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투자회복, 남미통화 휘청

(블룸버그) — 미국 10월 자본재 수주와 출하가 예상과 달리 크게 반등하고 3분기 GDP 성장률마저 상향수정되며 미-중 긴장 완화 기대감 속 리스크온 모드에 뉴욕증시는 신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미국채 금리는 단기물 중심으로 올라 베어 플래트닝을 보였고, 달러지수(BBDXY)는 거의 7주래 고점을 터치했다. 미국 단기 자금조달 시장이 아직은 고요하지만 11월말과 연말 레포금리가 스파이크를 연출할 수 있어 경계가 요구된다. 미 금융시장은 현지시간 28일 추수감사절로 휴장한다. 한편, 파운드는 12월 12일 영국 조기 총선에서 토리당이 359석을, 노동당이 211석을 차지할 수도 있다는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가 나오면서 1주래 고점으로 올라섰다.
브라질 중앙은행(BCB)의 적극적 개입에도 헤알(BRL) 가치는 연일 신저점을 경신했다. JP모간은 BRL이 저평가된데다 BCB의 방어 능력이 충분하다며 BRL 비중확대 권고를 유지했다. 반정부 시위로 경제 성장이 위협을 받으면서 칠레 페소와 콜롬비아 페소 역시 사상최저로 하락했다. 올해들어 아르헨티나 페소가 달러 대비 37% 하락했고, 칠레 페소는 15%, BRL은 9% 빠져 신흥시장 통화중 최하위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 12월 제조업 업황전망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71로 전월비 1p 하락해, 되살아나는 소비 심리에 비해 기업들의 경기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인 분위기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26명의 전문가 모두 한국은행이 금요일 기준금리를 1.25%에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4분기 출발 좋다

미국 자본재 수주가 10월 예상과 달리 연초 이래 최대폭 증가했다. 3분기 경제성장을 짓눌렀던 자본지출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다. 두달 연속 감소했던 항공기 제외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는 10월 들어 1.2% 증가했고, 출하 역시 0.8% 늘었다. 모두 1월래 최대폭 증가로, 애널리스트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었다. 한편 3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2.1%로 속보치 1.9%보다 높게 나왔다. NatWest Markets는 “기업 투자와 관련해 4분기 출발이 좋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무역 정책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내년 대선으로 기업 임원들이 투자를 약간 주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질 개인소비는 10월 0.1% 증가에 그쳐 2월래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고, 실질 가처분소득은 -0.3%로 2015년래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그동안 미국 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가계 소비가 다소 속도를 늦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명목 개인소비는 예상치에 부합한 0.3% 증가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인 PCE 디플레이터는 전월비 0.2%, 전년비 1.3% 상승해 모두 예상을 하회했다. 근원 물가는 전월비 0.1%, 전년비 1.6% 상승했다.

OPEC+ 회의

OPEC+가 추가 감산에 나설 것이란 기대는 이제 거의 사라진 듯 하다. 블룸버그가 전세계 35명의 애널리스트 및 트레이더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35명 중 단 1명 만이 OPEC와 동맹국들이 다음주 회동에서 추가 감산에 동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은 올해 24개국으로 구성된 산유국 연합이 내년 중반까지 기존 공급 제한 합의를 연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0명은 기존 감산 합의가 2020년 6월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았고, 8명은 9월이나 12월까지 연장을 내다봤다. OPEC+는 올해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산유량을 하루 120만 배럴 가량 축소하기로 동의했었다. 이달 초만해도 산유국들이 시장 균형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약속해 추가 액션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당시 설문에서 전문가 38명 중 9명이 추가 감산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그 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사우디는 추가 감산 설득 노력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우디는 올해 약속했던 감산의 두 배 이상을 단행했으나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 다른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준수하지 않아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OPEC의 가장 큰 동맹국인 러시아 역시 올해 대부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한편 국제유가(WTI)는 미국 산유량이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한떄 1.5% 넘게 하락했다.

美증시 난기류 예고

RBC Capital Markets는 미 증시의 신기록 경신 랠리가 2020년에 다소 시들해질 수 있으며, 향후 몇개월 내에 후퇴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밸류에이션이 확대되고 펀드매니저들이 “희열감”에 빠져 있지만, 시장이 3월 말 전에 후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 500 지수는 올해들어 25% 급등했다. 2020년은 미국 주식시장에 조정과 난기류, 과도기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단기 후퇴 리스크가 상당히 높아 보인다. 2019년 말까지 우리가 예상대로 후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년 1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년말 S&P 500 지수는 3350로 예상했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스트래티지스트들 중 3명은 내년말 S&P 500 지수가 현재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낙관적인 크레디트스위스마저 내년 상승폭이 올해 지금까지 즐겼던 랠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내년 목표치를 3425 포인트로 제시해 약 9% 상승을 전망했다.

연준 인하 기대

Pictet Wealth는 올해 3차례 연준의 금리 인하만으로 다이내믹스를 바꾸고 V자형 반등을 끌어낼 수 없다며, 내년 6월부터 25bp씩 4차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0년 GDP 성장률은 1.3%로 2019년 2.2%에서 둔화될 전망으로, 계속되는 투자 부진이 노동 시장과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극도로 느슨해진 금융 여건 덕분에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진 않겠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긴축은 잔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금융시장 압력과 시스템내 높은 부채, 낮은 인플레이션 지속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총 100bp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11월 중순까지 “완만한” 성장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제조업의 경우 대다수가 아직 부진을 지속했지만 이전보다 더 많은 지역에서 개선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GDP성장률 밑도는 미국채 금리

도이치은행의 펀더멘털 크레딧 전략 글로벌 책임자인 Jim Reid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0년 가까이 미국 경제의 명목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다며, 부채가 계속 쌓이면서 이같은 현상이 적어도 2040년대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 성장에 있어서 재정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져 결국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하며, 통화정책은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상승을 제한하게 될 것이란 논리다. 이에 따라 채권금리는 장기간 명목성장률 아래에 머물게 된다. 현재 미국 명목 GDP 연간 성장률은 약 3.7%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75% 수준이다. 정부 차입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010년 이후 명목 GDP 성장률을 하회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정적자가 확대됨에 따라 공공부채가 2017년 이래 거의 20% 늘어 16.5조 달러를 넘어섰다. “부채에 너무 의존적인 시스템으로, 붕괴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마도 부채를 재팽창시켜야만 할 것”이라고 Reid는 설명했다. “재정 정책을 사용하고 통화정책으로 이를 지지하도록 하는 방법 밖에 없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