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이란대통령 사고, 연준리스크

김대도、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탄 헬기가 현지시간 19일 비상착륙해 구조대가 수색에 나섰으나 산악지대인데다 안개마저 짙게 깔려 그의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국영언론이 보도했다. 사고의 직접적 원인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X에 올린 게시물에 “새로운 업데이트”는 없다며 “어렵고 복잡한 상황”과 씨름 중이라고 전했다. 중동 지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라는 일대 혼란에 휘말린 민감한 상황에서 이란의 사실상 2인자인 라이시의 사고 소식은 자칫 지정학적 불안을 더욱 고조시킬 위험이 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 당국이 관련 보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증시의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와 연준 금리 인하 기대, 견조한 기업 실적 등 여러 호재가 겹치면서 지난 금요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28년 역사상 처음으로 4만선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Blue Chip Daily Trend Report의 Larry Tentarelli는 “강세 견해를 유지한다”며,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계속된다면 올해 말까지 다우 지수가 4만2500포인트를 시도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Fundstrat의 Mark Newton는 5300선을 되찾은 S&P 500 지수의 경우 5400까지 갈 수 있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 가능성 있는 다지기 구간을 버틸지 여부는 힘든 결정이지만 어떤 약세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공포지수인 VIX는 12 밑으로 2019년 11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보우먼 연준이사 ‘당분간 인플레 높을 듯’….파월 코로나 확진

미셸 보우먼 연준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높은 상태에 머물겠지만 현 수준의 기준금리라면 물가 압력이 결국 식을 전망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발언에서 “올해 들어 4월까지 평균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연율 4.3%로 작년 하반기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며, 물가가 앞으로 진정될 것이라는 자신의 전망을 위협하는 “상방 인플레이션 리스크 요인이 많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통화정책이 “제약적”이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낮추는데 충분한지 판단하기 위해 새로 들어오는 지표를 계속 모니터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연준은 미리 경로를 정해놓고 움직이진 않는다며, 만일 인플레이션 진전이 멈추거나 후퇴할 경우 자신은 금리를 올릴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월 연준의장이 목요일 늦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연준 대변인은 전했다.

블랙록 CIO, 인플레이션 완화에 가장 좋은 방법은 ‘금리인하’

블랙록의 최고투자책임자(CIO) Rick Rieder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낮추는 것이라면서, 기존 통념과는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기준 금리가 한 세대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유한 미국인들이 채권 투자를 통해 지난 수년에 비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Rick Rieder의 주장이다. “금리 인상이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Rieder는 금요일 방영될 블룸버그 TV의 월스트리트 위크 프로그램에서 말했다. “사실 나는 금리를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낮아진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소득과 고소득층의 미국인들이 높은 금리 덕분에 큰 혜택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서비스 중심 경제로 이동하고 있고 더 많은 돈이 서비스에 지출되고 있다. 상품 가격이 너무 많이 내려가는 바람에 가처분 소득이 서비스로 흘러갈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Rieder는 자동차 및 의료보험과 같은 서비스 부문에서 고착화된 인플레이션을 그 근거로 들었다. 서비스 가격의 경우 금리에 별로 반응하지 않는데다 노년층과 중·고소득층이 소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테니스화 한 켤레의 가격은 20년 전 수준인데 비해 테니스 경기 입장료는 두 배나 올랐다”고 덧붙였다.

엘-에리안 ‘연준 금리인하 지연에 정책 실기 우려’

저명한 경제학자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이 자칫 적절한 정책 타이밍을 놓칠 실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퀸스 칼리지 총장이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엘-에리안은 “연준이 지표에 근거해 작년 12월에 했던 것과 반대 방향으로 (매파) 정책 전환을 했다”며, “연준이 이제 고금리 장기화로 U턴을 하고 있는데 반해 시장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TV에서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 2%에 대해 “전적으로 임의적인 수치”라며 “잘못된 인플레이션 목표를 추구할 경우 불필요하게 성장을 희생하는 실수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 세계경제가 이제 구조적으로 고물가 시대에 접어든 만큼 과거처럼 2% 목표에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아니라 실물 경제를 기반으로 피봇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얼마나 빨리 낮출 수 있을 지에 대해 연준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메트라이프의 Shan Ahmed 등이 16일자 투자자노트에서 진단했다. 경기를 부양하거나 제약하지 않는 금리 수준을 뜻하는 중립금리는 연준 점도표상의 장기금리 전망치로 추정되는데, 3월 FOMC는 이를 2.5%에서 2.6%로 약간 상향 조정했다. 메트라이프에 따르면 중립 금리는 지난 10년 동안 2.5%와 3.5% 사이에 있었다. 금리 트레이더들은 이 장기금리가 점도표에서 제시한 만큼 낮은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선도금리는 시장 참가자들이 중립금리가 약 3.5%에 가깝거나 그보다 약간 더 높다고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메트라이프는 “역사적으로 FOMC는 향후 연준 금리 방향에 대해 정확했다”면서도, 하지만 “중립 금리에 얼마나 빨리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종종 과도하게 낙관적이었다”고 진단했다.

BofA, 올 하반기 장기물 채권 강세 전망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거시 경제 여건이 약해질 것으로 보고 올 하반기 장기물 채권의 컴백을 예상했다. 시장 포지셔닝과 통화 정책 경로, 일부 경제 약화 신호에 따른 기업 실적 둔화 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그동안 무시당했던 채권이 다시 무대 위로 오를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Michael Hartnett 등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주장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현금과 투자등급 채권, 주식을 열심히 사들이고 있는 반면 명목 성장률 하락에 대한 최고의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는 미국채 30년물에 “아무도” 강세 베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통화 정책이 완화 쪽으로 가고 정부 지출은 향후 12개월에 걸쳐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높아 채권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10월 Hartnett은 올해 상반기에 채권의 “빅랠리”가 예상된다고 외쳤으나,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견조한 모습을 유지함에 따라 실제로 미국채 시장은 고전했고 뉴욕증시는 신기록 경신 행진을 펼쳤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이 식고 있다는 징후에 연내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불붙으면서 미국채도 반등하기 시작해 30년물 금리는 4월말 고점 대비 30bp 가량 하락했다. BofA는 EPFR Global 자료를 인용해 5월 15일까지 1주일 동안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 119억 달러가 유입되었고, 채권형 펀드 역시 117억 달러가 들어와 21주 연속 유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바슬 ECB 정책위원 ‘6월 인하 합리적…다음 행보는 열린 마음’

보스티안 바슬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이자 슬로베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다음 달이 아마도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로 보인다며, 이 후 결정에 대해선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노동 시장이 여전히 “​매우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과도한 임금 다이내믹스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다 인플레이션 수치가 기대를 충족했다며, “최악의 분기들은 지났다. 올해 성장률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좋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엄청난 서프라이즈가 발생하지 않는 한 6월은 금리 인하에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순간”이라면서, “다만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말할 수 없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좀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고 싶다”며, ECB의 현재 지표 의존적 접근 방식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유럽의 전개 상황에 대응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립된 섬에 사는게 아니다”라며,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서울),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