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北 새로운 길, 中 RRR 인하

2020년 시작과 함께 중국이 전격적으로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섰다. 중국인민은행은 오는 1월6일부터 은행들의 지준율을 50bp 인하한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부진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며 전세계가 북한의 신형 전략 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에서는 새해 첫 날부터 수 십만명이 참가한 시위가 이어졌으며 최루 가스와 방화 등 낯익은 장면들이 계속됐다.

현지시간 12월 31일 뉴욕 증시는 소폭 상승으로 마무리했다. S&P 500 지수는 한해 동안 29% 올라 2013년래 최고 연간 성적을 거뒀고 시가총액은 5.9조 달러 늘었다. 미국채 시장은 베어 스티프닝을 보이며 2년물-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장중 기준 2018년 10월래 최대폭인 35.8bp까지 벌어졌다. 달러(BBDXY)는 연말 포지셔닝에 4거래일 연속 빠져 3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12월 한달간 2%, 4분기 전체로는 2.8% 가량 하락했다. 파운드는 브렉시트 무역 협상 낙관론에 한때 1% 넘게 급등해 12월 17일래 고점을 경신했다. 한편 연준이 자금시장의 연말 불안을 잠재우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간 12월 31일 실시한 레포입찰 역시 응찰 규모가 한도에 미달했다. 연준은 1월 2일 1500억 달러 규모의 익일물 레포 입찰을 실시한다. BofA는 연준의 레포 오퍼레이션이 1월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금융시장이 6일간 새해 연휴에 진입하면서 플래시 크래시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맴돌고 있다. 일본 금융선물협회는 이미 휴일에 따른 유동성 진공상태에서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제 발표된 우리나라 작년 12월 수출은 457.2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5.2% 감소해 7개월만에 한 자릿수 감소 폭을 보였다. 12월 수입액은 0.7% 줄어든 437.0억 달러로 무역수지가 20.2억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PBOC 지준율 인하

중국인민은행(PBOC)이 1일 새해 시작과 함께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섰다. 이는 은행들로 하여금 값싼 자금을 더 조달하게 만드는 유동성 공급 조치로 올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PBOC는 웹사이트를 통해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율(RRR)을 오는 1월 6일을 기해 50bp 인하하면서 금융 시스템에 약 8000억 위안(1150억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또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가 은행들의 차입 금리를 낮추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형 은행들의 지준율은 13%이며 소형 은행의 경우 11%의 지준율이 적용받는다. PBOC는 이번 유동성 공급으로 은행들이 춘절 전에 시중에 보다 많은 현금을 공급해 전반적인 은행권 유동성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중한 통화 정책 스탠스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합의 서명과 홍콩의 새해 첫날 시위

트럼프 미 대통령은 1단계 미-중 무역 협정을 1월 15일 백악관에서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대중 관세를 일부 낮추는 대신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서명식은 백악관에서 열릴 예정”이라며 중국측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할 것이라고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트위터에서 밝혔다. 또 후에 2단계 협상이 시작될 베이징에 가겠다고 덧붙였다. 12월 13일 발표된 이번 합의에서 미국은 스마트폰과 장난감을 포함한 16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 부과 계획을 유예하고 일부 기존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중국측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기고 합의하고, 또한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 이전 강요, 환율 정책 등에 대해 새로운 약속을 했다.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12월 13일에 1월초 워싱턴에서 자신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때 합의문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콩이 이제는 익숙해진 장면으로 2020년을 시작했다. 최루 가스 발포와 방화, 시설 파괴 등이 도심 한 가운데서 발생했으며 시위대는 민주주의와 중국의 간섭 축소를 위한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대체로 평화로웠던 수 십만명의 시위 행진이 거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뒤 이어 경찰과 시위대간의 충돌이 벌어졌다. 최근 몇 주 동안 시위대의 목표물이 됐던 HSBC은행의 한 지점 앞에서 충돌이 벌어지자 경찰이 시위를 갑자기 중단시키면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北 김정은, 신형 전략무기 예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겠다면서 곧 “신형 전략 무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행동은 지난 18개월 동안 이뤄졌던 전례없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세 차례 만남을 뒷받침했던 약속들을 재고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 조치로 북한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 “충격적인 실제 조치”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전세계는 조만간 북한이 소유하게 될 신형 전략 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했다는 과거 주장을 되풀이하는 등 일단 제한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플로리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알아보겠지만, 그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0년 美경제 키워드

새해가 밝아오면서 무역전쟁, 브렉시트 등 미국 경제에 드리웠던 먹구름이 일부 걷힌 모습이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8%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장기적 잠재성장률 부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3% 성장에는 못미친다. 새해 미국 경제에서 주목해야 할 5가지 주요 트렌드는 고용둔화, 소비, 제조업부문, 지역경제, 리스크 요인 등이다. 무엇보다 임금 상승세가 가속화되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만일 물가가 크게 오르기 시작한다면 연준은 금리 인상 압력에 놓일 수 있다. 소비의 경우 성장 엔진 역할을 계속 이어가겠지만, 12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가 예상과 달리 후퇴해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는 증시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인 실업률이 시사하는 낙관론과 다소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부문은 두 분기에 걸친 위축에서 벗어날 전망이나, 중국과의 무역 휴전후 수요가 되살아나기엔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또 기업들은 보다 포괄적 무역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신중한 모습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달러 강세 역시 수출에 계속 부담을 줄 것이다. 통화완화 정책의 장기화로 위험선호가 확대되며 부채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 미-중 무역 전쟁이 다시 불거질 위험도 있다.

호주 산불 확산에 비상대피

화요일 호주 남동부지역의 인기 관광명소에서 산불이 확산되며 휴가기간을 맞아 모여든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대피하고 사상자가 속출했다. 최근 산불 피해가 극심한 호주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즈 주 인페로스에서 불어오는 검은 연기에 말라쿠타 해안에 있던 4천 여명의 주민과 관광객들이 밤새 그리고 하루 종일 보트를 타고 외곽지역으로 통제불능의 지옥에서 쏟아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캔버라와 파라마타와 같은 도시는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불꽃 놀이 행사를 취소했지만 수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시드니 희망 축제는 치뤄졌다. 이번주 뉴 사우스 웨일즈 남해안에서 최소 7명이 사망했으며 재산이 파괴되었다. 1일 현재 불길이 다소 잦아들었다고는 하지만 백 여개의 크고 작은 산불이 여전히 진행중이다. 정계에서는 스콧 모리스 총리 정권이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 기사 문의: 이경호 (서울) klee107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