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인플레피크? 연준 신속긴축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3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40여년래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을 하회하고 이제 피크라는 인식 속에 연준의 5월 75bp 인상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일며 미국채 2년-5년물 금리가 10bp 넘게 급락했다. 시장은 이제 5월 50bp 인상 가능성을 87%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했으나 수요일 어닝시즌 개막을 앞두고 JP모간 등 대형 은행주가 밀리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전일 급락했던 국제유가(WTI)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와 중국 일부 봉쇄 완화 조치에 힘입어 장중 7.5% 급등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이 막다른 길에 직면했다며, 군사작전 목표를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을 아직 확인할 수 없다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지된 화학무기 공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과 유럽은 경고한대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미 화학무기 위협이 분명했다며 보다 강력하고 신속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그동안 NATO 회원국들은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파병이나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주저해왔다. 한편 한국 3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2.7%로 예상치 3%를 하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인플레이션 피크?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비 8.5%로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다음 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시장 예상치는 중앙값 기준 8.4%였다. 전월 대비로는 1.2% 뛰어 올라 2005년래 최대폭 상승했고, 가솔린 비용이 월간 증가폭의 절반 가량을 주도했다. 다만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비 6.5%, 전월비 0.3%로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3월 CPI 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반영한 결과로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이번 인플레이션 주기상 피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보다 매파적 기조로 급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로 당분간 되돌아가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코로나19 봉쇄, 여행 등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할 때 높은 물가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이 소비 지출을 위축시키거나 연준의 과잉대응을 유발할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뉴스가 Harris Poll에 의뢰해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 약 84%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를 줄일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연준 2인자 ‘신속 긴축’

연준 부의장으로 지명되어 상원 인준을 기다리고 있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미국 중앙은행이 올해 중립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신속하게(expeditiously)” 움직일 방침이라며, 연준이 노동 시장을 해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우리는 통화 정책을 체계적으로 긴축함으로써 그렇게 하고 있으며, 일련의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차대조표에 대한 결정은 “빠르면 5월이 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6월부터 대차대조표가 축소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매 회의마다 금리 인상의 적절한 속도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기보다, 결국 종합적으로 올해 말에 보다 중립적인 정책 스탠스로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연준 점도표에 따르면 중립금리는 2.4% 부근으로 추정되었다. 브레이너드는 어떤 전망이든 간에 높은 불확실성을 수반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3월 CPI 지표에 대해서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었고 금융 여건이 이미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가능한 빨리 기준금리를 중립 범위로 올려야 한다며, 물가 압력이 지속될 경우 더 긴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中리스크…부양책 기대에 증시 반등

중국 증시가 경기부양책 기대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화요일 반등했다. CSI 300 지수는 이달 들어 최대폭인 2% 상승으로 마감했으며, 전일 3% 넘게 빠졌던 홍콩 항셍지수도 0.5% 올랐다. 중국 증시는 월요일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불안과 규제 불확실성, 글로벌 금리 상승 등으로 또 한차례 대규모 매도세에 시달렸다. 리커창 총리가 일주일 사이에 경제 성장 리스크를 3번이나 경고하고 나서면서 중국 당국이 성장을 뒷받침하고 투자자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베팅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리커창 총리는 월요일 기존 정책 시행에 있어서 “시급성”을 강조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필요한 보다 강력한 경제 정책을 검토하고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노무라홀딩스는 중국내 경기침체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45개 도시에서 약 3억7300만 명이 전면 또는 부분 봉쇄 조치로 발이 묶여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중국 GDP의 4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봉쇄가 4월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2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연준 금리 인상에만 치우쳐 중국발 리스크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 비관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4월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 글로벌 성장에 대한 낙관론이 가장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를 예상한 투자자들의 비중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스태그플레이션 기대치는 2008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통화정책 리스크의 경우 역대 최고치로 높아졌다. 이번 설문조사는 4월 첫주에 292명의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이들의 총 운용 자산은 8330억 달러에 이른다. 연준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긴축 기조로 돌아서면서 투자자들이 얼마나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설문에서 글로벌 경기침체를 최대의 테일리스크로 꼽았다. 3월 설문에서 리스크 요인 중 1위를 차지했던 우크라이나 전쟁은 4위로 밀렸다. 펀드매니저들은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4번에서 7번으로 늘렸고, 이번 긴축 사이클이 2023년 4월에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채권과 유로존 주식, 자유소비재를 피하고, 대신 현금과 상품, 헬스케어, 에너지, 원자재 종목에 롱 포지션을 제시했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S&P 500 지수가 4000선을 하회한 뒤 5000선을 갈 것으로 내다봤고, 3637포인트까지 밀릴 경우 ‘연준 풋’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교역 전망 악화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글로벌 상품 교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7%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로 인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조치, 높은 인플레이션 등이 국가간 교역에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글로벌 GDP 성장률 전망치도 4.1%에서 2.8%로 낮췄다. 내년 교역 성장률은 3.4%로 내다보고, 식량 불안정과 바이러스 재유행 가능성 등을 하방 리스크로 지적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세계 경제를 경쟁적인 블럭으로 쪼개고 최빈국에게 등을 돌릴 경우 번영이나 평화가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역사가 알려준다”고 경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