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인플레논쟁, 테이퍼링 일정

(블룸버그) — 미국 9월 CPI 지표가 예상을 상회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존 왈드론 골드만삭스 사장은 인플레이션이 현재 자신이 우려하는 최대 리스크라며, “일시적(transitory)”이란 단어의 정의와 매일 목격되는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급망 차질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이미 구축되었다며, 이같은 문제가 해소되려면 1-2년 또는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 역시 확실히 일시적 인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지적했고,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은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분기 동안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연준이 1970년대 이래 최악의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충분히 신경 쓰지 않는다며, 물가 통제력을 상실할 위험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뉴욕증시는 비용 증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데 상대적으로 유리한 테크기업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나스닥 지수가 0.7% 상승하는 등 반등을 시도했다. 월가 어닝시즌의 첫타자인 JP모간은 예상보다 견조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대출 부진과 직원 연봉 상승 등 비용 증가 우려에 주가가 2.7% 급락했다. 달러(BBDXY)가 0.5% 하락한 가운데 미-중간 무역 긴장 완화 기대에 힘입어 역외위안화는 약 한달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칠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25bp 인상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터키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금통위원 3명을 전격 경질하면서 터키리라가 달러 대비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인플레 압력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월 0.4%로 시장 예상치 0.3%를 상회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전년비로는 5.4%로 2008년내 최고 수준에 다시 올라섰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전월비 0.2%, 전년비 4.0%을 기록했다. 전례 없는 운송 차질과 자재 부족, 높은 상품 가격, 임금 인상 등이 합쳐져 생산 비용이 크게 높아지자 많은 기업들이 일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켰다. 그 결과 연준을 비롯한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물가 상승 압력은 경제 리오프닝과 관련된 분야를 넘어 확산되고 있다. 월세가 2001년래 최대폭인 0.5% 급등하는 등 집값 상승이 CPI 지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번 CPI 보고서는 연준의 테이퍼링 결심을 강화시켜줄 가능성이 높다. BMO Capital Markets는 연준이 테이퍼링 일정을 변경해야 하거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 이라는 판단을 재고해야만 할 내용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연준 테이퍼링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델타 변이가 계속 역풍으로 작용한다 하더라도 11월 중순이나 12월 중순 경에 팬데믹 긴급 지원을 축소하기 시작해야 한다는데 대체로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시간 수요일 공개된 9월 21-22일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대체로 경기 회복이 광범위하게 궤도를 유지한다면 내년 중반쯤 마무리되는 점진적 테이퍼링 과정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만일 다음번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한다면 11월 중순이나 12월 중순경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자산 매입 속도를 매달 미국채 100억 달러, MBS 50억 달러씩 축소해 나가는 경로를 제시했다. 연준 관료들은 물가 압력이 내년이면 연준 목표 부근으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18명 중 9명이 내년 중 적어도 한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미국채 전망 

인플레이션 급등세에 HSBC Holdings의 유명 채권 강세론자인 스티븐 메이저는 올해말 미국채 10년물 금리 전망치를 기존 1%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채권 금리 상승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고 2022년말 전망치는 1%로 유지했다. “2021년의 끝이 보이는 가운데 성장 기대는 낮아지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앞자리를 차지했다”면서도, 물가 급등세가 결국 지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오랫동안 채권왕으로 명성을 날렸던 빌 그로스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향후 12개월에 걸쳐 2%로 오를 것이란 전망을 재확인했다. 채권 투자가 손실이 난다 해도 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의 역할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의 황금기는 끝났을 수도 있지만 미국 예산 문제나 중국 경제성장률, 에너지 가격 급등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채권의 매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BOE 인상기대↑

트레이더들은 영란은행(BOE) 기준금리가 2022년 말이면 1%까지 갈 것으로 보고 베팅하는 분위기다. 파운드 오버나잇 인덱스 스왑(OIS)에 따르면 머니마켓은 2022년 12월 BOE 회의 때까지 90bp 긴축을 가격에 반영했다. 앞서 트레이더들은 연내 15bp, 내년 25bp씩 두차례로 총 65bp 인상을 내다봤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체인 차질, 일부 산업의 임금 상승 등에 대부분의 물가 급등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BOE의 견해가 설득력을 잃었다. BOE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0.1%에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이 4%를 초과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BOE 물가안정 목표치의 두 배 이상이다. 주말을 거치며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와 마이클 손더스 정책위원은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에 트레이더들은 빠르면 올 12월에 최소 15bp폭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유가 하락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모처럼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이번주 초 배럴당 82달러를 넘어섰던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때 1.5% 급락하며 8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럽에 천연가스를 충분히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유럽의 에너지 대란은 공급 부족보다는 단기적 시장에 의존한 정책 오류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꽤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OPEC은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에 대한 추정치를 하루 596만 배럴에서 580만 배럴로 낮췄다. 다만 4분기 수요는 하루 총 9982만 배럴로 12만 배럴 상향 조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류 가격 급등을 피하고 기후 변화라는 재앙을 피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투자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BofA의 Francisco Blanch는 현재 글로벌 석유 수요가 공급을 하루 약 100만 배럴 가량 추월한 상태로 올겨울 혹한이 찾아올 경우 유가가 100달러를 뛰어 넘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