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 고용실망, 이란 때리기

이번주 드디어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한다. 관세 롤백과 농산물 구매 확대가 주된 내용이지만 보다 자세한 합의조건과 이행, 향후 추가 협상 전망 등이 시장의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다. 중동발 긴장 완화 조짐과 무역 기대에 재차 신기록 경신에 도전하던 뉴욕증시는 금요일 미국 고용지표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소폭 약세로 돌아섰다.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증가세나 임금상승률이 예상을 하회했지만 미국 경제나 연준의 다음 정책 움직임에 대한 투자자들의 견해를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전구간에 걸쳐 하락했고, 달러(BBDXY)는 4거래일만에 후퇴했다.

미국이 이란을 향해 새로운 제재조치를 발표하면서 금값은 다시 상승한 반면 국제유가(WTI)는 4일 연속 하락을 이어갔다. RJO Futures는 미국의 이란 때리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데다 이란이 어떤 형태로든 대응에 나설 수 있어 당분간 금이 안전자산 트레이드에 제격이라고 진단했다. 이란은 우크라니아 여객기 격추 사실을 시인했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김정은 위원장 생일축하 친서를 직접 전달 받았다면서도, 양 정상간 친분관계를 토대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것이란 기대감은 버리라고 주장했다. 북미 대화 재개는 미국이 북한 요구 사항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닐라 인근에서의 화산 폭발로 필리핀 증권 거래소가 월요일 거래를 전면 중단할 예정인 가운데 필리핀 당국이 추가 분화 가능성을 경고하며 인근 주민들 대피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737 맥스 기종 관련해 겪고 있는 보잉의 어려움이 2020년 미 GDP에 영향을 주겠지만,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은 연 2.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무역합의

미국과 중국이 1월 15일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한다. 그러나 다음 단계 협상은 1단계 협정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커들로 백악관 경제고문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말했다. 만일 1단계 합의가 “최소한의” 갈등 속에 시행된다면 2단계 이후로 넘어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앞서 2단계 무역협상을 “당장” 시작하길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11월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마무리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13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일부 관세를 내리기로 합의했다. 중국측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 서명식을 통해 공개될 전망이다. 한편 미 재무부는 중국과 매년 두번씩 만나 ‘포괄적 경제대화’를 재개하자고 제안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성사될 경우 2단계 무역합의와 별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美 고용실망

미국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증가(NFP)가 14만 5000명으로 예상치 16만명을 하회했다. 직전달 증가수는 25만 6000명으로 하향조정됐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 노동부 보고서에 따르면 실업률은 3.5%로 반세기래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2.9%에 그쳐 2018년 7월이후 처음 3%를 하회했다. 2021년 1월 만기 연방기금선물에 나타난 2020년말 금리예상치는 고용보고서 발표 후에도 1.345%부근으로, 실효연방기금금리가 1.55% 부근임을 감안할때 시장에서는 올해 약 21bp 인하가 있을 것이란 점을 가격에 반영했다. 이번 NFP 결과는 고용이 점진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부합하지만, 임금의 경우 실업률이 시사하는 것만큼 노동시장이 타이트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웰스파고는 임금 상승세가 더이상 가팔라지지 않는 점에 주목하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노동시장은 여전히 “현 시점에서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아직 노동시장에 여력이 남아 있다며, 2020년 미 대선 전에 연준이 긴축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란 제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에 따른 대응조치로 금속과 일부 지도자들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다.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 철광석이 대상으로 지정됐고, 8명의 고위 정부 관료를 비롯해 건축, 제조, 직물, 광업 등의 분야 역시 제재를 받게 된다. 트럼프는 이번 조치가 “이란 경제에 중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이란 정권이 행동을 바꾸지 않는 한 이같은 처벌적 경제 재제는 계속 지속된다”고 밝혔다. 새로운 제재조치는 이란의 수출을 더욱 옥죄고 경제를 압박해 이란 지도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핵협정을 위한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란은 그동안 기존 제재조치로 경제가 마비될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화 제안을 거부해왔다. 한편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수사관들이 테헤란 부근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사고의 진상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란에 대한 제재조치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란 격추 시인

이란이 뒤늦게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크루즈 미사일로 오인하고 격추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사고 초기에 격추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으나, 미국과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이 증거를 제시하자 이란 혁명수비대의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대공사령관은 통신상 문제로 이같은 참사가 벌어졌다며 이번 격추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국제적 비난은 물론 이란 내부에서도 여론이 들끓며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로 나섰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영어와 이란어로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했다. 이미 미국의 제재로 이란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른 상태에서 이번 오인 격추와 뒤늦은 사실 인정은 이란 지도부를 더욱 흔들 수 있다.

S&P 500 멜트다운?

S&P 500 지수의 밸류에이션 차트는 2018년 시장 멜트다운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주 본격 시작되는 어닝시즌에서 2분기 연속 기업 실적 하락이 예상되지만, 주가는 계속 올라 신기록을 경신했다. 그 결과 S&P 500의 PER는 단 몇주 사이에 10% 넘게 빠지기 직전인 2018년초 수준을 추월했다. 이같은 불일치는 불안을 초래할 수 있지만 몇몇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이번엔 다르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연준이 당시엔 금리 인상기에 있었지만 지금은 3차례 인하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Fundstrat Global Advisors는 낮은 인플레이션과 완화적 통화정책, 글로벌 전망 개선, 풍부한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주식 밸류에이션이 더 오를 수 있다는 확신이 투자자들 사이에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은 미래 PER이 현재 19배로 1999년초 23배보다 훨씬 낮다고 지적했다. BofA는 미래 PER이 20배가 될때까지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 기사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