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인플레쇼크? 연준 회사채매각

(블룸버그)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인플레이션 “빅쇼크”를 경고했다. 그는 많은 투자자들이 지난 30여년간 인플레이션 하락만을 목격해 왔다며, 인플레이션 강스파이크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물가 상승 우려시 정책을 재평가해야할 수도 있다며, 만일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재고할 경우 재정부양책과 불협화음이 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4월 초에서 5월 말까지 다소 빨라졌으며, 전반적인 물가 압력 역시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연준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 축소를 위한 시간표를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긴축발작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시점에 천천히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기업들의 인력 부족 현상 속에 임금 압력이 누적될 가능성이 있지만 데이터 상으로는 아직 전반적인 임금 상승세가 크게 반등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는 경제 낙관론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힘겨루기를 지속하는 가운데 장초 상승분을 상당부분 반납했다. 국제유가(WTI)는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가 한때 배럴당 69달러로 2018년 10월 이래 고점을 경신했다. 위안화 강세 속도 조절에 나선 중국 외환당국은 외화예금 지준율을 인상한데 이어 수요일 해외 증권 투자 쿼터를 추가 100억 달러 허용해 사상최대인 1470억 달러로 늘렸다. 5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564.6억 달러로 전월비 41.5억 달러 증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회사채 매각

연준이 지난해 도입한 팬데믹 긴급 대출 기구를 통해 사들인 회사채 포트폴리오를 점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한다. 연준은 현지시간 수요일 성명서에서 “포트폴리오 매도는 점진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진행될 예정이며, ETF와 회사채 시장의 일일 유동성과 거래 여건을 감안해 시장 기능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내용은 뉴욕 연은이 매도를 시작하기 전에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주 업데이트된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연준은 SMCCF(유통시장 기업신용기구)를 통해 약 137억 달러의 회사채와 ETF를 보유하고 있다. 연준은 먼저 ETF를 축소하고 이후 여름에 회사채를 매도하기 시작해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연준 대변인은 이번 포트폴리오 정리가 통화정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시그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중국 기업 블랙리스트 수정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번주 중국군과 관련된 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 금지 조치를 수정할 계획이다. 트럼프 시대의 정책이 법정 공방에 휩싸이고 투자자들이 자회사 범위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중국 국방 및 감시 기술 분야와 연관되어 처벌이 가능한 기업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대상 기업 선정과 금융 제재는 의회의 지시에 따른 국방부 보고서에 맡겨져 왔다. 바이든이 이번 주 후반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정 명령은 블랙리스트 기준을 바꿔 국방 또는 감시 기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군이 소유 또는 통제하거나 관련이 있는 기업들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 명단에 있는 많은 수의 중국 기업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며,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이 국무부 및 국방부와 논의를 거쳐 명단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백악관과 재무부 대변인은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글로벌 법인세

아마존닷컴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테크 공룡의 출현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게 법인세를 조정하자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 매출 기준을 놓고 협상가들이 고민 중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유럽 관료들은 연간 매출 200억 달러가 넘는 기업에게 영업활동을 하는 국가에서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제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미국측 방안에 따르면 대상 기업이 100곳 정도로 제한될 수 있다는 데에 불만스런 입장이다. 또한 아마존의 저마진 수익구조를 놓고 이익 기준 역시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과세 기준을 매출 200억 달러로 정할 경우 약 540개의 상장기업이 여기에 해당된다. 높은 이익 기준을 추가할 경우 해당 리스트는 줄어들게 되며, 석유와 금융서비스 등 특정 산업의 면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이전 OECD 계획에 나타났다. 과세 대상 대기업의 매출과 이익 기준에 대한 합의는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도와 함께 글로벌 조세 협정에 있어서 핵심 내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글로벌 법인세가 적어도 15%는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은 디지털세에 대한 보복 관세 시행을 최대 180일 연기해 OECD/G-20 합의에 시간을 주기로 했다.

BOJ의 경고

아다치 세이지 일본은행(BOJ) 이사회 정책위원은 연준의 테이퍼링으로 인해 엔화가 강스파이크를 나타낼 경우 BOJ가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수요일 연준이 실제로 통화부양책을 거둬들이기 시작할 경우 엔화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여 심지어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설지 여부는 말할 수 없지만, 만약 그럴 경우 엔화가 강세로 간다면 우리는 행동을 취하는데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올해 들어 엔화는 달러 대비 크게 약세를 보였다. 연준이 BOJ보다 훨씬 앞서 부양책을 철수할 경우 금리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에 투자자들이 주목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는 수출 의존적인 일본 경제에 대체로 긍정적으로, 일각에선 연준이 긴축으로 선회시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제기됐다.

터키 금리 인하?

Sahap Kavcioglu 터키중앙은행 총재는 수요일 컨퍼런스 콜에서 투자자들에게 때이른 금리 인하에 대한 두려움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기 정책 완화 기대는 정당한 추론을 토대로 하지 않으며 사라져야만 한다”고 터키중앙은행 웹사이트에 게재한 프리젠테이션 자료에서 주장했다. 앞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를 요구하자 달러-터키리라화 환율은 한때 3% 넘게 급등하며 신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Kavcioglu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며 상승폭을 0.7% 가량으로 줄였다. 트레이더들은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다며 크게 놀라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임 중앙은행 총재를 전격 해임하면서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Bank of Singapore의 Todd Schubert는 “터키의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진 것으로 어느 정도 지속되어왔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허를 찔리진 않은 듯 보인다”고 전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