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이스라엘 확전, 미국채 요동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을 대상으로 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미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것으로 의심되는 예멘 반군의 미사일을 요격하는가 하면,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을 강화하는 등 중동 정세가 시시각각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하마스에 잡힌 인질을 석방시킬 목적으로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이스라엘측에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연기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군 당국은 구체적 시점을 제시하지 않은 채 다음 단계의 작전을 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확전 우려에 지난 금요일 S&P 500 지수가 1.3% 가량 급락하고 월가 공포지수인 VIX가 3월래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었다. 5%를 위협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안전자산 매수세에 4.91%로 내려왔다. 한편 오늘 새벽 한때 달러-엔 환율이 150엔 돌파를 시도하면서 일본 당국의 개입 리스크가 높아졌다.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연준의 공격적 긴축 행진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왔지만 자신은 여전히 연내 한차례 더 금리 인상을 선호한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말했다. 올해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는 메스터는 인플레이션 전망 리스크가 여전히 상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물가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내년 중반 전까지 금리 인하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움직이기 전에 시간을 갖고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재차 피력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미국의 부채 증가가 중립금리를 높일 수 있어 연준이 어느 시점에 가면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시장 요동

놀라울 정도로 강한 미국 경제와 연준의 혼재된 신호가 미국채 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가운데 이제 지정학적 리스크와 채권 발행 급증까지 더해져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채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란 명성이 유명무실해질 정도로 금리가 거의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출렁였다. 지난 주만해도 10년물 금리는 거의 40bp 범위에서 움직였다. 이번주 발표될 미국 3분기 GDP 성장률은 거의 2년래 최고치인 연율 4.3%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고민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웰스파고증권의 거시 전략 책임자 Mike Schumacher는 “힘든 길이 될 테니 안전벨트를 매라”고 조언했다. 중동 문제가 정리되고 연준의 정책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 금리 변동성이 꽤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채 옵션가격을 기초로 예상 국채가격 변동성을 산정하는 ICE BofA MOVE 지수는 주간 기준 5주 연속 상승했다. 한 분석에 따르면 장기물 금리의 변동성은 적어도 1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식을 추월했다. 이는 아마도 연준이 금리 정책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인 Mohamed El-Erian은 설명했다. BNP파리바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인 William Marshall은 “변동성이 더 많은 변동성을 불러오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강한 확신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미국 경기 침체 외에 채권의 상당하고 지속적인 랠리를 이끌 재료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BOJ 정책 재고?

일본은행(BOJ) 관료들은 일본내 장기물 채권 금리가 미국채를 따라 상승함에 따라 일드커브 통제(YCC) 정책을 변경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닛케이 신문이 일요일 출처를 밝히지 않고 보도했다. 10월 31일에 마무리되는 이틀간의 BOJ 금정위가 이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각에선 임금 추세를 계속 모니터링 하자며 좀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BOJ가 지난 7월 YCC 프로그램의 장기 금리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면서 시장을 놀라게 한 뒤로 BOJ의 잠재적 정책 변경에 대한 추측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금요일에 0.845%로 10년래 고점을 경신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임금 인상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RENGO)는 내년 최소 5%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연례 임금협상을 개시했다. BOJ의 정책 정상화에 결정적 열쇠를 제공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임금 협상은 내년 봄이 되어야 최고조에 달하겠지만 일부 기업은 이미 임금 인상 모멘텀을 유지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Suntory Holdings는 기본급 3%를 포함해 약 7% 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닛케이가 보도했다. 앞서 노구치 아사히 BOJ 정책위원은 BOJ의 지속적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본급이 3% 가까이 추세적으로 올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동전쟁에 전망 불투명

40년래 가장 공격적인 통화 긴축 캠페인이 진행된 가운데 학계와 정책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교훈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시장이 고금리 장기화 시대를 가격에 반영하느라 애써왔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로 물가 전망이 더욱 불확실해지면서 중앙은행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16곳을 분석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은행들이 자국 경제를 무너뜨리면서까지 무작정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만 매달리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향후 양적완화는 경기 부양보다는 위기 진압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고, 재정 정책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킬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몇몇은 일부 중앙은행들이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정되어 있는 한 어느 정도 물가 압력을 용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추세는 과거보다 더 강한 인플레이션을 예고하고 있으며, 마크 카니 전 영란은행 총재는 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장기간 물가가 크게 오른데다 통화긴축의 마지막 단계가 가장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통화정책 당국 입장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전이 아니라 잡은 후에야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 리스크 관련 채권 재평가  

돌발 홍수나 화재, 폭풍의 빈도가 급증하면서 실물 자산과 관련된 채권 가격을 재평가하는 자산운용사들이 늘고 있다. Federated Hermes의 지속가능 채권 부문 책임자인 Mitch Reznick은 부동산 크레딧에 대해 비중축소를 한 주요 이유가 기후 리스크 때문이라고 밝혔다. Neuberger Berman Group의 ESG 및 임팩트 투자 글로벌 책임자인 Jonathan Bailey는 채권 발행사가 기후 변화 충격에 대응할 자본이 충분한지 여부를 좀더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들은 자연 관련 리스크가 국채 시장에 걸쳐 제대로 가격이 반영되지 않아 하향조정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Bailey는 “종종 겉으로 보기엔 매우 유사한 두 개의 투자 기회가 기후 측면에서 전혀 다른 리스크를 수반할 경우가 종종 있다”며 기후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채권 발행자는 더 나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Reznick은 물리적 리스크를 내부 ESG 스코어에 반영해 투자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기후 리스크는 물론 생물다양성, 자연자본 리스크 등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주요 신용평가기관들 내부에서 수개월 동안 경고음이 울렸지만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신평사들의 환경 리스크 평가가 채권 투자자들에게 별로 유용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규제당국이 즉시 개입해 투자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기업들이 계속해서 리스크 관리에 주저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물가와 부동산 경고한 연준

연준은 현지시간 금요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고집스런 인플레이션과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잠재적 대규모 손실, 일부 은행의 자금조달 압박 등을 리스크로 제기했다. 지난 봄 실리콘밸리은행 등 일부 지역은행의 몰락 이후 은행권의 예금 흐름이 안정을 되찾았지만, 일부 은행은 비보장성 예금 등에 대한 우려로 여전히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연준이 접촉하는 시장, 리서치, 학계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더욱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보다 제약적인 통화정책으로 이어져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 설문 참여자 중 4분의 3이 이같은 우려에 공감했으며, 지난 5월 보고서의 경우 그 비중은 절반 정도였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