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중동 게임체인저, 연준인하시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지난 금요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소식에 자칫 확전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브렌트유가 지난 금요일 순간 3달러 넘게 점프해 배럴당 90달러 위로 치솟았으나,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투자자들이 다소 안도하면서 87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실적 발표를 앞둔 매그니피센트7 등 대형 기술주로 매도가 몰리면서 나스닥 100 지수가 2% 넘게 급락해 작년 10월래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인공지능(AI) 열풍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4년여래 최대폭인 10% 급락했고, 테슬라는 작년 1월래 최저치인 147달러로 후퇴해 시가총액 순위가 엑손모빌에게 밀렸다.

예상보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계가 재설정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 이번주 금요일 발표될 3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비 2.6%으로 이전치 2.5%보다 가팔라 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의 경우 전월비 0.3%로 높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목요일 발표되는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연율 2.7%로 작년 하반기 평균 4.2%보다 둔화되겠지만 FOMC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다고 추정한 1.8%보다 훨씬 높아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함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이스라엘, 이란 군사시설 드론 공격…이란 반격 안할 듯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미국 관료 2명이 전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것으로, 이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 금요일 이란의 이스파한 군사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았지만 규모가 제한적으로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란 당국자들은 다시 보복 공격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료 2명은 이스라엘 관료들이 현지시간 목요일 미국측에 향후 24~48시간 내에 보복을 단행할 계획임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관례대로 해당 공격에 대해 확인이나 부인도 하지 않았다. Antonio Tajani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미국측에 사전 통지를 보냈고 미국은 이번 공격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주요 7개국(G-7)이 이스라엘로 하여금 반격을 자제하도록 촉구한 덕분에 이번 사태가 “소규모”로 제한되었다고 카프리에서 G-7 외무장관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동안 대리전에 의존해 왔던 이스라엘과 이란이 이번에 직접 서로를 공격함에 따라 미 국무부 관료를 지냈던 Suzanne Maloney는 “지난 한 주가 게임체인저”였다며, 비록 이번에 이스라엘의 반격이 치밀하게 계산된 제한적 도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갈등 고조의 베이스라인이 훨씬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현지시간 일요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실시했다는 자체가 중요하다면서, 다만 이스라엘측 반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미국측에 추가적인 탱크 포탄과 전술적 차량 지원을 요청했고, 미 하원은 이스라엘과 우크라니아, 대만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950억 달러의 패키지를 토요일 통과시켰다.

인하 시계 재설정하는 연준…굴스비 ‘인플레 진전 정체’

인플레이션 지표가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자 연준 위원들은 첫 금리 인하를 위해 맞춰놨던 시계를 재설정하고 물가 전망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금리를 낮추기 위해 필요한 자신감을 얻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하면서 지난 3월 점도표를 통해 제시했던 올해 3차례 인하 전망에 의문이 제기됐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올해 전혀 금리 인하가 없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현지시간 금요일 발언에서 “2024년 들어 인플레이션 진전이 정체되었다”며, “어느 한달 지표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고 싶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은 노이즈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3개월 연속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한 성장과 노동시장 수치가 경기 과열의 조짐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는게 아닌지 연준이 판단해야 한다며, 따라서 “현재로선 움직이기 전에 좀더 명확해 질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16일 녹음된 블룸버그 Odd Lots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견조하지만 지나치게 뜨거워지고 있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통화정책의 제약 정도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KPMG LL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Diane Swonk는 파월 발언과 관련해 “연준이 기다릴 의지가 있음을 확인해줬다”며, 여전히 수요가 많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내 인하 전망치를 중앙값 기준 3월 3차례에서 이제 2차례로 낮췄다. Rutgers대학 경제학 교수인 Michael Bordo는 “인플레이션이 있고 경제가 좋은데 왜 연준이 금리를 내리겠다고 말하고 있는가”라며, “어쩌면 연준은 실제로 많이 인하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중립금리(r-star)가 상승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PBOC 성장 자신, BOJ 완화적 정책, 한은총재 환율 안정 기대

판궁성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는 디플레이션 및 위안화 약세에 따른 리스크를 일축하고 중국 경제가 올해 출발이 좋아 5%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워싱턴 국제통화금융위원회 회의 발언에서 PBOC가 위안화 환율을 “기본적으로 적응적이고 균형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며, 소비자 물가 역시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통화정책을 당분간 완화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라며, 다만 향후 어느 시점에서 채권 매입을 축소해야 하겠지만 채권시장 개입을 완전히 철회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란-이스라엘 충돌이 확전되지 않을 경우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미국보다 한국이 먼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금통위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로,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평균 2.3%까지 내려가느냐에 확신을 못 하는 상황인데, 이를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불안에도 ECB 6월 인하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유가 불확실성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의 6월 첫 금리 인하 결심은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라고 현지시간 일요일 발행된 Les Echos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ECB 정책위원인 빌르루아는 중동 분쟁으로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정책 입안자들은 그러한 충격이 기저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는지 먼저 분석해야 한다며, 단순히 “기계적”으로 반응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통화정책 완화의 시작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다. 깜짝 이벤트가 없는 한 너무 많이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일축했다.

매파들은 아직 확신에 차이가 있지만 ECB 위원들은 대체로 6월 6일 회의에서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6월 인하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빌르루아는 이후 추가 인하에 대해 “실용적인 속도”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외부 충격이 디스인플레이션을 위협할 경우 이에 적응할 능력이 항상 있다”고 강조했다. 에스토니아 중앙은행 총재인 마디스 뮬러는 6월 첫 인하 이후 추가 금리 인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충분해질 때까지 신중하게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정학적 긴장과 유가 및 에너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상향 리스크를 더한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테슬라, 판매 부진과 재고에 가격 인하…시가총액, 엑손모빌에 밀려

테슬라가 판매 부진과 재고 증가에 결국 중국과 유럽, 미국 전역에서 전기자동차 가격을 연달아 인하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 모델Y 기본 트림을 4만2990달러로 내리는 등 주력 모델을 2000달러 인하했다. 자율 주행 보조장치인 FSD(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의 가격 역시 1만2000달러에서 8000달러로 3분의 1 내렸다. 중국에서는 개조된 모델3를 24만5900위안에서 23만1900위안으로, 모델Y는 26만3900위안에서 24만9900위안으로 할인했다. 완전 자율 주행 차량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는 오랫동안 테슬라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이끌어왔다. 최근 FSD 소프트웨어의 새 버전을 출시한데 이어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8월 8일 다음 야심작인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지만, 1분기 실제 인도량이 시장 기대를 크게 벗어남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주엔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에 글로벌 인력을 10% 이상 줄이기로 한 가운데 엔지니어링과 기술 개발을 이끌었던 드류 바글리노 수석부사장마저 사임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테슬라 주가가 올해 들어 41%나 급락해 시가총액이 1년여래 처음으로 엑손모빌에 밀렸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해고되는 직원의 수가 2만 명이 넘을 수도 있으며, 머스크는 판매가 줄어든 만큼 인력 역시 20% 줄여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 1분기 실적발표에선 영업이익 40% 급감과 4년만에 첫 매출 감소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