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뜨거운 美고용, 연준50bp기대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시장 우려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미국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약 47만 명 증가하며 견조한 회복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나자 트레이더들은 3월 연준의 25bp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50bp 인상 확률을 거의 44%까지 높였다. Grant Thornton의 Diane Swonk는 연준이 1월 고용지표를 근거로 3월 50bp 인상을 정당화할 수 있다며, 6월 추가 25bp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발표를 내다봤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0bp 오른 1.93%로 2020년 1월래 고점을 경신했고, 2년물은 1.33% 부근까지 다가섰다. 전일 메타 플랫폼스의 폭락에 무너졌던 뉴욕증시는 금요일 아마존닷컴이 실적 호조로 14% 가량 급등한 덕분에 반등에 성공했다. ‘빅테크’가 주식시장을 쥐고 흔들며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키운 한 주였다.

인플레이션 충격이 경제에 보다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이제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지머니(easy money)의 종료”를 선언하고 있다. 코로나19발 경기 침체에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로 막대한 유동성을 풀었던 많은 통화당국들이 긴축으로 선회함에 따라 글로벌 평균 금리는 올해 말이면 팬데믹 이전 수준인 2%에 이를 것으로 JP모간은 추정했다. 유럽중앙은행(ECB)내 가장 매파적 인사로 알려진 Klaas Knot 정책위원은 이르면 올 4분기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통상 25bp씩 올렸던 행보를 이번에 다르게 가져갈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현지시간 일요일 Buitenhof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올해 대부분 4%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두번째 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봄 정도로 내다봤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고용 서프라이즈

미국 30년 만기 실질금리가 6월래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미국 1월 고용지표가 시장 우려와 달리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주장에 기름을 부은 영향이다. 1월 코로나19 감염의 기록적 급증에도 불구하고 비농업부문의 고용은 46만7000명 늘어 시장 예상치 12만5000명을 크게 넘어섰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조사에서 가장 높은 추정치는 25만 명이었다. 작년 12월 수치 역시 51만 명으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4.0%로 소폭 올랐지만 경제활동 참가율이 62.2%로 개선되었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비 5.7% 뛰었다.

Moody’s Analytics의 Ryan Sweet은 1월 고용보고서가 3월 연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했다며, 다만 50bp 인상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진단했다. 스왑시장은 3월 연준 회의를 앞두고 32bp 가량 긴축을 가격에 반영했고, 올해 전체로는 약 130bp 인상을 베팅 중이다. 블랙록의 Jeffrey Rosenberg는 “확실히 서프라이즈로, 노동시장이 얼마나 과열됐는지 보여준다”면서, 당분간 단기적 긴축 가능성이 금융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 Securities의 Michael Cloherty는 “연준이 매우 공격적으로 나갈 리스크를 추가로 가격에 반영해야만 한다”며, 이에 따라 단기물 쪽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이 타이트해지면 실질금리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美CPI 7.3%?

이번주 발표될 미국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시장 전문가 예상치 중앙값 기준 전년비 7.3%로 1982년래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인플레이션이 2월 약 7.4%로 피크에 이른 뒤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래리 서머스전 미국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연준이 올해 예정된 총 7번의 FOMC 회의에서 매번 기준금리를 올리고 심지어 한 번에 25bp 넘게 인상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연준이 “추세에 뒤처져 있다”며, 시장이 연준의 공격적 긴축 스탠스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TV에서 말했다. 통화정책을 제대로 조이지 않을 경우 기저 인플레이션이 4%를 넘어설 위험이 있으며, 그럴 경우 1970년대 말 폴 볼커 전 연준의장처럼 결단의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금 인플레이션이 매우 강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한 수준에서 고착화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를 허용할 경우 이는 매우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가 상승  

글로벌 석유시장이 빠르게 타이트닝되는 모습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경우 원월물 대비 근월물 프리미엄이 배럴당 1달러 이상으로 치솟아 백워데이션이 심화되었다. Mizuho Securities의 Robert Yawger는 “시장에서 공급이 더욱 타이트해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생산이 늘거나 수요가 꺾이지 않는 한 이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브렌트유가 올해 들어 약 20% 급등해 배럴당 93달러선을 넘어선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는 아시아와 미국, 유럽에 공급하는 원유의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3월 아랍산 경질원유의 아시아 공식 판매가격은 2월 대비 배럴당 60센트 올렸다.

ECB·BOE 긴축 베팅↑

트레이더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이 줄지어 7년에 걸친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올해 드디어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을 바꾸고 있다. 전일 라가르드 ECB 총재가 긴축 피봇을 시사하면서 현지시간 2월 4일 머니마켓은 ECB 단기수신금리가 현재 -0.5%에서 12월이면 0%에 이를 것으로 베팅하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와 도이치은행은 9월과 12월에 각각 25bp씩 총 50bp 인상을 전망했다. 2011년 이래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는 셈이다. 골드만 애널리스트 Jari Stehn 등은 ECB 정책위원회가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묵과할 인내심이 거의 없음을 시사했다며, ECB 출구전략이 상당히 조기에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경우 6월에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빌루아 드갈로 ECB 정책위원은 과도한 금리 인상 기대를 경계하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정책의 ‘선택성’을 강조했다.

영란은행(BOE) 역시 머니마켓이 인상 베팅을 높여 3월 정책회의에서 37.5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다. 50bp 인상 확률을 50%까지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2월 회의에서 9명의 정책위원 중 4명이 이미 50bp 인상을 주장해 시장 기대를 부추겼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충격 요법 보다는 점진적 긴축을 선호한다고 목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밝혔다. “나는 25bp 진영으로 단계적으로 밟아 가는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美하원, 경쟁법안 승인

미국 하원이 현지시간 4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에 맞춰 대(對)중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 분야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는 방안을 담은 ‘미국경쟁법안’을 찬성 222표에 반대 210표로 통과시켰다. 반도체의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향후 5년간 520억 달러를 투자하고 6년에 걸쳐 핵심제조업 공급체인 펀드에 450억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공화당이 중국에 대해 보다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데다가 상원과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종 법안은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