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중동 전쟁이 닷새째로 접어든 가운데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겠다고 경고했고, 이란은 전쟁 종료를 위해 미국에 접촉했다는 보도를 일축하며 “협상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어 전일 매도세를 되돌리는데 성공했다. 골드만삭스는 위험자산이 “상당한 역풍”에 직면해 있지만, 견조한 경제와 기업 실적을 감안할 때 조정은 매수 기회라고 진단했다. 시타델은 시장 신호 분석 결과 주식에 대해 강세로 전환할 시점이라고 주장했고, BTIG 역시 저점이 이미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방어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2월 ISM 서비스업 지수가 견조한 신규 주문 증가와 기업 활동 확대에 힘입어 2022년 7월래 최고치인 56.1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서비스업 고용은 1년 만에 가장 강한 확장세를 보였고, 서비스업 지불 가격 지수는 약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ADP 보고서에선 미국 기업들이 지난달 6만3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해 지난해 7월 이후 최대폭의 고용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동안 거의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던 고용이 늘기 시작해 노동시장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원 급락…‘코스피, 연쇄적 강제 청산 가능성 낮아’
간밤 달러-원(REGN) 환율은 전일 대비 26원 정도 내린 약 1463원에 거래됐다. 일중 고점-저점 차이가 약 27원으로, 하루전 거의 48원에 육박한 일중 변동폭에 이어 2거래일째 거친 흐름이 이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2024년 7월 외환거래시간 연장 이후 더욱 두드러진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백 원에 달했던 변동폭과는 거리가 있지만, 20원 이상 일중 고점-저점 차이가 발생하는 사례는 2010년 이후 최근 2년 사이에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다. 다만 환율 종가의 표준편차를 기준으로 한 실현변동성을 보면, 2024년 하반기 이후 뚜렷한 상승 추세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번주 코스피가 18% 급락했지만 개인 투자자발 ‘숨은 레버리지’ 위험은 크지 않다고 나인티원 은 진단했다. 이번 증시 조정은 과열된 모멘텀의 되돌림 성격이 강하며, 특히 추가 하락 우려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개인 신용 레버리지 규모는 시총의 약 0.6% 수준에 불과해 마진콜에 따른 연쇄적인 강제 청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모닝스타웰스는 2월 말 멀티에셋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비중을 기존 대비 축소했다면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통해 데이터센터 공급망의 핵심 기업에 한 자릿수 선행 주가수익비율로 접근할 수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이 유지되는 한 코스피 지지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이란에 더욱 강력한 공격 예고…이란 ‘협상 의도 없다’
미 국방부는 현지시간 수요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영공을 거의 완전히 통제했다며, 이란 영토 내 더 깊숙한 곳까지 공격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란의 역량은 시간 단위로 사라지고 있다”며 “미국의 전력은 더욱 강력하고 정교하며 완전히 지배적인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오늘만 해도 더 많은 폭격기와 전투기가 도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한 이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고문이었던 모하마드 모크베르는 “미국을 신뢰하지 않으며 협상할 의도도 없다”고 밝혔다.
이날도 교전은 격화됐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국가들을 다시 겨냥했고,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 내 추가 목표물을 공습했다. 미국은 국제 수역에서 이란 군함 한 척을 격침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잠수함이 수상 함정을 공격한 첫 사례로 전해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서는 처음으로 튀르키예도 공격을 받았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군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란은 여전히 상당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전쟁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베선트 ‘이번주에 트럼프 관세 15%로 인상될 가능성 있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10%인 광범위한 관세율을 15%로 인상하는 방안을 이번 주 중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수요일 C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앞서 지난달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관세 체계 대부분을 무효화하자, 트럼프는 10%의 보편 관세를 새로 부과했다. 이후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즉각 시행하지는 않았다. 베선트 장관은 “5개월 안에 관세율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15% 관세가 모든 교역 상대국에 일괄 적용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15% 관세가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과의 기본 무역 합의에 따라 15%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선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과의 전쟁이 국제 유가에 미칠 위험을 축소 평가하며, 전 세계 원유 공급은 충분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전쟁 여파속 美머니마켓펀드 자산 역대 최대치 경신
이란 전쟁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미국 머니마켓펀드(MMF) 자산이 8조2710억 달러로 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중동 전역에서 전개되는 급박한 군사 충돌에 투자자들은 일단 현금을 확보하자는 분위기다. 크레인 데이터에 따르면 3월 3일 마감 주간에 미국 MMF에 490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 가운데 화요일 하루에만 약 185억 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누적 유입액은 1620억 달러를 넘어섰다.
TD증권은 “분명 ‘현금으로의 질주(dash to cash)’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는 “연준의 향후 정책, 미국 경제, 지정학적 리스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만연해 있다”며 “이 같은 부정적 재료가 합쳐지면 종종 투자자들은 더 안전한 피난처로 몰린다”고 진단했다. 도이체방크는 “위험회피와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의 영향이 일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는 세금 신고 시즌이 한창이며, 세금 환급금이 MMF 자산 증가에 기여하는 시기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런 연준이사 ‘이란 전쟁에도 금리 인하 필요’
스티븐 마이런 연준이사는 중동 전쟁의 경제적 파장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계속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계속해서 행동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주말 사이 발생한 사태가 노동시장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나의 전망을 바꿀 만한 근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에 유가는 급등했고 투자자들은 연준 금리 인하 기대를 낮췄다. 이번 주 발언에 나선 일부 연준 인사들은 전쟁이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언급했으며, 시장에서는 이를 동결 기조 장기화 신호로 해석했다.
이란 공습 이전에도 여러 연준인사들은 노동시장이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확실히 낮아지는 추가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마이런은 “노동시장 지표 전반을 보면 여전히 통화정책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준 베이지북은 최근 몇주 사이에 물가는 완만히 오르고 고용 수준은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