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기대인플레↓, 연준 리스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가 지난 금요일 사상 처음으로 5000선 위에서 마감한데 이어 현지시간 월요일에도 추가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지표 확인에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오후 들어 소폭 밀렸다. 월가 스트래티지스트들이 제시했던 올해말 목표치를 이미 상회했지만,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랠리가 더 이어질 수 있다며 몇달 안에 5500포인트까지 갈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인공지능(AI)칩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엔비디아는 장중 한때 3.4% 올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이 약 1.83조 달러로 아마존닷컴을 위협했고,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 홀딩스는 블록버스터급 실적 발표로 3거래일에 걸쳐 90% 넘게 폭등했다. 셰일 생산업체인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엔데버 에너지를 약 26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후 주가가 장중 10% 넘게 급등했다.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따른 컴백 랠리에 2년여 만에 5만달러를 돌파했다.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최근 유세에서 과거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한 회원국 지도자에게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을 경우 러시아 공격시 미국이 보호해줄 생각이 없다며 오히려 러시아가 원하는대로 하라고 독려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발언하면서 백악관과 유럽이 발칵 뒤집혔다. 그와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선 중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미국의 동맹국 대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편을 드는 것은 “실수”라고 비난했다. 또한 트럼프가 중국 등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는 면책특권 요청을 기각한 판결에 항고하면서 미 연방대법원에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혐의에 대한 형사 재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재판을 11월 대선 이후로 미룬 뒤 선거에서 승리해 법무부에 해당 사건을 기각하라고 지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뉴욕연은 설문조사서 美 3년 기대 인플레이션 11년래 최저

뉴욕 연은의 월간 설문조사 결과 미국 소비자들의 중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기록이 시작된 2013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향후 3년 뒤 기대 인플레이션은 1월 2.35%로 하락했고, 1년과 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중앙값 기준 각각 3%와 2.5%로 이전치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번 지표는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 앞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 부근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보다 확신이 필요한 연준 위원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다. 현지시간 화요일 오전 발표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2.9%로 이전치 3.4%에 비해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이며, 근원 CPI 상승률 역시 3.7%로 둔화가 예상된다. 미셸 보우먼 연준이사는 현지시간 월요일 발언에서 연준의 기준 금리가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유지하는 데 좋은 위치에 있다며, 당장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기업들이 최근 2년간 가격 인상으로 이윤 마진 및 매출을 높일 수 있었다며, 그같은 관행을 바로 포기하기엔 어려울 수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위험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씨티그룹, 향후 연준 금리 인상 리스크 대비 권고

채권 트레이더들이 향후 정책 완화 주기에 대한 연준의 예상 경로를 점차 수용하고 있는 가운데 씨티그룹은 이번 완화 주기가 단기에 그치고 곧이어 금리 인상이 뒤따를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6월로 점치고 있는 씨티그룹은 앞으로 몇년 사이에 1990년대 말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1998년 당시 연준은 러시아 부채 디폴트 및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 사태에 따른 금융위기를 서둘러 끝내기 위해 3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1999년 6월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스왑 시장은 2024년 연준 금리 인하 기대치를 지난해 25bp씩 최대 7차례에서 이제는 4번 내지 5번 정도로 낮추었다. 연준위원들이 최근 점도표에서 시사했던 3차례 인하 전망에 보다 가까워진 셈이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시장 스트래티지스트 Jason Williams는 “시장이 향후 금리 인상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며 1998년을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주기가 1998년의 완화 주기와 보다 유사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일관된 2%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할 경우 향후 연준의 금리 인상을 둘러싼 테일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끈질기게 오래 갈 경우 연준의 소위 중립금리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거져 미국채 일드커브의 스티프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들 ‘연준 통화정책 기조, 지나치게 제약적’

경제학자들이 연준의 통화정책이 다소 지나치게 긴축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현지시간 월요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1%가 미국 중앙은행의 현재 통화 정책 기조가 “너무 제약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2010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1월 30~31일 연준의 FOMC 회의 직전인 1월 23~30일 사이에 집계되었으며, NABE는 이번주 워싱턴에서 연례 경제정책 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다.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500bp 넘게 올리며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공격적인 긴축 행진을 단행했다. 덕분에 인플레이션이 작년 하반기에 빠르게 후퇴해 연준이 올해 들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금융시장에서 확산되었다. 1월 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3월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투자자는 현재 인하 시작 시점을 5월로 베팅 중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와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는 지난 주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의 지속적 하락은 물론 주거비와 서비스 등 보다 광범위한 물가 안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ECB 상반기 대폭 금리 인하에 베팅한 트레이더…성장 정체 우려

한 트레이더가 3개월 Euribor 선물과 연계된 옵션 거래를 통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상반기에 단기 수신금리를 현 4%에서 3.25%로 75bp 인하할 가능성에 베팅했다고 2명의 런던 소재 트레이더들이 전했다. 머니마켓은 연초와 달리 상대적으로 매파적 연준 스탠스에 ECB 인하 기대를 낮춰 현재 6월까지 37.5bp 정도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 따르면 이번주 발표될 유로존의 작년 4분기 GDP 잠정치는 전기비 0.0%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로존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3분의 2 정도로, 미국과 영국의 약 50%에 비해 다소 높게 보고 있다. 파비오 파네타 ECB 위원 겸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주말 “통화정책 기조의 반전을 위한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앞서 마리오 센테노 위원은 유럽 경제가 1년 넘게 성장을 멈추었다며 우려했다. 한편 피에로 시폴로네 ECB 집행이사는 현지시간 월요일 브뤼셀에서 이제 ECB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더이상 수요를 억누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EU, 러시아 지원한 중국 기업 3곳에 무역 제재 제안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한 20여개의 기업에 대해 새로운 무역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제안서 초안에 따르면 중국 소재 기업 3곳을 포함해 홍콩, 세르비아, 인도, 터키 등의 기업들이 제재 대상에 올랐으며, 유럽 기업들과 거래가 금지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EU가 중국 본토 기업에 직접 규제를 가한 최초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이 EU의 주요 교역 파트너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조치는 의미가 크다. 특히 독일의 경우 중국은 폭스바겐 등 자국 자동차 업체에게 가장 큰 시장이다. 당초 중국 기업 여러 곳이 제재 대상에 올랐으나 일부 EU 회원국들의 반대로 철회됐다. EU 제재가 채택되려면 모든 회원국의 지지가 필요하며 그 전에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 EU는 지금까지 620개가 넘는 기업들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는데 거의 대부분이 러시아 기업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