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인플레 피크? 되살아난 75bp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최근 며칠 사이에 1.7조 달러 가량 시가총액이 날아간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가 나타나며 반등에 성공했다. 골드만삭스 수석 글로벌 주식 스트래티지스트 Peter Oppenheimer는 3월말 이후 약 11조 달러 증발한 글로벌 증시가 이제 바닥에 도달해 중장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블룸버그 TV에서 진단했다. 하방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거의 모두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미국 경제가 워낙 강해 금리 인상을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WTI)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 이틀간 거의 10% 빠져 배럴당 100달러선을 하회했다. 현지시간 11일 아침 발표될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8.1%로 3월 8.5%에 비해 다소 둔화가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지났을지 모르지만 올 4분기는 되어야 7% 아래로 갈 수 있어 연준은 당분간 강력한 긴축 의지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의 4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2.7%로 시장예상치 2.8%를 밑돌았고, 취업자 수는 전년비 86만5000명 증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인플레 피크?

채권시장의 향후 5년에 걸친 기대 인플레이션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 차이인 미국 5년물 손익분기금리(BEI)가 현지시간 화요일 한때 11bp 밀리며 2.93%로 2월 22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해당 BEI는 3월 24일 3.76%선을 넘어서기도 했었다. 연준이 공격적 긴축으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포한데다 성장 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BEI 상승세가 멈춰선 양상이다.

최근엔 명목채마저 주춤해 10년물 미국채 금리의 경우 2018년래 최고치인 3.2%에서 하루만에 2.94%까지 밀렸다. 분트채 역시 10년물 금리가 장중 10bp 넘게 하락해 한때 0.99%를 기록했고, 길트채는 14bp나 후퇴했다. TwentyFour Asset Management의 Mark Holman은 “올해 말까지 경기 침체에 취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Toronto Dominion Bank의 James Rossiter는 “전년비 기준 인플레이션은 북미의 경우 이미 피크에 도달했고 유럽은 올해 중반이면 정점에 이를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되살아난 75bp 인상

연준 인사들이 6월과 7월에도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수 있다는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메시지를 뒷받침하면서 후에 더 큰 폭으로 움직여야 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75bp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 어떤 것도 배제하고 싶지 않다. 올해 하반기에 가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으면 우리는 속도를 높여야 할 수도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밝혔다. 앞서 메스터는 다음 두 차례 FOMC 회의에서 50bp씩 금리를 올리는 방안이 “완벽히 타당하다”고 Yahoo! Finance에 말했고,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 역시 이에 동의했다.

윌리엄스는 연준이 동시에 대차대조표도 축소할 계획이라며 “우리가 매우 신속하게 통화완화를 철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지표를 보면서 경로를 조정하고 적절한 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실업률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정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이번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1980년대 폴 볼커 전임 연준의장이 경험했던 경기침체가 반드시 되풀이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일단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까지 올린 뒤 추가 인상 여부는 상황을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50bp씩 앞으로 2-3번 정도 추가 인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ECB 7월 금리 인상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계속해서 강하게 나올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상최저 수준인 기준금리를 7월부터 올리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연설에서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6월말 순채권 매입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7월 ECB 금리 정상화의 첫단추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ECB 정책위원이기도 한 나겔 총재는 중앙은행이 추세에 뒤처질 위험이 높아졌다며, 글로벌 경제 환경이 바뀌고 있어 구식의 인플레이션 논리에 매달려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여러 ECB 인사들이 최근 지적했듯이 물가 다이내믹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기엔 힘들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팬데믹 관련 공급 차질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기록적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ECB 위원들은 7월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심지어 보다 비둘기파적 인사인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마저 이를 지지하고 있다.

블랙록 숏

블랙록의 스타 머니매니저인 Alister Hibbert가 순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BlackRock Strategic Equity Hedge Fund가 올해 들어 4월까지 13% 급락한 영향으로, 2011년 출범 이후 최악의 성적이 예상된다. 작년말 기준 그의 포트폴리오는 35% 정도 순매수 포지션이었다. 이같은 태세 전환은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각변동을 반영한다. 인플레이션 폭등에 중앙은행들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고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성장주가 대규모 매도세에 무너졌고, 그 결과 주식에 집중 투자한 헤지펀드들이 휘청였다. 그는 3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펜데믹 이후 경제 정상화가 완전히 질서정연하게 진행되지 않을 게 분명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에너지 경고

사우디와 UAE가 모든 에너지 분야에서 여유 생산 능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생산업체들이 투자를 축소함에 따라 원유와 디젤, 천연가스 등 모든 가격이 사상최고치 또는 그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지금 같은 상황을 본 적이 없다”며, “세계는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모든 레벨에서 에너지 생산능력이 바닥나고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아부다비 컨퍼런스에서 말했다. 수하일 알 마즈루에이 UAE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 늘지 않는 한 OPEC+만으로 충분한 석유 공급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도 되기 전에 휘발유와 디젤의 소매가격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