조건이 낮기 때문에 이를 보유할 유인이 있었다”며, 심지어 연준은 금리 급등시 은행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모든 충돌적 요인들이 시장과 신용평가기관, 예금자들이 이에 집중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2005년부터 JP모간을 이끌어 온 다이먼은 월가 대형은행 현역 CEO 중 유일하게 2008년 금융 위기를 직접 경험한 인물이다. 그는 또한 인공 지능이 JP모간의 미래에 필수적이라며, ChatGPT 등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를 보강하고 권한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IMF, 비은행권 금융 리스크 모니터링 강화 촉구

국제통화기금(IMF)은 금융 리스크가 향후 몇 달 동안 심화될 수 있다며, 각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신흥시장(EM)으로 전이될 수 있는 비은행권 금융기관(NBFI)의 리스크를 보다 잘 관리하도록 촉구했다. Antonio Garcia Pascual 글로벌시장 분석부 부국장 등 IMF 관료들은 다음주 나올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 수록될 내용을 현지시간 화요일 블로그에 올리고, 수년에 걸친 저금리와 낮은 변동성, 풍부한 유동성이 추세가 역전됨에 따라 일부 분야의 금융 취약성을 확대시켰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책 당국이 시의적절한 자료 공개, 가버넌스 요구조건 등을 통해 NBFI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려는 유인과 기회를 제거함으로써 NBFI가 지나친 위험 감수 결정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그 결과 시스템적 스트레스 이벤트 상황에서 유동성을 지원해야 하는 중앙은행의 개입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IMF는 작년 영국 연기금 펀드 스트레스와 한국의 채권시장 및 프로젝트파이낸스 대출, 원자재 상품 트레이딩 기업 및 금융 안정 리스크,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의 취약성 등 4개의 사례 연구를 제시했다. “중앙은행과 금융 규제당국 간의 공조는 리스크를 찾아내고, 위기 상황을 관리하고, 감독 및 규제상 허점을 평가하는데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악셀 레만 크레디트스위스그룹(CS) 회장은 주주들에게 붕괴 위기를 막지 못한데 대해 사과했다.

얼어붙은 글로벌 신디케이트론 

치솟는 금리와 시장 채찍질에 놀란 기업들이 대출시장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이 최근 몇 달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가능한 한 차입을 연기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결과 글로벌 신디케이트 론 발행이 올 1분기에 43% 급감해 4930억 달러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AllianceBernstein의 Scott Macklin는 “신규 발행 대출시장이 특히 은행 실패 이후 유령마을이 되었다”며, 이제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지만 아직 신규 론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이같은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진 확실치 않다. 은행을 둘러싼 우려가 진정되고 시장의 리스크온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대출시장이 2분기에 활기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미국 레버리지론 시장은 이번주 몇 건의 딜이 예정되어 있다. 미국 투자등급 대출의 경우 6월 말까지 벤치마크 금리가 리보(LIBOR)에서 SOFR로 전환되면서 기업들의 리파이낸싱 수요가 늘어 작년 수준을 상회할 수 있다고 시티그룹의 Susan Olsen은 전망했다. 채권시장의 경우 아직 우량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강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지만, 대출시장은 주로 보다 위험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데다가 레버리지 바이아웃을 추진하는 사모펀드들이 이용한다는 특성이 있다.

핌코, 경기침체 리스크에 우량채권 선호

글로벌 채권운용사 핌코는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우량 채권의 투자 매력이 강화되었다고 진단했다. 핌코의 Tiffany Wilding과 Andrew Balls는 현지시간 화요일 보고서를 내고 최근 은행 실패와 자본 비용 상승이 “특히 미국에서 신용 여건의 상당한 타이트닝을 초래해 경기침체가 보다 빨리 깊게 나타날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지만 “추가 긴축이 없다는 것과 정책의 정상화 또는 완화는 다른 얘기”라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향해 확실히 떨어져야만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채권은 다변화와 자금 보존이라는 보다 전통적 차원에서 매력적이며, 경기가 더 악화될 경우 채권 가격이 오를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3.25%-4.25% 범위에서 거래될 전망이며, 리스크 확대시 그 범위가 낮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