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인플레 리스크, 유가 7년래 최고

(블룸버그) — 유가가 급등하고 블룸버그 상품 현물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불거지며 아마존닷컴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를 덮치면서 나스닥 100 지수가 2.2% 급락했다. S&P 500 지수 역시 1.3% 후퇴해 금요일 반등분을 모두 내주며 100일 이평선 아래로 밀렸다. 도이치은행 Jim Reid는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문제, 인플레이션 상승, 성장 둔화 신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시장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진단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마저 불확실성을 더하며 달러(BBDXY)는 3거래일째 하락했다. BofA는 최근 달러 하락이 좋은 매수 기회라며, 달러 강세 기조가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페이스북과 계열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이 전 세계적으로 몇시간째 접속 장애가 발생하자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하원의원은 독점의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페이스북 해체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수요일 기준금리를 0.5%로 25bp 인상할 것으로 블룸버그 설문에서 21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20명이 예상했다. 한국 정부는 유로화 표시 그린본드와 달러채 등 외평채 발행에 나선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OPEC+ 실망에 유가 급등

OPEC+는 매달 점진적으로 원유 생산을 늘려가기로 한 기존 일정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11월 증산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추측이 있었지만 그같은 제안은 나오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유가(WTI)가 한때 3.3% 뛰어올라 배럴당 78달러를 넘으며 2014년 11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OPEC+ 에너지 장관들은 월요일 화상회의에서 11월 증산 규모를 예정대로 하루 40만 배럴로 승인했다. 미국도 이같은 증산 속도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 미국 관료는 말했다. OPEC+은 11월 4일 다시 만날 계획이다. 현재 유가가 수년래 고점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경쟁 공급업체의 생산이 크게 늘지 않고 있어 OPEC+가 석유 시장을 상당히 통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OPEC+의 생산 정책은 향후 몇달 동안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재료가 될 전망이라고 Votol Group은 진단했다. Energy Aspects의 Amrita Sen은 사우디가 현재의 OPEC+ 월간 증산 계획을 별로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필요시 석유시장의 상단과 하단을 모두 방어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생산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데다 석유 판매로 2018년 이래 가장 많은 수입을 벌고 있다. 골드만은 전력회사들이 천연가스 대란에 석유로 대체함에 따라 연말 원유 수요가 하루 65만 배럴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올해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기업과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익숙해지는 새로운 프라이싱 심리가 생겨나 2022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한 온라인 패널 토론에서 “가격을 둘러싼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바뀌고 기업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고객에게 비용 상승을 쉽게 전가할 수 있다고 느끼는 상황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수년간 미국 기업들은 가격을 올릴 경우 시장 점유율이 떨어져 결국 손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소비자들 역시 보다 저렴한 상품과 판매처로 몰려갔으나, 현재 이같은 현상이 무너지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2022년 2.8%로 연준의 목표치 2%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9월 FOMC 점도표상 전망치 중앙값은 내년 2.3%였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전년비 3.6%를 기록하며 1991년 이래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은 증권거래위원회에 연준 고위 인사들의 주식 거래가 내부거래 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준은 내부적으로 연준 고위 관료들의 트레이딩 내역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美부채한도 갈등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2주 안에 부채한도를 넘길 위험에 처해 있다며, 비협조적인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백악관 연설에서 그는 부채한도를 상향하는데 실패할 경우 끔찍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공화당에게 협조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부채한도 유예를 시도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지지를 기대하지 말라며 민주당에게 예산조정 절차로 통과시키라고 요구했다. 바이든 정부의 역점적 인프라·사회지출 법안이 볼모로 잡혀 있어 여당은 어떻게든 공화당 표를 얻으려 하고 있다.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10월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재정증권 금리가 월요일 한때 0.106%로 3.8bp 가량 급등했다. 다른 만기물의 금리는 기껏해야 0.05%나 그 아래다.

미-중 무역협상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근로자와 기업들을 돕기 위해 조만간 중국 정부와 무역 합의 이행 및 관세 문제를 의논할 예정이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류허 중국 부총리와 조만간 대화를 갖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체결했던 무역 합의에 있어서 중국측의 미진한 부분을 강조할 계획이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이번 양자 프로세스에서 우리 앞에 놓인 많은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우리의 경제적 이익을 끝까지 방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산 상품 중 일부 품목을 미국 관세 부과 조치에서 제외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협상에서 어떤 카드도 배제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무역 긴장을 고조시킬 의도는 없다고 한 행정부 관료가 언론에 전했다. 다만 중국이 관행을 바꾸지 않을 수도 있어 미국은 이를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中부동산업체 유동성위기 

중국 헝다그룹과 부동산 관리 서비스 자회사인 헝다물업(Evergrande Property Services Group) 주식이 월요일 홍콩에서 거래 중단됐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헝다그룹이 자금 마련에 나선 가운데 허성촹잔그룹(Hopson Development Holdings)이 헝다물업 지분 51%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중국 금융 뉴스 플랫폼 Cailian이 보도했다. 금액은 400억 홍콩달러(51억 미달러)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허성촹잔 주식 역시 거래가 중지됐고,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 헝다그룹 주가는 올해 80%나 폭락했고 채권 투자자들은 디폴트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3000억 달러가 넘는 부채 더미에 무너진 헝다그룹은 채권 이자 지급마저 어려운 가운데 이번 딜이 성사될 경우 잠시 숨을 돌리고 역외 자금조달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을 벌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진단했다. 한편 또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화양년홀딩스(Fantasia Holdings Group)가 4일 만기 도래한 2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상환하는데 실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