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이스라엘 대응? 美소매판매 호조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지난 주말 이란이 자국 영사관을 공격한 이스라엘에 직접 보복 공습을 감행하자 ‘5차 중동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일었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개입에 힘입어 단기적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기대에 투자자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미국 3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근거를 더함에 따라 안전자산인 미국채의 경우 오히려 매도 우위로 돌아서 2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10bp 가까이 올라 5%를 위협했다. 10년물은 14bp 가량 뛰어 4.66%로 작년 11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달러-엔 환율은 154엔선을 넘어 1990년래 최고치를 다시 썼고, T. Rowe Price는 엔화의 추가 약세 위험을 경고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금요일 이란의 보복이 예상됨에 따라 배럴 당 92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월요일 한때 90달러를 하회하는 등 트레이더들은 패닉에 빠지기 보다 일단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어닝시즌이 시작된 뉴욕증시는 연준 금리에 예민한 빅테크 약세에 S&P 500 지수가 5100선 아래로 밀려 거의 2개월래 저점을 기록했고 월가 공포지수인 VIX는 연고점을 경신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트레이딩 매출 호조에 1분기 순익이 41.3억 달러로 28% 깜짝 급증함에 따라 주가가 한때 6%나 뛰어올랐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에 글로벌 인력을 10% 이상 줄이기로 했고, 일부 부문은 20%에 달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엔지니어링과 기술 개발을 이끌었던 드류 바글리노 수석부사장 역시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5% 넘게 빠져 종가 기준 작년 5월래 최저치인 161달러대로 후퇴했다. 한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이 현지시간 월요일 시작됐다. 배심원 선정에 앞서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전 성인잡지 모델과의 혼외정사에 대한 증거가 소위 ‘성추문 입막음’ 혐의를 입증하는데 핵심 요소라고 판결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재선을 막으려는 민주당측의 ‘마녀사냥’에 희생양이 되었다며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이스라엘 대응 주목

미국과 유럽이 확전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에게 맞대결을 피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군 고위 관료들은 지난 주말 이란의 공습에 어떻게든 대응해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지난 토요일 밤 이란 공격의 표적이 된 네바팀 공군 기지의 F-35 전투기 앞에서 장병들에게 연설을 하며 “이스라엘 영토로 향하는 미사일은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언제 어떻게 대응할지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전례 없는 직접 공격에 반격하고 싶은 마음과 바이든 미 대통령 등 서방세계 지도자들의 자제 촉구 사이에서 저울질 해야만 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소통보좌관은 이스라엘이 얼마나 빨리 대응할지에 대한 질문에 미국은 더 큰 분쟁을 원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스라엘내 논의에 대해 “내가 아는 한 전쟁 내각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이스라엘 장관들이 이란의 공격 재발을 막으려면 가혹한 반격을 감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것이라는 말 외에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현지시간 월요일 X에 올린 게시물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저지하는 데 있어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지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제 사회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이란의 침략에 저항하기 위해 계속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터 레르너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블룸버그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측에 여러 가지 가능한 액션 방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현재 상황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며, 정부가 시나리오별 장단점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알리 바게리 카니 이란 외무차관은 월요일 발언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가하는 데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의 어떤 공격에도 “보다 강하고 빠르고 즉각적인 타격”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해 위협 수위를 높였다.

미국 3월 소매판매 서프라이즈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늘고 2월치 역시 상향 조정됨에 따라 회복탄력적 수요가 놀라울 정도로 강한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월요일 발표된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조정하지 않은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비 0.7%로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설문 답변 중 가장 높은 전망치에 일치했다. 예상치 중앙값은 0.4%였고, 2월치는 0.6%에서 0.9%로 수정됐다. 음식점과 자동차 딜러, 건축 자재상, 주유소 등이 제외된 소위 관리그룹 소매판매는 1.1% 증가로 작년 1월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해당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추계에 사용되는 것으로 이번 1분기 GDP 결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소비자 지출 모멘텀이 2분기로 이어지고 견조한 노동 시장이 이를 뒷받침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자칫 고착화되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위험도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미국 부수석 이코노미스트인 Andrew Hunter는 “최근 고용 증가세의 회복과 함께 소비의 지속적인 탄력성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까지 좀더 기다릴 것이라는 추측에 근거를 더한다”며, 9월이나 되어야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투자자 메모에서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높은 금리를 의식하고 있지만 소득 증가가 일상 소비를 계속 지탱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3월 소매판매 지표는 2분기로 향하는 소비가 당초 예상보다 강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올해 예상했던 소비의 점진적인 둔화가 더 지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윌리엄스 연은총재 ‘올해 금리 인하 시작 예상’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점진적으로 하락한다면 미국 중앙은행이 올해 안에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전망이라고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내다봤다. “어느 시점에서 금리를 좀더 정상적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절차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내 생각에는 그 과정이 올해 시작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와 전반적인 경제의 강세를 지적하며 통화 정책이 현재 좋은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가 3개월 연속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물가 진정 속도가 정체되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 가운데 윌리엄스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전환점”은 아니지만 자신의 견해과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준위원들이 중동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매우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까지 미국 경제 전망을 움직일 정도로 주요한 동인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대차대조표와 관련해 서는 양적 긴축 속도를 늦추는 것이 신중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UBS ‘연준, 금리 6.5%까지 올릴 위험 있다’

UBS Group은 미국의 강한 성장과 인플레이션 경직성으로 인해 연준이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을 단행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년 6.5%까지 올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은 기본 시나리오로 올해 2차례 인하를 내다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로 내려가지 못해 연준이 결국 인상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레이더들은 이미 연준의 연내 인하 예상치를 연초 150bp에서 41bp로 재조정했다. Jonathan Pingle 등 UBS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경기 확장세가 탄력성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2.5%나 그 위에서 고착화될 경우 FOMC가 내년 초에 금리 인상을 재개해 내년 중반이면 연방기금 금리가 6.5%에 도달할 실제 리스크가 있다”고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UBS는 작년 11월만해도 올해 총 275bp에 달하는 공격적 인하를 점쳤으나 이제는 50bp 인하로 기대를 낮췄다.

소위 “노랜딩(no landing)”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미국채 일드커브는 급격한 플래트닝으로 돌아서고 주식은 10%-1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경제가 너무 과열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국채 매도와 신용 스프레드 확대가 예상되며, 주가 멀티플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 지표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예상 시기를 기존 6월에서 7월로 늦추고, 이후 11월과 12월에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치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12월 단 한차례 인하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ECB 렌 ‘6월 인하 가능’…심쿠스, 올해 최소 3번인하

유럽중앙은행(ECB) 올리 렌 정책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둔화될 경우 6월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핀란드 정부 연설에서 말했다. 그는 과거 금리 인상이 계속해서 수요를 억제해 인플레이션 둔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ECB는 이를 통해 중기 인플레이션율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결정은 인플레이션 전망과 근원 인플레이션 다이내믹스, 통화 정책 파급력 등에 대한 업데이트 된 평가를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반드시 순탄치만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경우 에너지 분야의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현 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게디미나스 심쿠스 ECB 정책위원 겸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6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올해 3차례 이상 인하가 단행될 확률이 50%가 넘는다고 월요일 발언에서 진단했다. 특히 6월에 이어 7월에도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7월 결정은 정책 경로를 정하는데 있어 중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중앙은행 총재 역시 6월 인하를 지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후퇴”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감안할 때 정책 입안자들이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 이후의 경로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다. 머니마켓은 현재 올해 약 85bp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 중이다. 3차례 인하에 더해 4번째 인하 확률을 40% 정도로 보고 있는 셈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