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화웨이發 진흙탕싸움, 연준 신호?

중국 통신장비업체 거물인 화웨이의 유력 후계자가 체포되면서 이제 막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미-중 관계가 다시 뒤틀릴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글로벌 증시를 뒤덮었다. 다우존스 지수가 한때 780포인트나 밀리고 S&P 500이 3% 가까이 급락하는 등 투매가 일었으나 막판 기술주 랠리에 일저점 탈출에는 성공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9bp 가량 빠지며 2.82%로 8월래 저점을 경신했다. 비둘기파 연준 인사 2명이 재차 ‘인내심’을 강조했고, 시장은 내년 연준이 1차례 금리 인상마저 어려울 수 있다고 보기 시작했다.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12월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시그널을 보낼지에 대해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WTI)는 감산 합의 불확실성에 50달러선마저 불안해졌다. 전일 급락했던 캐나다달러는 BOC 총재의 금리 인상 필요성 발언에 낙폭을 줄였지만 1월 인상 확률이 더 낮아지면서 3거래일 약세행진을 피하지 못했다. EU는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인준 불발시 대책을 논의 중이다. 독일 DAX 지수가 2016년 중반 이후 최대폭인 3.5%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란조끼’ 폭력 시위에 유류세 인상 계획을 유예했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지 못해 정치 긴장감을 더했다. 바클레이즈는 달러 약세 주장이 ‘상당히 과장’되었다며 연준의 점진적 긴축이 달러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화웨이 돌발악재…미-중 협상 운명은?

미-중 정상이 휴전을 선포한 같은 날 캐나다는 미국의 요청으로 중국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미국은 신병 인도를 요구하고 있지만 법정싸움으로 번질 경우 1년 넘게 걸릴 수도 있다. 이제 막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미-중 관계를 뒤흔들 수 있는 사건이다. 그는 시진핑 주석의 기술강국 정책에 있어서 선두 역할을 해온 세계적 통신장비 기업을 세운 창업자의 딸로, 미국이 이처럼 중국 대기업의 핵심 임원을 체포한 것은 드문 일이다. Control Risks Group은 “체포 시기와 방식이 충격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시진핑과 만나기전 신병인도 요청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화웨이 사태에 미국 반도체 관련 주식도 요동쳤다. KeyBanc Capital Markets은 이번 사태가 올해 초 ZTE 제재조치보다 하이테크 공급업체들에게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품 공급업체들이 최근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하며 아이폰의 부진한 수요를 시사하는 등 이미 악재로 가득한 IT분야가 이번 시련을 어떻게 버틸지 주목된다.

연준 비둘기 인내심 권고…시장 ‘내년 1차례 인상도 힘들다’

연준내 비둘기파인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와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향후 긴축에 있어서 신중함과 인내심을 권고했다. 보스틱은 “현재 중립금리와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중립수준이 우리가 가기를 원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플란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것이란 확신이 컸지만, 현 단계에서 여러분은 내가 좀더 신중함과 인내심을 조언하는 것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 기금 선물 가격은 12월 금리 인상을 거의 70%로 반영하고 있다.
JP모간 자산운용은 12월 FOMC 회의에서 “비둘기파적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며 연준이 긴축 경로의 “끝에 가까이 있음”을 보다 분명히 밝혀줄 것으로 기대했다. 연준이 일드커브 역전을 인지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더욱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대차대조표 축소를 멈출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 선물을 거래하는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내년 단 한차례 금리 인상마저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내년 시장 기대치를 보여주는 유로달러 선물 2018년 12월물과 2019년 12월물간 스프레드는 지난 주 25bp 아래로 하락했으며, 이번주 글로벌 주식 매도와 미-중 무역 긴장 속에 한때 10bp까지 밀렸다.

BOC 1월 인상 확률 10% 아래…폴로즈 ‘현수준 당분간 적절’

폴로즈 캐나다 중앙은행(BOC) 총재는 정책위원회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유가 혼란을 감안시 당분간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향후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여전히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 급락에 캐나다 서부 지역이 “고통스런 조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경제 전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기업 투자 감소,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증가, 캐나다 GDP 수정치 하향조정 등 실망스런 측면도 지적했다. 스왑시장 가격에 따르면 지난주 60%를 상회했던 1월 BOC 금리 인상 확률은 10% 아래로 급락했다. CIBC는 폴로즈가 투자자들의 비둘기파적 해석을 되돌리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11월 ADP 취업자수 증가 예상 하회…고용 정점?

미국 고용시장의 열기가 일부 식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 정부의 월간 고용보고서 발표 전날 나온 ADP 취업자수는 성장 둔화 신호를 더해 투자자들을 겁먹게 했다. 11월 ADP 취업자수 증가는 17만9000명으로 예상치 19만5000명과 전기 수정치 22만 5000명을 크게 하회했다.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4주 평균은 4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일자리 증가가 강하지만 정점에 도달한 것 같다”며 일자리 창출 기저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ISM 서비스 지수는 예상과 달리 11월 60.7로 반등해 사상최고 부근을 기록했다.
미국 가계 순자산이 3분기 2.07조 달러(1.9%) 늘어난 109조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로 주가 상승 덕분으로, 이후 증시가 침체되면서 미국 경제의 주요 성장엔진인 소비지출의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10월 무역수지는 555억 달러 적자로 10여년래 최대를 기록했다.

OPEC 회의, 감산규모 합의 없이 종료…금요일 협상 주목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의가 약 5년래 처음으로 구체적 감산 합의 없이 끝났다. 러시아가 대규모 감산을 약속하라는 사우디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이제 공은 금요일 OPEC+ 그룹 회의로 넘어갔다.
2일간의 비엔나 회의를 마친 후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금요일 OPEC+ 그룹 회의에서 합의에 이를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루 총 100만 배럴을 감산하자는 제안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는 특히 러시아가 상당폭 감산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전했다. 감산 불확실성에 브렌트유와 WTI가 한때 5% 넘게 급락했다. 오만 석유장관은 OPEC+ 그룹이 금요일 러시아를 포함해 적어도 하루 1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감산 합의 기간은 3개월이나 6개월, 또는 1년이 될 수 있다며, 합의 불발시 사우디와 러시아가 “잃을 게 많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