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PPI도 예상 상회…소매판매는 다소 실망
미국의 2월 최종수요 기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월비 0.6%으로 시장 예상치 0.3%을 크게 웃돌며 6개월래 가장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비로는 1.6%로 작년 9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비 0.3%, 전년비 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PPI마저 뜨겁게 나오면서 연준이 전력을 다하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이 ‘라스트 마일(최종구간)’에서 순탄치 않은 경로에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미국의 2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6% 증가해 시장 예상치 0.8%를 하회했다. 전월치는 -1.1%로 하향조정됐다. 노동시장이 다소 식고 있는데다 신용 접근성이 보다 제한되고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에 좀더 분별적인 모습이다. Nuveen의 최고투자책임자인 Saira Malik는 “인플레이션과 소비자 간의 싸움에서 인플레이션이 현재 이기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광범위한 디스인플레이션을 보고 싶다고 분명히 밝혔는데, 아직 그같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채권트레이더들, 연준 점도표 대비…연내 3번 인하도 불안
연초 이래 연준의 2024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6번 이상에서 3번으로 리프라이싱한 트레이더들은 금리 동결이 예상되는 다음주 FOMC에서 점도표가 수정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지난 12월 점도표에서 연준위원들은 중앙값 기준 올해 25bp씩 3차례 인하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스왑시장 역시 이제는 올해 3차례 인하를 가격에 반영 중이지만, 2월 미국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마저 끈질기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확인시켜줌에 따라 3월 점도표가 올 3회 인하 전망을 유지할지 불확실해졌다.
BofA는 연준위원 단 2명만 2회로 전망을 바꿔도 올해말 기준금리 예상치 중앙값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ofA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인 Meghan Swiber는 “시장이 점도표의 변경에 매우 민감해진 상태”라며, “모두가 최근 지표를 들여다보면서 연준위원들의 분기 전망 및 연준의 전반적인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PineBridge Investments의 Michael Kelly는 내년 100bp 인하를 내다봤던 점도표의 변경 여부 역시 중요하다며, “진짜 관건은 올해 인하가 2회인지 3회인지가 아니라, (연착륙 가능성 감안시) 내년에 한 번이라도 인하가 있을지에 있다”고 우려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지난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중립금리가 4% 이상일 수 있다며, 현재의 통화정책이 연준이 생각하는 것만큼 제약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BOJ 마이너스 금리 종료 예정 보도에 엔화 요동
일본은행(BOJ)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지지통신 보도가 전해진 뒤 달러-엔 환율이 요동쳤다. 지지통신은 BOJ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춘투 답변 집계를 검토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릴 생각이라고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보도했다. BOJ 내부에서 2% 인플레이션 목표가 지속가능하게 달성되었다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 이후 달러-엔 환율은 147.44로 0.2% 넘게 하락했으나 바로 반등해 148.36까지 치솟았다. BOJ 금리 인상에 기댄 엔화의 반짝 랠리는 미국 경제 강세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Monex의 FX 트레이더 Helen Given은 “지지 보도에 대한 엔화의 반사적 강세 반응이 사실상 바로 사라져 어느 누구도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고 있음을 내게 알려줬다”며, “이번은 꽤 오랜만에 보는 진정으로 가장 라이브한 중앙은행 회의일 수 있으며, 아무도 미리 시장의 잘못된 편에 서서 화상을 당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지난 월요일 마감한 블룸버그 설문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 중 약 92%가 3월 또는 4월에 마이너스 금리 폐지를 예상했고, 38%는 다음주를 전망했다. 이 후 발표된 여러 노조 데이터는 올해 임금 상승률이 작년보다 높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BOJ가 18-19일에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렌고의 춘투 제1회 답변 집계를 바탕으로 마이너스 금리 해제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라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15일 집계 결과가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충분할지는 정책위원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유지 양쪽 시나리오가 모두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ECB 스투르나라스 위원 ‘여름 휴가 전에 금리 2번 인하해야’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ECB가 연준과 상관없이 8월 여름 휴가 전까지 2번, 이 후 연말까지 2번 더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비둘기파인 스투르나라스는 런던에서 가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통화 정책이 지나치게 제약적이지 않도록 조속히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며, “여름 휴가 전에 2차례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이 적절하며, 올해 전체로 4차례 인하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난 시장의 기대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네 번째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한 ECB는 내부적으로 인하 시작 시점을 6월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지만 금리 인하를 위해선 좀더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CB 정책결정 회의는 4월 11일, 6월 6일, 7월 18일에 예정되어 있고, 그 다음은 9월 12일이다. 그는 “4월 회의 전까지 특히 2024년 초 임금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별로 없지만 6월 회의 전에는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4월에 금리를 인하하려면 경제가 추락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해 6월 인하에 무게를 두었다. 그의 발언 후 머니마켓은 올해 인하 베팅을 유지했다. 6월 25bp 인하를 시작으로 두 번 더 이어진 뒤 연말까지 네 번째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70%로 반영했다.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역시 6월 첫 인하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이 후 경로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주중美대사 ‘틱톡금지법안 中항의 아이러니해’…므누신 틱톡 관심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는 미국 내 틱톡 금지 움직임에 대한 중국의 강한 반발에 일침을 놓았다. 그는 목요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너무나 아이러니하다”며, 중국 정부 관료들은 미국을 비판하기 위해 미국의 X(전 트위터)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자국민에게는 X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구글 등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하원이 동영상 공유앱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일정기간내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자, 중국은 “불합리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번스는 틱톡과 첨단 반도체가 미-중간 경제 대결의 핵심 이슈라고 말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기술 굴기에 보다 강경한 태도로 대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술은, 틱톡과 같은 상업적 기술이든 군사적 용도로 변환될 수 있는 기술이든, 여러 측면에서 현재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티븐 므누신 전 미 재무장관은 바이트댄스로부터 틱톡을 인수할 생각이 있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C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해 잠재적 공동 투자자들과 얘기를 했다며,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