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이란 충돌? G20 결판

(블룸버그) — 글로벌 무역전쟁에 이어 세계 각지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불거지며 이제 기댈 곳은 연준 밖에 없는 듯 보인다. 미국은 페르시아만 유조선 피습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군사적 대응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커들로 백악관 경제고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G-20 결판에 나오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결과’를 각오하라고 압박했다. 설상가상 홍콩 시위마저 강경 진압에 폭력사태로 번지며 외교적 갈등으로 비화될 위험도 있다.
국제유가(WTI)는 OPEC의 수요 부진 지적에도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우려에 한때 4.5% 급등했다. 에너지업종 랠리에 힘입어 S&P 500 지수는 5주래 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실업수당청구건수가 예상과 달리 증가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뒷받침하자,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은 동반 강세를 펼쳤다. 시장은 이미 다음주 FOMC에서 인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BMO는 다음주 깜짝 인하 가능성을 33%로 내다봤지만, 군드라흐는 6월은 아니라면서 7월은 상당한 가능성이, 9월은 거의 확정이라고 전망했다. 오늘 발표될 중국 생산 및 소매 지표는 중국 경제가 미국 고관세에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판단하는데 주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유조선 피습에 이란 지목

페르시아만 부근서 2척의 유조선이 공격당한 사건에 대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을 지목했다. 이란은 의혹을 전면 부정했지만 공식적인 배후 세력으로 비난받으면서 미국과 이란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약 4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벌써 한달 사이에 비슷한 사건이 또 벌어진 것이다. 폼페이오는 이란이 원유 수송을 방해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관련 우려를 유엔안보리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제재조치를 강화해온 트럼프는 이란과 합의를 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거리를 두었다. 사우디는 피격 사건 이후 안정적 원유 공급을 약속했다. 최근 무역전쟁과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에 약세장에 진입한 유가가 지정학적 위기와 OPEC 감산을 발판으로 방향을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G-20 안나오면 ‘결과’ 각오해라

커들로 백악관 경제고문은 트럼프가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회동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만일 중국이 거부할 경우 “결과(consequences)”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만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표시했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회동이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에 대해 언급조차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6월 28일~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이 자신을 만나지 않는다면 관세를 올리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했다. 커들로는 중국이 “균형적” 합의를 추구하고 있지만,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우리 관계가 워낙 불균형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위 균형잡힌 합의는 할 수 없다. 우리는 기존의 불균형에 대한 시정과 구제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 7월 인하? 글쎄…

RBC는 시장이 7월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83% 가량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7월 FOMC 전까지 수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G-20에서 예상과 달리 미-중 무역합의가 타결될 경우 7월 금리인하 기대는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 역시 7월 인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경제성장이나 인플레이션 추이를 보면 연준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모간스탠리는 연준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제 5년-30년 실질 일드커브 스티프닝에 들어설 때라고 권고했다. 이번 FOMC에서 점도표는 무시하고 정책 성명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파웰 연준의장이 7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죽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결과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에서 2.5%로 낮아졌고, 향후 12개월내 경기침체 발생 확률은 30%로 추정됐다.

트럼프와 관계 꼬인 독일

트럼프가 독일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여, 러시아와의 가스관 공사를 멈추지 않으면 제재조치를 가하고 일부 미군을 철수시킬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독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관세와 미국의 유럽 가스 시장 접근성 문제까지 겹쳐 양국 관계가 꼬일대로 꼬인 상태다. 트럼프와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여러 차례 만났지만 양국간에 근본적 간극만 확인했을 뿐, 지난달 협상도 다르지 않았다. 자동차 관세 부과시 독일 자동차업계는 물론 경제에도 충격이 예상된다. 5월 회동에서 미국은 자동차 관세를 철회할 양보조건을 전혀 내비치지 않아 독일이 그 의중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2명의 독일 관료가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트럼프가 공개적인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원하고 있음을 느꼈다며,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 확대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미국 관료는 관세를 중단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역 협상에 농산물을 포함시키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전방위 포위된 시진핑

지난 6년간 대부분 동안 거의 마음대로 중국을 통치해온 시진핑은 현재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규모 홍콩 시위까지 겹치는 등 임기 중 가장 큰 시련에 직면한 모습이다. 트럼프는 G-20 정상회의에서 자신을 만나지 않을 경우 대중 관세를 올리겠다고 위협했고, 홍콩에선 수십만 명의 시위대가 송환법에 반대해 거리로 나섰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Trivium China는 시진핑이 “개인적으로 자신이 미국과의 관계를 다루겠다고 말해왔는데 현 시점에서 보면 실패했다. 이제 미-중 관계는 통제 불능으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했다. PIIE는 중국이 군대를 홍콩에 파병할 의도는 보이지 않지만, 과잉대응할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폭력 사태가 과열되어 급진주의가 확산될 경우 시진핑은 결국 정치 불만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강경 대응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이 개입할 수도 있다. 그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경우 “시진핑은 더욱 뒤로 물러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