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이란전쟁 장기화? 美금리 급등

(블룸버그) —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주말 이란을 공습해 그 과정에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사망하고 이란이 주변국에 보복 공세를 가하면서 중동지역에 전운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격을 “4~5주 정도 예상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이 있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괜찮다. 필요한만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전의 목표로 ▲이란의 미사일 역량 제거 ▲이란 해군 전력 파괴 ▲핵무기 개발 경로 차단 ▲이란 정부의 해외 테러 세력에 대한 무장·자금 지원·지휘 중단 등을 제시했다. 다만 정권 교체는 명시하지 않았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번 작전이 ‘끝없는 전쟁(endless war)’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금융시장은 무엇보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 정상화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고문인 에브라힘 자바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에 불을 지를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위협했다. 공급 차질 우려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82달러로 뛰었고,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 생산 중단 소식에 유럽 가스가격이 50% 폭등했다. 달러지수(DXY)는 최대 1.2% 뛰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며 미국채 금리는 전구간에 걸쳐 크게 올랐다.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했으나 반등을 시도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동 불안에 원화 약세 심리 고조…노무라 ‘韓금리 가장 부정적’

중동 불안에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삼일절 대체 휴일인 월요일 달러-원 NDF 1개월물은 한때 2% 뛴 1470원에 오르며 2월초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옵션시장의 원화 약세 심리를 보여주는 리스크리버설은 전거래일 대비 10배 넘게 폭등하면서 작년 11월 이후 고점을 찍었다. 하나증권은 “단기적으로 코스피 조정, 외국인 일평균 5000억원 내외 순매도, 달러-원 1480원 상단을 열어두게 만드는 리스크오프 변수”라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한국은 높은 원유 수입 의존도와 글로벌 무역 익스포저 탓에 2026년~2027년 유가 상승이 성장률과 경상수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노무라는 유가 상승과 거주자 포트폴리오 유출이 AI 붐 수혜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며, 이는 원화 약세 압력을 지속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 대비 역외 위안 매수 및 원화 금리 2s5s 플래트너 견해를 유지하면서, 한국과 인도의 금리가 가장 부정적 파장에 놓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 장기화시 유가 100불 넘을수도

중동지역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거의 마비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정유 시설 가동이 중단되면서 브렌트유는 월요일 한때 4년만에 최대폭인 13% 넘게 급등해 배럴당 82달러마저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한때 12% 넘게 올라 75달러를 상회했고, 디젤 선물 가격은 20% 넘게 급등했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유조선 운항이 사실상 멈췄다. 보험사들은 서둘러 전쟁 위험을 반영한 보험료 산정에 착수했다.

JP모간은 해협 봉쇄가 25일간 지속될 경우 산유국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산했다. 우드맥킨지는 원유 수송이 조속히 재개되지 않을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OPEC+가 증산에 합의했다 하더라도 해협이 봉쇄되면 추가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향후 최소 일주일 동안 브렌트유가 배럴당 80~90달러 범위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고, 모간스탠리는 2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62.50달러에서 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RBC도 분쟁 지속시 100달러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급등=인플레이션…미국채 금리 급등

미국채 금리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보다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크게 올랐다. 설상가상 미국의 2월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지수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고 특히 구매물가지수가 70.5로 2022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나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를 더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3bp 가까이 뛰었고, 2년물도 한때 12bp 올랐다. 머니마켓은 연준의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보다 2개월 뒤인 9월로 늦췄고, 연내 3번째 인하 기대는 사실상 포기했다. 삭소마켓츠는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인다면 ‘채권 안전자산’ 거래가 애매해진다”고 진단했다.

도이치뱅크는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난 30년간의 주요 사건들을 분석한 뒤, 지정학적 충격 자체보다 오일쇼크가 금리를 “상당히”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발생한 5차례의 원유 공급 충격은 평균적으로 그 후 1주일, 3개월, 6개월에 걸쳐 미국채 10년물을 약화시켰다. 투자자들은 또한 장기 군사 작전 자금 조달이나 가계 및 기업의 인플레이션 부담 완화와 관련한 국채 공급 파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은 재정 리스크에 민감한 장기 국채가 매도될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는 포지션을 확대했다.

이란 분쟁 장기화?…미국은 오일쇼크 내성

칼라일그룹은 “이란 정권 교체 확률은 약 30% 이하”라며 “사이버 활동, 테러, 대리 세력을 동원한 장기적 비대칭 공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70%로, 이는 이라크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씨티그룹은 이란 지도부가 교체되거나, 전쟁을 중단할 수 있을 정도로 정권 변화가 이루어지거나, 또는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을 약화시킨 뒤 긴장 완화에 나설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RSM는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한 점을 들어 과거보다 유가 충격에 대한 내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소비 위축이 나타나려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수준까지 올라야 할 것”이라며 “현재 에너지 시장의 가격 흐름은 미국 성장이나 물가 전망에 중대한 위험을 시사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웨스트우드매니지먼트는 “이란이 기뢰, 고속정, 드론 등을 동원해 상업용 선박 통행을 제한할 경우, 설령 부분적·일시적이라도 에너지 가격에 즉각적이고 심각한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며 “지정학적 사건이 직접적인 경제 충격으로 전환되는 시나리오를 가장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요동치는 국제정세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 48시간여 만에 분쟁은 중동 전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공식적으로는 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국가들까지 기지와 기반시설, 자국민이 보복 위험에 노출되면서 사실상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동맹국들은 미군 활동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방어적 지원’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자국 영토가 공격받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놓고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전이 길어질수록 중립을 유지하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UAE와 카타르는 군사작전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동맹국들에게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힘을 보태달라며 외교적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란이 방어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에 의지할 수 있다는 신호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최근 몇 달간 중국이 이란에 방공 시스템을 공급한다는 보도가 많았고, 중국이 이란에 미사일 추진제 원료를 수출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양측 모두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의 공격 이후 중국 외교부는 이란에 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미국의 유럽 안보 공약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핵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