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인플레 불안↑, 연준 인내심

(블룸버그) — 중국 4월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이 전년비 6.8%로 2017년 10월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불안에 기름을 부었다.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상승이 지속되진 않을 전망이라며 인내심을 강조했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원자재 상품 가격 랠리 등에 우려를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술주가 인플레이션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전일 2.6% 급락했던 나스닥 100 지수는 간밤 한때 2% 가까이 추가로 밀렸으나 저가매수세에 반등을 시도했다.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올랐고, 달러(BBDXY)는 연저점 부근에서 거래됐다.

Klaas Knot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억눌린 소비에 경기 상방 리스크가 크다며 유로존 경제가 올해 4% 이상 성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Isabel Schnabel ECB 집행이사는 독일 인플레이션이 3%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지만 오래 가진 않을 전망이라며, ECB는 이같은 단기적 변동성을 뛰어넘어 중기적 시계에서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4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3.7%로 예상치 3.9%를 하회했고, 취업자 수는 전년비 65만2000명 증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의 인내심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경제 전망이 밝지만 팬데믹 이후 호황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정책 입안자들이 인내심을 계속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테이퍼링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며 파월 연준의장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때에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CNBC에서 말했다. 올해 물가가 2.5%~3%, 내년 2.5% 오를 전망이라며, 일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2%에 묶어두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고용의 경우 큰 폭의 증가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팬데믹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 역시 테이퍼링 논의는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아직 최대 고용까지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고,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분명 회복의 길을 가고 있지만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800만 개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며 연준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내년쯤이면 바이러스 수렁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견조한 미국 경제

미국 3월 구인 및 이직(JOLTs) 보고서에 따르면 구인건수가 812만3000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750만건이었다. 백신 접종이 활발해지고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방역조치가 해제되면서 인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모습이다. 빈 자리가 채용에 비해 200만개 이상 많았으며 그 격차는 사상 최대로, 많은 고용주들이 감염 우려와 육아 부담, 관대한 실업급여 등으로 인해 일할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미국 단독주택 가격이 중앙값 기준 올 1분기에 31만9200달러로 전년비 16.2% 올라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시간으로 12일 오후 9시반에 발표될 4월 CPI 상승률은 전년비 3.6%가 예상된다.

골드만 ‘인플레 일시적’

골드만삭스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Jan Hatzius는 다가올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이 지속되기보다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바로 앞에 있다”며, “그러나 결국 일시적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한 팬데믹이 후퇴하고 학교 등교 수업이 재개되면서 노동력 공급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년간 부진한 물가 압력에 시달렸던 선진국 경제에서 이제 인플레이션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신호가 늘어나는 추세다. 반도체에서 철강, 목재, 면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자재의 재고가 타이트해진 상황이다. 원자재 상품 가격의 상승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전가될지는 정책 입안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중요한 관심사다. 연준은 현재 월간 1200억 달러 규모로 채권을 매입하고 있으며, 연준이 추구하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있어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루어질 때까지 양적완화 속도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모비우스 ‘인플레 과소평가’

신흥국 투자 베테랑으로 잘 알려진 마크 모비우스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서 각국 정부가 기록적으로 돈을 찍어냈다며,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상승이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를 압박하면서 특히 미국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 상품지수가 이미 2015년 7월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왔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져 원자재 가격의 랠리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 몇 년간 선진국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신흥시장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위기와 기술주 매도세에 집중 공격을 받은 중국과 인도 증시가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TV에서 말했다. 그러나 가치주로의 완전한 로테이션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가치주와 성장주의 조합을 권고했다. 모비우스는 30년간 몸담았던 프랭클린 템플턴과 결별 후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드러켄밀러 ‘연준 정책 부적절’

미국 헤지펀드 전설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 드러켄밀러는 아마도 연준 덕분에 올해 17%, 작년 42% 상승을 기록했다며, 현재의 재정 및 통화 정책이 경제 상황에 비춰볼 때 “가장 급진적”이라고 CNBC에서 말했다. 역사상 통화와 재정정책이 경제 상황과 이만큼 따로 논 적이 없었다며, “원숭이조차 이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시장에서 광풍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작년 V-자 모양의 경기 회복이 “환상”에 불과하다고 믿었지만 완전히 예상을 빗나갔다고 고백했다. 지난 봄 6주간 실시된 양적완화가 2009년~2018년 전체 기간을 통틀어 매입한 미국채 규모보다 컸지만, 이제 진짜 문제는 연준이 백신이 나오고 소매판매가 추세를 넘어선 이후에도 2.5조 달러를 풀 예정이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여전히 블랙홀에 빠져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연준 정책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