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IMF 경고, 봉쇄 버티는 미국

(블룸버그) —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닷컴, 테슬라 등 기술주가 간밤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방역 규제 강화가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반면 백신의 광범위한 보급이 몇달 후 가능해 추가 랠리를 기대하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가 5주만에 다시 늘었고 미국채 금리와 달러는 하락했다. 미국 코로나19 구제법안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펠로시 하원의장과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팀은 현지시간 목요일에 12월 11일 예상되는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1.4조 달러의 지출법안을 논의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전국적인 전면 봉쇄를 실시하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선거결과를 승복하지 않고 정권이양에 비협조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맹공격하면서, 자신의 재무장관을 정했다며 곧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이사와 로저 퍼거슨 전 연준이사, 옐런 전 연준의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은 감염 급증에 미국인들에게 경계를 당부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봉쇄나 학교 폐쇄와 같은 극단적 조치를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연준에 집행하지 않은 코로나 부양 자금을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연준의 긴급대출기구는 백스톱 장치로 이미 금융시장 지지라는 목적을 달성해 당장 시장이나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바이러스가 급증하고 미국 경제가 조만간 또다른 부양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에 재무부와 연준 사이가 삐걱거리는 모습은 우려스럽다.

이미 여러차례 시한을 넘긴 무역 및 안보에 관한 브렉시트 협상은 유럽연합(EU)측 관료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바르니에 협상대표가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일시 중단되는 등 상황이 더욱 꼬이는 분위기다.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은 관료들은 브뤼셀에서 대면회의를 이어가고 다른 이들은 화상으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EU 지도자들은 협상 결렬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주장했다. 파운드는 최대 0.6% 하락했으나 후에 반등을 시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IMF·G-20의 경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방역 규제 조치가 발동되면서 세계 경제의 회복이 시들해지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번 주말 사우디 아라비아 주최로 화상으로 진행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IMF는 이같이 경고했다. G-20도 이에 동의하며 사람들의 생명과 일자리를 보호하고 글로벌 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가용 정책 수단을 계속 동원하겠다고 블룸버그가 확인한 공동커뮤니케 초안에서 밝혔다. IMF는 백신에 진전이 있지만 높아진 자산 가격은 실물 경제와 단절되어 금융 안정에 잠재적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 활동이 6월 이후 살아났지만 회복세가 모멘텀을 잃고 있을 수도 있다는 신호들이 보인다. 이번 위기는 깊고 불평등한 상처를 남길 가능성이 있다”며,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예외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현지시간 목요일 발표된 보고서에서 우려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미국, 호주 등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의 이동과 비필수 사업장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올 봄에 실시됐던 전면봉쇄만큼 엄격하진 않지만 경제 성장에 피해를 주기엔 충분하다. 고빈도 데이터로 구성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지수는 지난달 중순 이후 경제활동이 위축되었음을 시사한다. IMF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에게 정책 지원을 섣불리 거둬들이지 말라고 조언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인프라 투자를 다른 나라들과 공조할 경우 훨씬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G-20 차원의 협력을 촉구했다.

ECB 라가르드의 약속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2월 강력한 통화부양책을 약속하고 각국 정부에 “지체없이” 팬데믹 구제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함께 재정 지원에 나서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가파른 코로나19 감염 확산세와 규제 조치로 19개국 유로존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가 “유로존 경제를 강타한 1차 팬데믹 유행에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하고, “동일한 접근방식과 결단력으로 현 단계의 위기에 대처하겠다”고 유럽의회에서 목요일 밝혔다. ECB 정책위원회 회의는 12월 10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ECB는 이미 부양책 확대를 약속했다. 라가르드는 코로나 위기가 지속되는 한 긴급 채권 매입과 은행에 대한 장기 대출이 기업과 정부, 가계에 저렴한 신용을 제공할 수 있는 주요 정책 수단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은 투자자들에게 12월 부양 패키지의 규모에 너무 기대하지 말라며, 전반적인 효과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5000억 유로 가량의 채권 매입 증액을 예상하고 있다. 라가르드는 백신 개발 소식이 “고무적”이지만 대량 생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경제 지원 노력을 아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책 입안자에게 주요 도전은 백신접종이 상당히 발전해 회복 모멘텀이 생겨날 때까지 그 갭을 메우는 데 있다”고 말했다.

터키중앙은행 신뢰 회복

터키중앙은행이 블룸버그 설문에서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대로 기준금리를 10.25%에서 15%로 올렸다. 2년 여래 최대폭 인상으로 달러-터키 리라화 환율은 한때 2.5% 가까이 하락했다. 오랫동안 금리 인하를 고집했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환율 불안에 결국 고집을 꺾고 통화정책을 주류쪽으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중앙은행의 가중평균 조달금리보다 20bp 가량 높아져 “상징적인 긴축”이라고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진단했다. 무엇보다 터키중앙은행은 그동안 투자자들이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던 복잡한 금리 쳬계를 버리고 모든 자금 창구를 정책금리로 일원화하겠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전망 리스크를 제거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을 되살리기 위해 투명하고 강력한 통화 긴축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성명문에서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Naci Agbal 신임 중앙은행 총재가 시장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켰다며, 통화정책을 예상가능하게 만들고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신뢰를 얻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시장 림보상태

글로벌 시장이 오도가도 못하는 림보 상태에 빠졌다. 트레이더들은 백신에 대한 낙관론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바이러스 우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봉쇄조치 두려움과 저가매수 탐욕이 맞서면서 일부 자산은 박스권에 갇히고 변동성이 줄었다. 20조 달러 규모의 미국채 시장 변동성을 보여주는 MOVE 지수는 4월래 고점으로 튀었다가 시들해져 사상최저 부근에 머물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분트 10년물의 경우 이번주 내내 등락을 거듭했다. 오안다의 Jeffrey Halley는 “금융시장이 백신으로 촉발된 미래에 대한 희망과 현실 사이에 끼여 초조하게 박스권을 이어가고 있다”며, 모든 자산을 사들이는 랠리가 다시 시작되려면 또 다른 촉매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Bank of Montreal은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재정 및 통화 부양책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년말 S&P 500 지수 목표치를 4200포인트로 제시했다.

질레니얼 세대의 투자

소위 ‘질레니얼’(Zillennials) 세대가 라이프스타일과 투자 행태를 바꾸고 있다고 BofA가 최근 보고서에서 주장했다. 1996년에서 2016년에 태어난 “Z세대의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며, 온라인 세계에서 태어난 첫 세대가 이제 취업하면서 다른 세대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소득은 2031년이면 밀레니얼 세대를 추월할 전망이다. 10명중 9명은 인도 등 신흥시장에 살고 있으며, 전자상거래, 지불, 럭셔리, 미디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는 수혜가 예상되지만 주류와 육류, 자동차, 여행업종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또 코로나19를 겪은 C세대는 재정부양책이 유일한 해법이라 생각하고 공짜 정부 지원금이 보편적 기본소득과 헬스케어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바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