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인플레 베팅↑, 美경제낙관론

(블룸버그) — 미국채 5년 BEI(손익분기 인플레이션)가 2.9%까지 치솟으며 채권시장의 인플레이션 베팅이 십여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BEI는 같은 만기의 명목채와 물가연동국채간 금리 차이로 해당 기간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다. 10년물과 30년물 BEI 역시 수년래 고점으로,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주장과 달리 높은 인플레이션이 곧 사라지긴 어려워 보인다는 판단이다. 뉴욕증시는 견조한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지며 S&P 500 지수가 7거래일 연속 올라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영란은행(BOE) 신임 수석 이코노미스트 휴 필은 파이낸셜타임즈에 다음달 금리 인상 결정 여부가 라이브로 “정교하게 균형적(finely balanced)”이라고 전했다. 그의 발언은 금융시장에서 예상하듯 다음달 금리인상이 아직 기정사실은 아님을 시사해 투자자들의 공격적 베팅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한편 뉴욕연은의 Hyeyoon Jung은 한국의 사례 연구를 통해 거시건전성 외환 규제가 기업의 환율 리스크 헤지 능력을 저해함으로써 결국 수출 감소라는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 수 있다고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연준은 2명의 지역 연은총재가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한 이후 정책 입안자와 고위 임원들의 개별 주식 및 채권 투자를 금지하고 액티브 트레이딩 또한 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헝다그룹은 자금 마련을 위해 추진했던 자회사 지분 매각 협상이 결렬되고 채권 이자 미지급에 따른 30일 유예기간이 오는 토요일 종료됨에 따라 역외 채권단이 부채 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일부 채권단은 공식적인 상환유예 합의를 체결한 뒤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5년물 1.2% 돌파

연준 통화정책의 중기 경로를 반영하는 5년 만기 미국채 금리가 6bp 넘게 올라 1.23%을 돌파하며 2020년 2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긴축 정책 속도에 대한 기대치를 계속 높여가면서 현재 시장은 2022년 말까지 연준 기준금리가 거의 50bp 오를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는 분위기다. 금리 옵션 시장에선 5년물 금리에 대해 11월 말까지 약 1.33%를 목표로 하는 베팅도 나왔다. BMO Capital Markets의 Ben Jeffery는 연준 테이퍼링이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진 상황에서 이제 관심은 금리 인상 시점으로 쏠려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 FOMC 회의를 앞두고 위험자산이 5년물 금리 상승을 버틸 수 있을지, 또 시장 기반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BMO는 첫 금리 인상 시점을 2022년 말 또는 2023년 초로 내다보고 있다.

美경제 낙관론

핌코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Tiffany Wilding은 미국 경제가 델타 변이 확산 진정세에 다시 회복 속도를 내고 있다며, 레저와 여행 서비스 분야에서 소비가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백신 접종이 늘면서 신규 감염 증가세가 둔화되고 미국 정부가 11월 8일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항공사와 호텔, 유람선 등 관광 업계가 잔뜩 기대하는 모습이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지난 주 29만 명을 기록하며 2주 연속 30만 명을 하회했다. Wilding는 10월 순고용증가 확대가 예상된다며, 연준이 11월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었다고 확신했다. 또한 경제 성장세가 추가적인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겠지만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상승세가 내년 말이면 잠잠해지면서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여유가 생길 것이라며, 2023년 초쯤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트코인 ETF 경고

미국내 첫 비트코인 선물 ETF의 성공적 출발에도 JP모간은 과도한 수요가 선물 시장을 왜곡시킬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ETF 투자자들의 거래 비용 역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BITO)는 상장 이틀만에 11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이를 계속 롤오버하는 소위 캐리 비용이다. BITO 혼자서 이미 10월과 11월 비트코인 계약의 미결제약정 중 4분의 1을 차지한 상태인데다, 추가로 유사한 ETF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들 상품이 상당한 규모로 몸집을 키울 경우 캐리 비용도 덩달아 높아진다며, 2019년 중반 이후 롤오버 비용이 연평균 약 8~9%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中주식 긍정적

블랙록과 UBS가 중국 정부의 규제 단속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진정되고 기업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중국 주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피델리티도 일부 “깊은 가치 투자 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다. 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는 “다시 발을 담그고 있다. 전술적인 상승 여지가 더 있다고 본다”며, 중국의 규제에 대해 시장이 어느 정도 불안을 덜어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UBS는 규제 강화가 가격에 반영된 반면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은 개선이 예상된다며 현지시간 수요일 중국 주식에 대해 투자의견을 업그레이드했다.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시장을 계속 규제할 방침이라며, 헝다그룹 사태로 인한 타격 우려를 일축했다. 헝다그룹 위기는 “개별적” 사안으로 중국 기업의 전반적인 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유부실채권 정리회사인 중국화룽자산관리는 주주들로부터 자산 매각과 채권 발행을 승인받았다.

터키 또 금리 인하…리라화 사상최저

터키 중앙은행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박에 못이겨 결국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며 기준금리를 16%로 200bp 내렸다. 이에 터키 리라화 가치가 달러 대비 3% 넘게 추락하며 사상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블룸버그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 26명 모두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대부분은 100bp 정도로 내다봤고 일부는 50bp를 전망했다. 에르도안은 스스로를 고금리의 “적”이라고 부르며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비상식적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Naci Agbal 전 총재가 연달아 금리를 올리자 3월 그를 전격 경질했고, 후임인  Sahap Kavcioglu 총재는 거의 6개월간 금리를 동결하다가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19.6%까지 급등한 지난 9월 100bp 깜짝 인하를 감행했다. InTouch Capital의 Piotr Matys는 이번 인하가 시장 참가자들에게 중앙은행이 리라화 가치 추락이라는 부정적 결과가 초래된다 하더라도 이에 상관없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의사가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