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화웨이 퇴출, 중동위기 고조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들의 미국내 통신장비 판매를 규제하고 화웨이를 상대로 아예 핵심 부품 구매를 못하도록 막아 작년 ZTE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퇴출작전에 들어갔다. 화웨이 규제는 금요일부터 발효되며, 무역협상과 별개라고 로스 미 상무장관은 못박았다. 중국은 자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며 반발했고,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줄이거나 아예 취소하고 있어 양국간 냉전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 역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무역협상을 기대하며 위험자산을 선택했다. 시스코와 월마트가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고 미국 주택시장 지표가 4월 예상보다 좋아진 영향에 S&P 500 지수는 3일 연속 랠리를 연출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2.4%를 상회했고, 달러(BBDXY)는 0.3% 가량 올랐다. 메이 영국 총리가 다시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는 유로 대비 9거래일째 하락해 2000년래 최장기 약세행진을 기록했다. 달러-원 NDF 1개월물 환율은 약 2년반래 최고치로 1192원 위를 시도했고, 역외위안화는 달러당 6.93위안까지 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자동차관세…트럼프 선택은?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8일 국가 안보와 관련해 수입 자동차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광범위한” 대응 수단을 갖고 있다고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밝혔다. 그는 수입 관세를 포함해 “다양한 대안을 가지고 있다”며, 관세는 모든 국가 또는 일부 국가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최대 180일까지 조치를 연기하고 교역 상대국과 “직접 협상”을 계속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 행정명령 초안에 따르면 트럼프는 관세를 유보하는 대가로 유럽연합(EU)과 일본에 180일의 시한을 주고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는데 합의할 것을 요구할 생각이다. 한국의 경우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의 공식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주 3247톤의 미국산 돼지고기 구매를 취소하고, 대두와 면화, 수수 구매 역시 제한적 수준에 그쳤다고 미국 농무부가 발표했다.

불안한 중동

사우디가 자국의 주요 송유관 피습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유가(WTI)가 최대 2.4% 올라 2주래 고점을 경신했다. 사우디는 이번주 송유관 드론 공격이 이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앞서 유조선도 공격을 받았다. 지정학적 위험 우려에 미-중 무역 갈등 격화와 이번 주말 회동이 예정된 OPEC+의 감산 연장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대적으로 묻히는 분위기다. 한편 트럼프는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하는 상황으로 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란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국측 주장에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페르시아 만에 항공모함을 급파하고 이라크에서 자국 외교관을 철수시켰다. 이란 부통령은 목요일 미국이 핵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다시 들어와야만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 퇴임 시간표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실패로 사임 압력이 높아지자 다음달 퇴임 시간표를 내놓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브래디 보수당 1922위원회 위원장이 밝혔다. 그에 앞서 메이 총리는 자신이 시작한 일을 마무리짓고 의회로부터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 받기 위해 마지막 시도를 할 예정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투자자들은 더 많은 정치적 혼란과 브렉시트 강령론자가 총리에 당선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미 당내 경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상황으로,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브래디는 6월 첫주 브렉시트 탈퇴안이 하원 표결에 상정된 후 새로운 보수당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시간표를 확정짓기 위해 메이와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마도 영국은 10월 말 EU를 떠나기 전에 새로운 총리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카시카리 ‘연준 너무 타이트했다’

카시카리 연은총재는 이번 경기 회복에 있어서 통화 정책이 너무 타이트해 필요보다 더딘 경제 회복과 낮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며, 이는 연준의 향후 경기침체 대응 여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너무 빨리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지나친 긴축으로 경기침체를 초래할 위험이 있으며 실제로 시장은 작년말 채권 금리와 주가 급락으로 이같은 리스크를 시사했다고 지적하면서도, ‘보험 성격’으로 금리 인하를 찬성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연준이 “기회주의적 리플레이션” 전략을 채택해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목표치 2%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는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근원 인플레이션을 2%까지 끌어 올리고 물가 목표에 대한 연준의 약속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티그룹 등 FX 공모 혐의로 벌금

씨티그룹, RBS, JP모간 등 5개 은행이 외환 트레이딩 전략 공모 혐의로 유럽연합에 총 10.7억 유로(12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씨티그룹의 벌금은 3억1080만 유로로 가장 타격이 컸다. RBS와 JP모간은 각각 2억4920만 유로와 2억2880만 유로를 낸다고 유럽 집행위원회가 목요일 성명서에서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2억1030만 유로, 미쓰비시 UFJ는 거의 7000만 유로를 EU 반독점당국과의 합의 조건으로 내야 한다. 트레이더들은 온라인 대화방에서 2개의 카르텔을 운영하면서 민감한 정보와 거래 계획을 교환하고 이를 활용해 거래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EU경쟁위원회는 이번 판결이 금융시장 어느 분야에서도 공모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