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재선실패? 시장 진정

(블룸버그) — 올해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내외적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중동 지역에서는 보복의 악순환에 따른 군사 충돌은 물론 이란의 핵합의 탈퇴로 핵위기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고, 국내에서는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탄핵과 관련해 상원에서 증언에 나설 의향을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미국 경제가 좋다고 해서 올해 11월 트럼프의 재선을 보장할 수 없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순지지율(지지율-반대율)이 마이너스인 경우 재선에 실패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경제는 호황이지만 여론조사 지지도가 낮았던 이전 사례는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시장은 당장 패닉에 빠지기 보다는 전개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며 진정하는 분위기다. 다행히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1월 15일 서명될 예정이라 어느 정도 위험자산을 뒷받침할 수 있다. 뉴욕증시는 약세 출발했으나 아마존닷컴과 알파벳 등 대형 기술주 반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리스크오프 랠리가 한풀 꺾이며 금값이 6년여래 고점에서 후퇴했고 달러-엔 환율은 3개월래 저점에서 반등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80%선을 회복했다. 배럴당 70달러 돌파를 시도했던 브렌트유는 반락했고, WTI 역시 62달러대로 후퇴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한다. 민생경제와 한반도 평화가 양대 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 11월 경상수지는 59.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김용범 기재부 차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시장 변동성 확대시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궁에 빠진 트럼프의 중동 정책

트럼프 행정부는 술레이마니 이란 사령관 제거가 향후 공격을 막고 중동 지역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했다며 미군의 암살 작전을 옹호했지만, 미국의 중동 정책은 트럼프가 그동안 약속해왔던 방향과 정반대로 가는 듯 보인다. 미군을 줄이기는 커녕 추가 파병하고 있고, 이란은 제재조치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이다. 역내 동맹국들은 지지에 소극적이다. 공습에 따른 경제적 비용 역시 증가하고 있다. 유가는 월요일 배럴당 70달러를 상회했고, 전세계 증시가 낙폭을 확대했다. 안전선호가 강해지며 금값은 6년여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정치적 반발 역시 바로 나타났다. 이슬람국가(IS)에 대항하는 미국 주도의 연합군은 작전을 중단해야 했고, 이라크 의회는 일요일 미군 철수를 촉구했다. 트럼프는 이라크에 제재를 위협하며 비용을 상환하라고 답했다. 이란은 트럼프가 2018년 탈퇴한 2015년 핵협정의 일환으로 약속했던 우라늄 농축 제한을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Defense Priorities는 미국이 이미 불안한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40년간 이란을 지켜봤다면 그들이 절대로 그같은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정반대다.” London School of Economics의 Fawaz Gerges는 이번 사태로 이라크 내에서 미국에 대항하는 정치 세력들이 힘을 합쳤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엄청난 계산착오로 이란의 손에 놀아났다”고 진단했다.

이란 긴장에 연준 인하 확신↑

트레이더들은 글로벌 지정학적 상황 악화에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더욱 굳혔다. 그러나 몇 달 전처럼 보다 심각한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지는 않고 있다. 연방 기금 선물은 현재 2020년 말까지 한차례 25bp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지난 목요일만해도 그같은 확률은 70% 부근이었다. 미군 공습으로 술레이마니 이란 사령관이 암살되고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난 금요일 트레이더들은 연준 인하 베팅을 크게 높였다. 또 투자자들이 미국채 장기물로 몰리면서 일드커브가 플래트닝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 움직임이 시사하는 우려의 수준은 2019년 하반기에 비해 아직은 높지 않은 편이다. 작년 9월 초 무역전쟁 우려에 연준의 목표 금리가 2020년말 0.9% 밑으로 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었다. 현재 시장의 예상은 1.30% 정도로, 연방기금 실효금리에 비해 25bp 낮다. 연준은 2019년 3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후 지난달 동결로 돌아섰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토대로 추가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다소 이르다”고 진단했다. “연준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경제 펀더멘털과 더 관계가 깊다. 물론 위험자산에 추가 매도세가 나올 경우 상황은 갑자기 바뀔 수 있다.”

블랙스톤 Wien의 서프라이즈 목록

블랙스톤 부회장 Byron Wien이 내놓은 서프라이즈 목록에 따르면 연준이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미 증시가 2020년에도 신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Wien과 Joe Zidle 블랙스톤 최고투자 스트래티지스트는 S&P 500 지수가 올해 언젠가 35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2020년 10대 서프라이즈 자료에서 예상했다. 경제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1%로 인하할 것이란 판단이다. “경제는 컨센서스 기대를 실망시키겠지만 경기 침체는 피할 것”이라며, “통화 정책이 완화적인데다 중기적으로 금리가 서서히 오를 것이란 편안한 마음에 S&P 500 멀티플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86세의 Wien은 전직 모간스탠리 스트래티지스트로, 1986년 이래 매년 ‘서프라이즈 리스트’를 발표해왔으며, 월가에서 가장 인정받는 인물 중 하나다. 1년 전 그는 S&P 500 지수가 15% 상승할 것으로 예견했다. 해당 지수는 2019년 29% 랠리를 펼쳤고, 연준은 3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했다.

유로존 침체에서 벗어나나

유로존 경제가 2019년말 침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부진한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이 개선되고 있다. IHS 마킷 민간분야 활동지수가 12월 50.9로 속보치보다 약간 높게 나왔다. 기준선 50을 넘을 경우 확장을 의미한다. 4개월래 최고 수준이지만, 아직은 미약하다. 경제성장률이 6년래 최저치인데다 제조업은 위축을 지속하고 있다. IHS Markit은 2019년 4분기 GDP 성장률을 약 0.1%로 추정했다. 큰 악재가 없다면 2020년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방리스크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유로존 센틱스 투자자기대지수는 1월 7.6으로 예상치 2.6을 크게 뛰어넘었다. 2018년 11월래 최고치를 기록해 전반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사라진 분위기다. 독일 서비스 PMI는 12월 52.9로 상향조정되어 유로를 지지했다. 유로는 해당지표 발표 후 한때 달러 대비 0.4% 상승했다.

연준 스탠딩 레포 도입해야

더들리 전 뉴욕연은총재는 연준이 미국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논의해왔지만 아직 시도된 적이 없는 스탠딩 레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래 상대방을 광범위하게 정하고, 담보로 미국채와 에이전시 MBS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제도는 효과적으로 레포 금리를 통제할 것”이라며, “연준이 제공한 유동성을 PD들이 다른 시장 참여자에게 대출하려 하지 않는 등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정책 벤치마크로서 연방기금금리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다양한 통화정책 개혁안을 제안했다. 여러 연준 위원들은 작년 9월 중순 발생한 자금 경색에 놀라 단기자금조달시장 관리 방안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고민하게 되었다. 당시 레포금리가 2% 부근에서 10%까지 갑자기 치솟았고, 결국 연준의 대규모 개입 덕분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게다가 연준이 아무런 문제 없이 시장에서 발을 뺄 수 있을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더들리는 지난 가을 금리 스파이크의 경우 금융시스템내 더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기보다 규제의 변화로 인해 지준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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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본 기사의 편집책임자: Peter Pae, ppae1@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